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기 전에>
역시 이번에도 라르크의 멤버, 그리고 한 사람의 솔로 아티스트이기도 한 HYDE의 앨범 리뷰가 되겠습니다만-역시 정말로 깊게 듣고 있다, 이 정도로 듣고 있다면 리뷰를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도 이쪽(?) 관련 리뷰가 되겠네요. <FAITH>와 <AWAKE>의 리뷰를 썼던 전 닉네임 loveapple입니다. 지금은 loveheaven으로 바꾸었습니다만.^^;;;
저번 HYDE의 <FAITH>앨범에 이어서 <666>의 리뷰가 됩니다만 뭔가 이거 본의아니게 역순으로 되짚어가고 있는 느낌이 드는데 이러다 다음번은 라르크의 <SMILE>이나 HYDE의 <ROENTGEN>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연 이틀에 걸쳐서 쓴 탓인지 상당히 길고 또 이번에도 편의상 반말이 될 것 같습니다만, 읽으시는 분들의 넓으신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HYDE 본인은 잡지 인터뷰에서 "(본인은 의식하지 않았지만) 어느샌가 (미디어에서 솔로를) 2기, 3기 이런 식으로 말하고 있더라구요"라고 말했지만, 통상 HYDE 솔로 2기라고 불리워지는 <666>은 2003년 12월 6일 발매되었고 히트싱글 <HELLO>와 <HORIZON>을 비롯하여 전 10곡을 수록한 전형적인 락 넘버 구성의 앨범이다.
HYDE의 솔로 이력에 있어서 1,2,3기라고 미디어들이 나누는 데는, 본인은 크게 의식하지 않는 듯 하지만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통상 1기라고 보는 것이 첫 솔로 활동의 시작인 <ROENTGEN>시대, 2기가 <666>, 그리고 3기가 <FAITH>인데, 이는 HYDE의 "목표를 정해두고 작업하는" 작업방식에 따라 그 나뉨이 명확하다. 라르크의 보컬 HYDE가 이런 곡을 만들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명반 <ROENTGEN>이 마치 화이트 락 혹은 스피릿 락을 지향했다면, <666>은 그와는 전혀 정반대의, 색깔로 말하자면 블랙 락, 아메리칸 락을 지향하고 있으며 사운드적인 면에서도 <ROENTGEN>과는 아주 명백히 다르다. 이런 것을 만들자, 하고 목표를 정해두고 작업을 해 나가는 HYDE의 (의외로 성실한) 작업스타일에 따라 명확한 컨셉을 지닌 앨범들이 차례로 탄생한 것이다. 또한 보통 <666>과 <FAITH>를 같은 음악적 노선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지만 실로는 HYDE가 지향하고자 했던 컨셉에 큰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역시 매우 다르다.
<666>은 <ROENTGEN>발매 이후 <ROENTGEN2>를 만들고자 했던 당초 계획에서 벗어나 놀라울 정도로 180도 다른 컨셉을 가지고 있다. (<ROENTGEN2>에 쓰여질 예정이었던 곡들은 라르크의 10번째 앨범 <AWAKE>에 'My Dear', 'Ophelia' 로서 실려있다.) HYDE가 <ROENTGEN2>의 제작을 포기하고 <666>을 만들게 된 이유에는 아주 단순하지만 과연 락 아티스트다운 이유가 숨어있다. '라이브를 하고 싶어서'. 실제로도 <ROENTGEN> 시기에는 TV라이브나 시나가와 글로리아 채플에서 언플러그드 라이브를 가진 것 등이 전부였다. 라르크 초기 콘서트에서부터 솔로활동 이전의 99년 그랜드 크로스, 2000년 리얼&리얼라이브 투어만 보더라도 HYDE가 얼마나 '라이브적인' 아티스트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2001년, TV프로모션 한 번 없이 시크릿 라이브 한 번을 가진게 고작이었던 라르크 싱글 <Spirit dreams inside>의 발매 이후 라르크 활동 휴지에서부터 <ROENTGEN>시기를 거치면서, 그야말로 라이브가 하고 싶어서 <666>을 만들었다는 HYDE는 그 간 참아왔던 의지를 이 앨범 안에 폭발적으로, 그리고 아주 세련되게 쏟아냈다.
