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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전 친구 말 믿고 서울로 올라갔습니다.
일자리가 좋은 곳이 있다길래 갔습니다.
전 처음에 파스퇴르 유업 관리직이라길래
진짜 그런줄 알고 들어갔었는데

갑자기 이 놈이 지하철 출구에서 그러더군요.

"니가 생각 했던 일 아니다."

"무슨 일이냐"

"그래도 너 조건 더 좋고 돈 더 주면 한번 알아볼 생각 있냐"

"당연하다"

이래서 갔습니다.

가락동에 있는 회사였는데
구치소 근처에 있는 회사였습니다.
무슨 회사가 간판도 없고
그 좁은 회사에 사람은 어찌나 많던지요.

일단 들어갔습니다.

언제 봤다고 악수 청하고 잘 알아보세요 어쩌고
들어가니까 잘 생겼다느니 미남이라느니 연예인 같다느니
온갖 찬사가 쏟아지더군요.
첫날은 하라는 회사 소개는 안 하고 잡담만 하다가
어영부영 끝나고 일단은 더 알아봐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끝나니까 친분 쌓는다고 운동을 하러 가자고 그러더군요.
근데 전 공으로 하는 운동은 보기도 싫어하는지라
그냥 구경만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렇게 비협조적이였던게 다행이라 생각이 듭니다.

운동하고 자취방으로 갔는데
그 좁은 반지하 빌라에
2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같이 살더군요.
벽엔 곰팡이가 슬어서 벽지도 다 떨어져나가고
밥을 먹는데 1명이 먹어도 모자랄 반찬에 5명 4명이 같이 먹고
괜히 반찬도 얹어주고 그러더군요.

그때부터 뭔가 이상하단 눈치를 깠습니다.
아. 챘습니다. 말을 이쁘게 써야지.

한국 사람이고 일본 사람이고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이유 없이 잘 해주는건 절대 없으니까요.

이틀째까진 그렇게 어영부영 하다가
3일째 교육을 듣는데 그러는겁니다.
이 사업 잘 되는 분들은 한달에 천만원 이상 벌어간다.
어떻게 벌어가는 구조냐면 일단 입사를 해서 투자를 하고
다른 친구들을 소개시키고 그 소개자가 또 잘 되면 자기도 잘 되고
절대 다단계라는 말은 안 하고 '소개마케팅' 서로를 도운다고 '도움 사업'
이 말을 하더군요. 그 말 듣자마자 회사 벽 회사 창문 작은 집기들 회사 사람들 시계 등등 유심히
봤습니다. '이게 한달에 천만원 벌어가는 사람들이 모인 회사인가'
그래서 안 한다고 그랬습니다. 딱 다단계인거 알고 있으니까요.
그러니까 친구가 원래 2주로 약속하지 않았냐 니가 떠나면 내 입장이 어떻게 되냐 이러길래
계속 간다고 우기니까 5일만 듣고 가라 그러더군요.
견디기 짜증났지만 왠지 이 놈을 끌고 나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육내내 무슨 인간극장마냥 지 인생살이를 얘기하지 않나 제가 여기 안 다니겠다고 그러자.
제 인생 끝나는거마냥 얘기를 하더군요.
저희 집 가난합니다. 부모님 직업 경비.식당 종업원. 빚더미까지 있기도 하고
저는 공부도 못 하고 대학도 못 가서 취직자리 좋은곳은 힘들고 결혼은 꿈에도 못 꾸죠.
이런 얘기까지 들먹이면서 완전 부모님이 너 언제까지 먹여살릴꺼 같냐 이런 얘기도 하고 그러던데
저 속으로
'그래.내 인생은 막장이야. 난 부모 형제도 없어. 몰라 결혼 안 하면 되지. 난 인생 막 살어야지' 이랬습니다.
조금의 동조라도 하게되면 겉잡을 수 없게 빠지는게 다단계니까요.
짜증나서 나중에는 입 다물고 얘기만 계속 했습니다. 어차피 그 사기꾼 놈들도 못 배워먹은 놈들 천지라
말하다 안되니까 금방 흥분 하더군요. 밑천은 금방 떨어집니다.

