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을 끊는다는거.

by ♡º_º だいすき♡ posted May 0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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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일은 오랜동안 알고 있는 동생을 만나기로 했습니다.
집은 멀어서 딱 한번 만났지만 인터넷 상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하고
아. 인터넷으로도 충분히 정이 있구나 했지만
뭐랄까 약속까지 잡아두고 분명히 쪽지로도 말해줬는데

' 분명히 약속 했었어?' 라는 말에 기운이 쫙 빠졌어요.

친한 친구와 그냥 인터넷 친구
두 사람을 저울에 놓는다면 단연 친한 친구겠죠.

'미안.다음에 만나자' 라고 했지만
왠지 다음에 만나자고 약속 하고 또 기대하고
그게 꼴사납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모든 걸 끊었어요.

내가 만나자고 해야 내가 불러야 나와주는 친구는 있어도
나를 불러주고 나를 만나자는 친구는 단 한명도 없었다는걸 깨달았습니다.

이 늦은 나이에.

7년동안 좋아했던 짝사랑도 포기하고
2년동안 같은 기숙사 살면서 친구라고 생각했던 자에게 돈 때문에 배신 당하고
6년동안 좋은 아이라고 생각했던 친구에게 버림 받고
7년동안 절친했다고 생각했던 친구는 멀어져 가고
20년동안 친구였다고 생각 했던 자는 이미 말도 못 붙이는 사이.

그래 나한테는 친구가 필요하니까 내가 먼저 손을 내미는거야. 라고 행동하고 생각한 20년
지겨워졌어요. 이런 내가.
하찮다구요. 우정도 사랑도

우정이 없어도 숨은 쉴 수 있고
사랑이 없어도 걸을 수는 있어요.

혼자 남는다고해도 못났던 내 자신이 싫어요.

내가 손을 뻗지 않으면 손을 주지도 않는 사람들을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니...
이제 깨달았습니다.

좀 더 어릴적엔 친구가 멀어진다는거에 대해
크게 아파하고 괴로워 했는데
이젠 그렇지도 않네요.

모든지 지워버리는 지우개가 있다면
마음을 지워버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