<ROENTGEN>때도 그래왔지만, <666>도 역시나 HYDE 본인의 전곡 작사 작곡에 프로듀스까지 겸하여 상당히 HYDE다운 앨범이다. 오컬트나 고딕한 것을 좋아하는 본인의 취향처럼 앨범 타이틀이 <666>으로 지어진 것도 그러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평소 그가 지향하고자 했던 아메리칸 락 풍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일본어 가사가 아니면 양악洋樂이라고 봐도 좋을 만한 곡들도 다수이고, 이에 맞춰서 HYDE 곡의 빼놓을 수 없는 백미인 가사 역시 라르크 때보다 영어 사용의 빈도 수가 훨씬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개인적으로 <FAITH>는 이러한 수치가 더욱 더 높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HYDE의 의지 자체가 HYDE답다고 할까, HYDE가 아니고서는 태어날 수 없는 명곡들이 적재적소에 포진해 있으며 아직 반전이나 종교적 노선을 전면적으로 내세우지 않은 가사들도 충분히 팬들의 열렬하고도 다소 맹목적인 환호를 살 만한 그야말로 HYDE에 의한, HYDE를 위한 명반이라 일컫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럼 여기서 이 앨범과 <FAITH>리뷰에서는 이야기 하지 않았던 'HYDE BAND'멤버들에 대해 잠깐 짚고 넘어갈까 한다.
VOCAL & GUITAR : HYDE
<FAITH>에서는 기타리스트로 KAZ를 전격 영입(?)하였기 때문에 보컬에만 전념했었지만, <666>때만해도 보컬과 기타를 혼자 맡았다. 6번트랙 <MASQUERADE>에서 전주부분의 격렬한 기타플레이를 KAZ가 맡은 것처럼, 앨범 중간 중간에 KAZ의 기타가 섞여있기도 하지만 기본적인 플레이는 전부 HYDE의 것. <666>발매 후 가진 첫 솔로라이브투어 'HYDE FIRST TOUR 666'에서는 보컬과 기타를 혼자 맡아 3피스의 구성으로 투어를 진행하여 'FAITH TOUR'보다는 다소 덜한 완성감이 있는 것이 아쉽지만, HYDE 본인의 기타실력 증대와 'FAITH TOUR'때의 멋진 라이브를 위한 전신前身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구성이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이번 앨범에서는 그 간 라르크나 <ROENTGEN>때는 들을 수 없었던 스크래치와 노이즈 섞인 창법을 구사하는데, 이에 따라 팬들의 호오가 많이 엇갈리는 듯 싶다. 그러나 이 앨범에서는 그러한 창법만이 HYDE가 내는 목소리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 될 수 있다. 라르크 때부터 멋지게 발휘되어 온 HYDE의 가장 큰 매력 중의 하나, '곡에 따라 목소리와 창법의 분위기가 현저히 다른' 노래방식은 이 앨범 뿐만 아니라 <FAITH>에서도, <AWAKE>에서도, 이후에 가지는 라르크의 각종 라이브에서 유감없이 진가를 드러낸다. 그것을 감지하고 느끼는 것이 앨범 감상에 있어 큰 묘미가 아닐까 싶다.
BASS : HIROKI
X JAPAN의 베이시스트인 heath가 재적했던 것으로도 알려져있는 밴드 'media youth' 를 거쳐, 'Tourbillon'의 서포트 멤버와 같이 유명 밴드의 세션을 담당했던 HIROKI는 싱글 <HELLO>때부터 HYDE BAND에 참가하여 <FAITH>때는 라이브 멤버로서 활약했다.
현재는 여성 오와라이 콤비인 오세로의 '마츠시마 나호미'가 보컬을 담당하고 있는 밴드 'KILLERS'의 기타로 참가하고 있다. 언제나 금발인 것이 트레이드 마크인 그는 'FAITH TOUR' 라이브에서 <PERFECT MOMENT>전의 Prelude때처럼 훌륭한 베이스 실력을 갖춘데다 호쾌한 하이텐션으로 라이브를 이끌어 나간다.