사람 중엔 잘 해주면 잘 하는 사람 욕하면 발끈해서 잘 하는 사람이 있는데
아마도 이거 저거 해보는 모양입니다.
친구 술 사주면서 너 이거 다단계 회사다. 나와라. 돈 500만원 솔직히 아무 일이나 한다고해도 금방 모으는 돈이니까 아깝다고
생각지말고 그냥 나오라고 했는데도 1년만 경험 쌓는다 이러더군요.
안타깝고 화가 났습니다.

여러분들 친구를 믿지말라는게 아닙니다. 그치만
어디를 가시든 이유 없는 과잉친절과 감언이설에 절대 속지마세요.
그리고 인생의 주인은 언제까지나 자신입니다. 혹시나 나중에 저 같은 경우를 당하시더라도
자신만 생각하세요. 부모.형제.친구도 없는 냉혈한이라고 욕 해도 냉정하게 판단해야되는겁니다.

이번 경험 저에게도 소중하고 머리가 트이는 경험이 되었네요.
전 안 속았지만.아직도 그 회사에서 '성공하십시오!!'이러고 간증이나 듣는 친구가 불쌍하게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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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urningSoul 2008.06.12 17:10
    다단계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님 글 읽고 이제 좀 파악이 되네요...

    이래저래 도움이 안 되는 곳이군요 거긴...

    전 아직 당해보지를 않아서, 거긴 대체 왜 가냐는 생각이 우선 듭니다만...

    뭔가 사람을 낚는 포스가 있는 거 같네요 다단계란...;
  • ?
    Min A 2008.06.12 17:28
    아.. 예전에 시사프로그램에서 했었던 적 있지 않나요?
    그때 보면서 얼마나 답답하고 화나던지..
  • ?
    웅자 2008.06.12 19:20
    제 친구네 이모 생각이 나네요; 벌써 한참전 얘긴데 그분은 안 팔아본 물품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친구네 식구들도 친척이니 어쩌니 하면서 몇번이나 끌어들이려고 했는데 계속 거절하니
    그 다음부터 연락이 끊겼대요...
    TV나 인터넷에서 관망할때는 정말 답답하고 속터지는 기분이지만 직접 그 마수에 빠지면
    헤어나기 힘든게 사실이겠죠. 아무래도 인간이니까요.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미적거리다 보면
    결국 깨달았을 땐 헤어나오기 힘들다는 거, 약간 다른 의미이지만 몇번이고 겪어보았으니까요.

    아무튼 큰일 나기 전에 딱 자르신 다이스키님 정말 존경스럽네요. 저도 뭔가 배운 기분입니다... ;;
  • ?
    Happy랄라♬ 2008.06.12 20:41
    저도 저번주에 지하철에서 정장입은 남자분이 같이 일해보지 않겠냐고 자기는 무슨대학 무슨과 나왔고 현대계열 좋은회사네 어쩌구하면서 말을 어찌나 잘하던지 마침 이직할려던 참이어서 좀 알아보고 한번 가볼까 하고 순간 혹해서 연락처 주고 나니까 비지니스친구를 하자더라구요 아.. 다단계아니면 사기꾼이구나 싶어서 바로 스팸번호등록했어요 순간 낚일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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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upeRStaR 2008.06.12 20:57
    오...그렇게딱부러지게 자른다는게 힘들지않을텐데말이죠...ㅠ...
    저도그런거에한번 걸릴뻔했는데...친구가 빼내준적있었어요...ㅠ
  • ?
    병아리 2008.06.12 21:13
    저는 작년에 제 친구가 스타벅스본사에서 일하는 건데 매장에서 올라오는 컴플레인 관리하는 일이라고 하더니
    그 뒤에 하는 꼬락서니가 다단계더라구요. 그래서 연락 끊었어요 ㅠㅠ
  • ?
    비갠뒤오후 2008.06.12 21:51
    다단계가 처음에는 유명회사의 이름을 들먹인다고 하더라구요 -_-
    다른곳에서 글 읽어 보니까 은근히 당한 사람이 많더라구요

