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의 마지막 날이었던 어제.
종무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친구와 '만날까?'해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지하철에서 내리려는 찰라 광고창에 '롯데월드 아트란티스'가 눈에 팍 들어오는 거였어요.
그래서 '친구야, 롯데월드 가자!'해서 진짜 충동적으로 롯데월드에 간 거였죠.;
오후 10시쯤 혜성특급을 기다리면서 '아~ 이제 이것만 타면 가야겠구나~'했는데,
친구가 따뜻한 어묵을 사 오면서 3시까지 한다는 정보를 입수 했다네요.
'앗싸, 좋구나~'하면서 진짜 열심히 놀았어요.
12시 쯤엔 지쳐 쉬면서 제야의 종 소리 듣고, 서로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덕담?하고,
그 뒤로도 열심히 놀았습니다. 2시간쯤 기다려 기구모양의 그 것도 타고..
퍼레이드 보면서 애들보다 더 좋아하고.. (남들이 보면 추했을지도.;)
음료수를 사러 갔다 들었는데 5시까지 한다는 거예요. 3시쯤엔 친구도 저도 모두 지쳐서 쉬기만 했어요.;
4시 반에 집에 가려고 지하철로 가는데 더헛! 아직 지하철이 운행을 안 하는 거예요.
30분 정도 기다려 5시엔 플랫폼까지 갈 수 있었는데 5시 30분이 넘어서 첫 차가 잠실에 온다는 군요.
그래서 그 많은 사람들 다 플랫폼 바닥에 앉아서 추위와의 전쟁(?)을 벌였어요.
그 때 문득 생각난 '홍백가합전'! 두둥, 진짜 놀래 버렸어요. 홍백전도 잊은채 놀아 버렸다니..
재방송 한다는 사실도 몰랐기에 '2년 연속 못 보는구나, 어쩜 이럴 수 있는가!'라고 혼자 질책하고..
결국 오늘 아침 7시에 잠들어 저녁 7시에 일어나 버렸다는...;
플랫폼 바닥에 앉아서 친구와 다시는 '충동적인 이런짓은 하지 말자'고 약속했어요.;
(글을 쓴 의도가 뭐냐!;;)
전 회사에 진짜 편한 캐쥬얼 차림으로 다녀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꾸미고 화장하고 그러면 다들 약속있는지 알 정도예요.
제가 본사에 갈 일이 한달에 2~3번 정도 있는데요, 예전에 이사가 본사에 갈 때만이라도
너무 캐쥬얼로 입지 말고, 화장도 좀 하고 다니라고 하더라구요.
그 때부터 그러고 다녔는데요, 어느 날인가 저보고 본사 갈 때만 꾸미고 다닌다는 거예요.
그러고 다니랬으니 그러는 건데, 더 황당했던 건 절 못 괴롭혀 안달이신 대리님이 "본사에 **이 있잖아요!"
이러시는 거예요. (**이 라는 분은 회사에서 나이가 제일 어리신 남자분입니다.)
황당하죠, 졸지에 그 분을 좋아하는 게 되어 버렸으니.
어제 종무식에서도 좀 늦게 도착해서 다른분하고 어디 앉을까 둘러보고 있는데,
저보고 그 분 옆에서 괜히 껄떡거린다 그러고.. 아마 회사분들이 다 그렇게 알고 계실 거예요.
사람으로 좋아하는 분은 있어도 이성으로 좋아하는 분은 진짜 없는데,
아니라고 해도 본인들 생각대로 밀어부치시니 어이가 없을 뿐입니다.
말단이라 댐비지도 못 하겠고.. 아오, 억울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