DRUM : FURUTON
The Space Cowboys, Oblivion Dust, BUG의 전 멤버로, LUNA SEA의 전 멤버인 'J'의 앨범에 참가하는 등 유명 밴드의 세션으로서 활약하던 그는 HIROKI와 동시에 <HELLO>때부터 HYDE BAND에 참가하여 'FAITH TOUR'에서는 라이브 멤버로 활동했다. 특히나 'Oblivion Dust'는 <666>과 <FAITH>의 공동 프로듀서인 KAZ도 참가하고 있었던 밴드로, 1999년 한국에도 초대된 일이 있었던 유명 밴드다. (한국공연은 악천후로 중지)현재는 'FAKE?'를 결성하여 활동하는 영국과 일본 혼혈 보컬인 'KEN'을 주축으로 활동했다가 2001년 해산했다. 오래된 밴드활동과 다양한 세션 경험에 따른 제대로 두드리고 내리치는 듯한 강력한 드럼 사운드를 가졌다. 'FAITH TOUR'의 DVD에서는 최종 라이브 후 FURUTON이 HYDE를 목마 태워주는 귀여운 장면도 볼 수 있다.
CO-PRODUCER : KAZ
<666>에서는 부분 기타와 공동 프로듀스만을 맡았기 때문에 여기서는 공동 프로듀서로만 기재하기로 하겠다. hide with Spread Beaver, Oblivion Dust, Spin Aqua의 전 멤버로, (모든 멤버가 그러하지만)현재의 HYDE BAND에 없어서는 안 될 가장 소중한 존재. 섬세하면서도 격렬한, 곡에 따른 분위기를 잘 읽는 탁월한 기타 플레이를 선보여 HYDE가 매우 신뢰하는 기타리스트이자 작곡가, 동료이기도 하다. (<FAITH>때의 인터뷰를 보면 HYDE가 얼마나 KAZ를 신뢰하고 아끼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그렇기 때문인지 <FAITH>에서는 전격적으로 기타와 일부 작곡을 담당하여 본격적으로 HYDE BAND의 핵심멤버가 되어 HYDE의 전폭적인 사랑(?)과 신뢰를 받았으며, 또한 HYDE와 음악적 노선이나 곡의 스타일이 상당히 비슷한 것을 알 수 있다.
'hide with Spread Beaver'는 설명이 필요없는 전 X JAPAN멤버이자 이제는 고인이 된 hide의 솔로명의 밴드이며, 'Spin Aqua'는 최강의 여성 락 보컬로 성장하고 있는 츠치야 안나와의 2피스 밴드. 2004년 츠치야 안나의 결혼과 출산으로 해산했다. 이외에도 아이카와 나나세의 작편곡에 참여, 그리고 서태지의 7번째 앨범에 참여하기도 한 특급 기타리스트. HYDE BAND에는 <HELLO>때부터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했으며 <CONTDOWN>때부터 기타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KEYBOARD & MANIPULATOR : JIN
본래 라르크 때부터 매니퓰레이터로서 서포트 해온 라르크 스탭이었지만, <HELLO>때부터 HYDE 솔로에 참여하기 시작하여 HYDE BAND에서는 키보드를 담당했고, 'FAITH TOUR'에서는 본격적으로 라이브 멤버로서 활약하기 시작했다. 'FAITH TOUR' DVD에서 보여지는, 공포감이 느껴지는 흰 가면을 쓰고 격렬하게 키보드를 연주하는 이가 바로 JIN이다.
이상 서론과 멤버 소개가 상당히 길었던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며, 각 곡의 리뷰로 넘어가고자 한다.