    진짜 조심해야겠습니다
  • ?
    rainbow flyer 2008.06.13 00:02
    정말 다단계에 빠지면 멀쩡한 사람도 폐인되더라구요.
    스스로 조심하고 돈에 너무 혹하지 말아야겠지요.
  • ?
    몽자 2008.06.13 09:18
    의지가 정말 대단하신거 같아요..전예전에 다단계회사랑 같은 건물에서 일해서 점심시간에 식당가면 그들의 만행을 볼수 있었죠...부대찌개일인분시켜놓고 여섯명이서 공기밥 5개 추가해서 먹더군요...식당에서 안된다고 하는데도..계속 반찬 리필해달라고 하고..그땐 어려서 뭔지 잘 모를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저건 진짜 아니다 싶었어요..
  • ?
    Whistler 2008.06.13 09:20
    평소 연락 잘 안하던 초,중,고등학교 친구들로 부터오는 전화...
    그 전화에 과잉친절이 있다면...꼭 한번 의심해봐야 합니다!
    저의 지인도 그렇게 당할뻔 한 적이 있어서...
    다단계...생각보다 무서운(!)곳인듯!;;
  • ?
    Really 2008.06.13 09:57
    여기 다단계 회사 당해본 사람 접니다. (예전에 썼던 글이 있을거에요)
    그래도 빨리 눈치채서 (몰래 친구에게 문자 보냈던게 다행)
    그정도로 끝나서 다행이지..
    (빠른 판단력, 남을 믿지 않는 마음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 중)

    한국 사람이고 일본 사람이고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이유 없이 잘 해주는건 절대 없으니까요.

    이 말 정말 공감합니다.
    그렇게 잘해주는니 뒤통수(?) 때리기 미안할 정도더군요.

    가겠다고 가겠다고 고집 부리니 자기네들도
    별 수 없겠다 생각했던지 결국은 보내주더군요.

    절 그쪽 세계(?)에 끌여 들인 친구한테, 어떻게든 빼낼려고 하다
    결국엔 포기. 요즘엔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군요-_-

    첨엔 화가나긴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경험도
    (어떤면에선) 좋은 경험인것 같네요.
    아, 이런 세계(?)도 있구나-라는 정도.

    아무튼 다단계 회사에 빠진 사람들 빨리 깨우치고
    빠져 나왔으면 좋겠네요.
  • ?
    Licca 2008.06.13 19:36
    무사히 빠져나오셔서 정말 정말 다행이네요.
    제 친구도 취직자리 소개받고 서울에 올라갔다가 그게 다단계라는거 알고
    바로 도망나와서 울면서 집에 왔었거든요. 연락 뜸한 사람들이 취직자리 소개해준다고하면
    일단 의심해보라는 친구말이 떠오릅니다. 보니까 네트워크 마케팅이라고도 부르나보더라구요;ㅁ;
  • ?
    javelin 2008.06.13 20:39
    정말 다행입니다,, 위험한일 생기기전에 빠져나오셔서요~!!
    제 친구도,,,, 자기랑 중학교 동창이었던 애가,, 불러서 서울에 갔었는데,,
    다이스키님 같이,, 원래 알바자리가 갑자기 변경되서,, 어쩔수없다는 식으로
    데려가서는,, 이상한 교육받게하고,, 제 친구가 집에 간다고 하니까,
    뭐, 약속을 안지키는 애라면서 제 친구한테,, 오히려,, 막 욕하고,,,
    그래서,, 부모님께 연락해서 바로 왔다고 하더라구요,,,!!
    참,, 세상 믿기 어려워요,,,!! 진짜, 사람이 제일 무서워요,,,,!!!!!!!
  • ?
    미도리 2008.06.13 22:40
    다이스키님 막 설레여하시며 좋은곳으로 직장 옮기셨다고 했던 글 읽은게 얻그제 같은데........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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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갸겨교규 2008.06.13 23:22
    바로 신고해주시는게 친구분을 위한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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