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여행 갔을 때의 일입니다.
한 아이가 자기가 취한 것 같으면 절대 전화 잡지 못 하게 하라고 하더라구요.
알겠다고.. 분위기가 조금씩 무르- _ -익었습니다.
쌓인게 많아서 막 풀고 있는데, 누군가 우는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봤더니, 전화 못 잡게 하라던 아이가 전화를 붙잡고 울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뭐냐고, 다들 말리고 난리도 아니었는데...
그 아이가 계속 울면서,
나 통화 할 거야~ 나 XX랑 통화하게 해 줄래?
AAA이 나쁜 놈아, QQQ오빠 미안해요~
XX야 나 너 보고 싶어, 여기로 오면 안 돼?
나 너무 힘들어. 엄마한테 너무 미안해.
막 이렇게 주정을 부리는 겁니다.
솔직히 그렇게까지 주정을 부리는 모습은 처음 봤어요. 태어나서.
그런데, 방 안을 싸늘하게 만드는 그 아이의 한 마디.
너네 친아빠한테 성폭행 당해 봤어?
입니다. 정말 그 누구도 말을 꺼낼 수가 없었습니다.
전 이미 눈치 채고 있었는데도 막상 들으니까 충격적이더라구요.
다음날, 숙취때문에 그 아이는 좀 괴로워 하더라구요.
그런데 문제는 그 때부터였습니다.
계속 자기가 무슨 말 하지 않았냐고 묻는 거예요.
처음에는 그냥 충격적인 그 말만 빼고 다 말 해 줬습니다.
차마 그 사실을 우리가 알고 있다는 말을 못 하겠는 거예요.
계속 의심을 하기는 하는데, 숨겼어요.
오늘 애들하고 말을 해 봤는데,
차라리 알고 있다고 하고 우리가 도울 방법을 찾는 게 나을 뻔했다고...
그렇지만 말하자니 우리를 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 다른 가족들은 모르는 것 같던데...
그 아이가 말을 안 하고 가만히 있을 땐,
미안하지만 자꾸 상상이 되요.
그래서 뭔가 도와주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네요.. 괜히 나서는 걸까요?
손 놓고 있으면 똑같은 일이 계속 반복 될 것 같아서 무서워요.
좀 도와주세요. ....
오히려 그 친구가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릴 수도 있겠구요........
힘드시겠네요.. 친구들과 잘 결정해서... 도와주는 쪽으로 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