1. SWEET VANILLA
이 곡이 첫 번째 트랙에 자리한 것은 아주 탁월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2번트랙이자 대표싱글인 <HELLO>보다 더 다크하고 더티한 이미지가 강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첫 번부터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예감하게 해 주며, 10번트랙인 <HIDEAWAY>보다 덜한 양악풍의 음색을 띄고 있어 앨범의 전반부를 훌륭하게 조율하고 있다. 기본적인 리프지만 스크래치를 가미한 무게가 실린 전주에서부터 1절과 2절부분의 상당히 세련된 비트의 첨가는 상당히 심플하면서도 더 이상의 어떤 편곡이 더 필요한 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적절하다. 1절과 2절의 'Sweet~your love'부분을 자세히 들어보면 여성의 것 같은 코러스가 들어있지만, 실은 HYDE 본인이 직접 넣은 것. 이러한 코러스와 함께 스크래치가 가득한 샤우팅이 섹시한 명곡. 본인 출연의 도왕고 이로메로믹스 CM송으로도 쓰였다.
2. HELLO Album Mix
2003년 6월 4일 'HYDE IS BACK'이라는 문구와 함께 화려하게 솔로 재시동을 장식한 히트싱글. <加速するこの想い가속하는 이 마음>이라는 가사처럼 전주에서부터 질주감이 곡 끝까지 계속된다. 라르크에서 하이도 작곡의 <HONEY>,<HEAVEN'S DRIVE>와 비슷한 분위기를 가진 HYDE다운 넘버라고 볼 수는 있지만, 드럼이나 기타, 베이스, HYDE의 창법에 이르기까지 모든 플레이 방식이 라르크와는 판이하게 달라 곡의 느낌도 위의 두 곡과 비교하기에는 어려울 정도로 유니크함을 띈다. 오리콘 초등장 1위에 누계매상 14.6만장을 기록했는데, 당시 음반계가 침체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던 것을 생각하면 (라르크가 아닌 HYDE 명의의 싱글로는) 매상면에서도 상당히 히트했음을 알 수 있다. 역시 본인 출연의 도왕고 이로메로믹스 CM송 타이업. 이 싱글의 커플링곡인 <THE OTHER SIDE>는 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지 않지만, 꼭 들어보기를 권한다.
3. WORDS OF LOVE
팬들에 따라 호오가 갈리는 HYDE의 스크래치 실린 목소리가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 곡은, 전주와 간주부분에서 사용된 하드한 락 튠의 색소폰이 아주 색다른 음색을 자랑한다. 이 색소폰은 유명 배우이자 뮤지션인 다케다 신지의 연주. HYDE의 속삭이는 듯한 목소리나 코러스에서부터 악마적이고 도발적인 샤우트까지, 특유인 목소리의 자유자재 조율도 그 멋진 색소폰 연주에 지지 않는다. 가사에서 3번의 <Let's play SIX SIX SIX>와 한 번의 <Let's play and KISS KISS KISS>로 가사 단락을 끝맺고 있지만 처음에는 전부 <KISS KISS KISS>였다는 게 HYDE의 설명. <SIX SIX SIX>의 가사가 앨범 제목 <666>과 일치하는 것도 우연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4. HORIZON
<666>발매 한 달 전인 2003년 11월 6일에 발매된 싱글로, 전작 <HELLO>에서 한층 전환되어 질주감이나 속도감 보다는 서정적이면서도 글로시한 느낌이 강하다. 전주 시작부분에서의 어쿠스틱 기타리프는 무언가 그리운 느낌마저 감돌게 하며, <あこがれは遥か蜃気楼の彼方그리움은 아득한 신기루의 저편>과 같은 서정적 가사로 시작하여 <ちぎれた想いが叫んでいた갈기갈기 찢겨진 마음이 외치고 있었어>와 같은 애절함 가득한 가사가 사운드와 훌륭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수작. 감상시엔 가사와 함께 듣는 것도 추천한다. <HELLO>때에 비해 호응은 좋지 못한 편이지만 <HELLO>에 절대 지지않는 명곡이다. 샤쿠 유미코 주연 영화 '스카이하이 극장판'의 주제곡으로도 쓰였다. 커플링이자 비틀즈의 커버인 <Lucy in the Sky with Diamonds>도 필청곡.
