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요즘 너무 초우울이에요..
아파트 한 채 두고 걸어서 15분도 안되는 거리에 살다가
몇달전에 남자친구가 서울로 이사를 갔어요. 일 때문에..
매일 보고, 항상 붙어있고, 서로 힘들때마다 위로해주고,
시도때도 없이 문자하고, 눈만 마주쳐도 좋던 우리가
점점.. 멀어지는게.. 피부에 와닿아요.
뭐가 그렇게 바쁜건지..
항상 문자를 달고 살던 그가
점점 문자도 뜸해지고.. 연락도 뜸해지고..
전화하면 '이따 전화할게.. 뚝..'
아침에 문자하면 점심쯤에 '밥먹으러옴'
왜 그렇게 나한테 소홀하냐고 뭐라고 하면 도리어 자기가 화를 내네요.
'야 일이 있으니까 문자를 못하지 뭐 그렇게 달달 볶냐'
이런 식이네요.
물론.. 거기에서 적응 하고.. 동료들도 많이 사귀고 해야 겠죠.. 이해는 하지만..
저는 너무 불안해요.
왜이렇게 문자 안하냐고, 왜 그렇게 연락 씹냐고 뭐라고 하니까..
'너 요새 왜그래? 야 니가 하는건 사랑이 아니야 그건 집착이지.
아 질린다 진짜. 내가 널 사랑하는건지 의무감인지 모르겠다. 이별은 원래 예고없이 다가오는 거야.
나라고 이런 생각 맨날 했겠냐?
나 많이변했지? 근데 내가 변한거 너때문이야
나 너 없이도 잘 살 수 있어. 곧 적응되겠지'
이런 심한 말을 하는거에요...
저는 원래 남자친구를 많이 풀어주는 스타일이었거든요.
남자친구는 저 없으면 하루도 못사는 그런 사람이었는데,
매일 사랑한다고 말해줬던 그가.. 어느날 부턴가 이렇게 바뀌었어요.
하루종일 연락이 없으니까,
지금 혹시 다른 여자랑 있는건지.. 나랑 맞춘 커플링 빼버리고 여자친구 없는 척 하고 있는건 아닌지..
모임있다고 거짓말 치고 어디서 다른일 하고 있는건 아닌지..
진짜 별별 생각이 다 들어서 하루하루가 너무 힘들어요..
아침에 일어나서 부터 잘때까지 핸드폰을 손에서 떨어뜨리기가 힘들어요..
저두 제 일이 있어서.. 집중해야 하는데..
너무나 바뀌어 버린 남자친구때문에.. 아..휴.. 헤어져야 하는 건가요...
1년 가까이 사귀어 오면서 고운정 미운정 너무 많이 들어버려서...
정말 많이 믿었고, 또 나한테 믿음을 많이 주었고..
그랬던 남자친구가.. 변하니까.. 너무 혼란스러워요.....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그날조차..
절 3시간이나 기다리게 만들었어요...^^...
추운 강남 거리 한복판에서 달달 떨며 .. 옆에 기다리던 사람들은 서로 일행 찾아서 가는데..
혼자 우두커니 서서.. 이제야 오나 저제야 오나..
얼굴 보면 때려줘야지.. 발로 한대 차줘야지.. 헤어지자고 해버릴까
별별 생각을 다했지만.. 얼굴 보자마자 때려서 뭐하나 싶더라구요..
일단 밥을 먹으러 들어갔죠. 한참을 기다렸으니..
밥먹으면서 할 얘긴 아니다 싶었지만 말했어요.
"니가 그렇게 내가 질리고 집착이라 느껴지면 헤어지자"
그말이 떨어지자 마자 밥숟가락을 놓더니 막 우는거에요.
너무 당황스러워서 그럼 우리 어디 조용한데 가서 얘기하자. 하고 나왔죠.
물어봤어요. 정말 내가 질리냐고 날 이제 사랑하지 않냐고.
그랬더니 자기도 많이 생각했대요. 많이 울었대요. 언제나 쿨했던 제가 이렇게 변해버려서 자기도 많이 당혹스러웠대요.
사랑인지 아닌지 모르겠다고 했지 사랑하지 않는다고는 안했다는 그의 말에.. 어이가 없어서 그대로 굳었어요..
서로 처음 떨어져 봤고, 서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으니 서로 힘드니까, 우리 조금만 더 서로를 이해해주자...
이게 그날의 대화 결론이었어요.
휴.. 내일 주말이라 남자친구가 이곳으로 내려와요.
일단은.. 저만의 남자친구가 아닌, 부모님께는 아들이니까, 오랜만에 가족끼리 주말 지내고 다시 서울올라가라고는 했어요.
그 말을 듣고 난 후로 부터는 남자친구 얼굴을 보면 그 말이 자꾸 떠올라요.. 집착..
점점 믿음이 없어져요.
나한테 이런말을 내뱉은 사람과 다시 예전같은 사랑을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 사람 정말 아직까지 날 좋아하고 있는걸까 싶네요..
내가 좋냐고 물어보면 자꾸 대답을 회피해서.. 이젠 물어볼 용기조차 안나요.
헤어져도.. 물론 헤어지면 힘들다가도 나름 또 다른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 가겠죠. ..
하지만 헤어질 자신이 없네요.. 아무리 남들에겐 차가운 사람이라도 이 사람 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날 수 없을거 같아요..
제가 그렇게 집착을 하고 있는걸까요.. 헤어져야 옳은 걸까요..
에이구. 주절 주절 너무 길게 써버렸네요.. 제가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