[ いきものがかり] 櫻さく街物語

우송 포장을 뜯고 모습을 드러낸 쟈켓을 처음 보았을때 '정말 예쁘다.' 고 생각했다. 좀 한다는 작자들은 전부 미니멀리즘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그것은 마치 디자이너가 자신의 옷보다 튀는 모델을 용납하지 않는것과 같다- 쟈켓을 만드는것에 비해 튀어도 너무 튀었다. 그러나 나쁘지 않았다. 여러가지 색이 사용되었지만 조잡하지 않았다. 또 종이 케이스를 슬리브 방식이 아닌 문자 그대로의 '케이스' 로 사용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디자인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계속 들여다보고 싶은 예쁜 장난감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내용물, 즉 음악은 전혀 다른 성질의 것이었다. 아니, 듣기 좋고 거부감을 느낄수 없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 하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함부로 가지고 놀수 있는 장난감 같은 것이 아니었다. 평생 한차례도 가지지 못한 어떤것이 내 귓가에서 빛나고 있었다. 대리만족의 달콤함과 질투가 섞여 함부러 건드릴수 없는 묘한 물건이 되고 말았다.

'いきものがかり' 의 음악을 장르상으로 규정해보면 하모니카와 어쿠스틱 기타가 정면에 드러난 정통파 folk 와 무게감이 거세된 J-rock 의 적절한 배합정도 될것이다. '저항' 이라는 한 뿌리를 가진 두 음악을 적절히 섞고 걸러서 투쟁이 아닌 흔들림을 표현해 놓은것 같다고나 할까.....그리고 곡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가사에는 설레임, 아쉬움, 풋사랑, 이별같은 정서가 담겨있다. 요컨데 10 대, 특히 사춘기적 심상이 흠뻑 배여들어 있다는 소리이다.

멤버 전원이 20대 초, 중반인 것을 감안할때 작품에서 드러나는 타자에의 -한때는 동일한 입장이었지만- 완벽한 감정 이입은 놀라운 재능이다. 그리고 눈에 잡힐듯하게 들려주는 어떠한 풍경과 상황, 심상에 대한 묘사또한 놀라운 재능이 아닐 수 없다. 나의 질투는 여기에서 기인한다. 나에게는 겪지 못한 것을 생생하게 묘사할 상상력도, 감수성도 없다. 그에 앞서 소위들 '청춘' 이라고 말하는 그 시기를 잿빛으로 칠하며 보냈다. 결국 재능도 빛나는 10대 시절도 없으니 맛 볼것은 씁쓸함 뿐이련가?

그러나 그만큼의 대리만족이 함께한다. 흩날리는 꽃잎을 보며 추억을 되새기지도, 플랫폼에서의 미적지근한 이별후 마지막 열차안에서 복잡함을 곱씹어 보지도, 평생 단 한번의 기적을 목격하러 밤하늘 아래 그-혹은 그녀- 와 둘만의 세계를 만들지도 못했지만 어쨌거나 듣는순간 만큼은 '볼수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기대한다. 세월은 간다. 그들 -いきものがかり- 은 나이를 먹을 것이며, 더 이상 --과거의 자신인- 타자의 그것이 아닌 그들 스스로의 감정에 이입한 작품을 낼 날도 찾아올 것이다. 그 결과물이 가져다줄 새로운 맛을 기대한다. 물론 이 달콤 쌉싸름함이 계속 되어도 좋다. 이래나 저래나 당분간 이 밴드가 사육하는 작은 동물 신세를 면하기는 힘들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