5. PRAYER
헤비함 가득한 전주에서부터 느껴지는 무게감이 상당한 사운드처럼, 가사 역시 (<AWAKE>나 <FAITH>의 세계관의 초석이 되는 듯한) 전쟁에 대한 언급이 엿보인다. 그런 탓인지 앨범 내에서 일반적인 호응도가 높지는 않은 곡이지만, 이 곡은 반드시 여러 번 들었을 때에야만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Hear me pray>하고 외치는 부분에서 느껴지는 전율은 다른 곡 이상으로 굉장하다. FAITH TOUR 라이브에서는 회장 전체에 구약성서가 흐르며 비춰지는 장대한 연출과 동시에 일순 숙연함마저도 느껴지게 하는 웅장한 넘버. 개인적으로는 아주 좋아하는 곡이다.
6. MASQUERADE
5번트랙이 그러한 감상을 묵직하게 풀어냈다면, 이 곡은 마치 <FAITH>의 <MADE IN HEAVEN>의 전신前身을 듣는 듯한 느낌의 가사와 각종 인스트루멘탈이 풀어내는 사운드는 가히 환상적인 멋짐(=カッコ良さ)을 자랑한다. 아주 폭주하지도, 아주 점잔빼지도 않는 하드하고도 적절히 격한 어레인지에 랩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 매우 신선하다. (랩은 HYDE와 친한 MONORAL의 보컬 ANIS가 담당)라이브때에 반드시 박자에 맞춰서 'BLESS!'를 내지르는 것도 라이브만의 묘미. 우타다 히카루의 전 남편이자 영화감독인 키리야 카즈아키의 영화 '캐샨(CASSHERN)'의 오피셜 앨범인 <OUR LAST DAY>에도 수록되어있다.
7. MIDNIGHT CELEBRATION
이 앨범을 통틀어서 가장 하드하고 가장 난폭하고 가장 격렬한 넘버가 아닐까 싶다. 질주하는 드럼과 기타와 베이스가 자아내는 강력한 속도감이 전주부분에서부터 최후반부까지 곡 전체에 걸쳐 신물나도록 배어있다. 또한 악마적인 느낌이 들 정도로 속삭이다가 그야말로 목이 찢어져라 샤우팅하는 정반대의 HYDE의 목소리 역시 곡의 스릴감을 한층 더해준다. 간주 부분에서 귀를 기울이면 들을 수 있는 섹시한 숨소리도 일품. 이러한 하드함의 역할을 톡톡히 하듯 라이브에서 최후반부를 거의 광란의 지경으로 만드는 대폭주넘버이다.
8. SHINING OVER YOU
후작 <FAITH>로 치면 <PERFECT MOMENT>라고 할까('PERFECT MOMENT'도 공교롭게도 8번트랙에 위치해있다), 6번트랙과 7번트랙에서 미친듯이 달려온 숨을 한층 돌릴 수 있는 음속이지만, 오히려 그 두 곡보다 더한 무게감을 가지고 있다. 싱글감으로도 손색이 없는 장대하고도 화려한 어레인지와 아득하고도 애절한 사운드, 그에 어울리는 <あふれるくらい君へ数え切れない愛を그대에게 넘칠 정도로 셀 수 없는 사랑을>, <永遠に彩る四季を信じていた明日をこの目にはもう二度と映せはしないからいつの日も祈っている君へと輝きが降り注ぐように영원에 물든 사계를, 믿고 있었던 내일을 이 눈엔 이제 두 번 다시 비출 수 없으니까 언제나 기도하고 있어 그대에게 빛이 쏟아져 내리기를>과 같은 감수성을 자극하는 가사와 HYDE의 눈부신 팔세토의 조화가 매우 훌륭한 명곡. 후반부의 <さよなら안녕>하고 절규하듯 외치는 부분은 마치 참아왔던 감정의 폭발이 일어나는 듯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어떤 의미로는 이 앨범 중에서 가장 라르크의 느낌에 가까운 곡이랄까, 라르크의 곡으로서 연주되었더라도 탁월했을 것 같다. 닌텐도 게임인 '바텐 카이토스'의 CM송으로도 쓰였다.
9. FRUIT OF CHAOS
멜로디 자체는 심플하게 하드한 편이지만 엔딩을 예고하는 듯이 전체적인 곡 전반에 오후를 달려가는 듯한 알 수 없는 아련함이 깔려있다. 곡 자체가 미디엄 템포이기 때문에 사운드 면에서나 트랙배치상에서도 튀지 않기 때문에 8번트랙이나 10번트랙에 묻히는 경향이 있지만, 1번트랙이나 10번트랙과 같이 아주 적절한 어레인지가 돋보이는 수작. 신에게 비웃음을 날리는 듯한 가사는 역시 <FAITH> 세계관의 전신이라고 보여진다. <もう知ってるよTVショーなんでしょう?다 알고 있어, TV쇼인거지?>와 같은 귀엽기까지 한 가사가 나오는 반면에, <心が滿ちて人は意味を知る 君より素敵な魂の調べを奏でましょう마음이 가득 차여 사람은 의미를 깨닫지 그대보다 더 멋진 영혼의 선율을 연주할거야>(여기서 '그대'는 '신'을 의미) 와 같이 HYDE다운 시적 가사도 다수 등장한다.
10. HIDEAWAY
앨범을 통틀어서 가장 양악풍이 강한 곡이라는 인상이 강하지만, 싱글곡을 제외한 앨범곡중에서 가장 캐치한 곡(귀에 잘 들어오는 곡..이라는 의미 정도로^^;)이 아닐까 싶다. 양악 느낌이 강해도 <HELLO>나 라르크의 <HONEY>와 닮은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것이 HYDE다운 곡. 그렇기 때문에 일반인과 팬을 아우르는 인기를 자랑한다. 팝락 느낌이 물씬 풍기는 경쾌한 기타 플레이에 속도감을 더해주는 베이스와 드럼 사운드가 완벽한 조화로, 1번트랙처럼 어레인지에 있어서 더 이상의 어떤 가감도 필요없을 정도의 심플하지만 아주 세련되고 스트리트감이 넘치는 멜로디가 탄생했다고 생각한다. 앨범곡 중 가장 발랄한 느낌에 희망적인 가사가 함께했다는 점에서 트랙배치에서도 최적의 위치에 자리했다고 생각하는데, HYDE본인은 앨범 후반의 세계관을 그다지 넓히고 싶지 않아서 8번이나 9번트랙보다 이 곡을 선택했다고 한다. 라이브에서는 후반부에 등장하여 CD보다 더 파워풀하게 노래하는 경향이 있다.
아무리 전형적인 스피디락이라고 해도, 캐치감이 강한 곡들로 채워진 블랙 락 음반이라고 해도, HYDE의 곡의 묘미와 참맛은 단 몇 번을 듣는 것으로는 절대 느낄 수 없다. 라르크 때부터 쌓여진 작사 작곡 내공, 그리고 기가 막힐 정도로 탁월한 센스를 각 곡마다 발휘하는 그의 보컬은 몇 번이고 곱씹어서 '음미'했을 때에야 비로소 눈부신 빛과 같은 감각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후작 <FAITH>에서 다소 실망하거나 기대에 못 미치는 느낌을 받았었던 리스너들은(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도 이런 <666>만의 감각을 계속 원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떤 컨셉의 앨범이든, 색의 앨범이든 그 앨범이 가진 감각을 왜곡시키지 않는 것이다. 앨범에 순응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앨범과, 기타와, 베이스와, 드럼과, 각종 사운드와 멜로디가 가진 그만의 색깔에 물들어보는 것이다. 물든다는 것은 단 한번의 감상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 중요한 공정이다. HYDE가 <ROENTGEN>과 <666>과 <FAITH>를 만든 것은, 그만한 그의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아티스트의 의지를 자신의 감각에 의해 왜곡시키지 않는 것이, 리스너들이 가져야 할 또 다른 자세가 아닐까 싶다.
보컬도 다른 앨범(라르크와 하이도 통틀어서) 색다른 맛이 나고,
또한 노래들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지요 :)
다시 666의 전곡을 들어보고 싶어졌습니다-
리뷰,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