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3수하는 거, 괜찮을까요?

by 紫水晶 posted May 0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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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재는 대학생입니다.

흔히들 명문 사립대라고 말하는 곳 중 한 곳에 다니고 있고요.

재수해서 들어간 학교입니다.

그런데 정말 요새 마음의 갈피를 못 잡겠어요ㅠㅠ

남들이 "와, 공부 열심히 했구나~"라고 말하는 학교이니 학교 이름이 부족한 건 전혀 아닙니다.

학과가 정말 제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아요.

처음에는 좀 하다 보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점점 더 싫어지네요.

전공 수업 들어갈 때마다 한숨만 나오고... 교수님 말씀 하나하나가 다 짜증나고...

'아, 내가 왜 여기서 이걸 듣고 있지? 내가 가야 할 길이 이게 맞아?' 하는 생각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하고...

자꾸 이런 생각을 하니까 점점 공부하기 싫어지고

학과에 대한 자부심도, 애정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학과에서 계속 열심히 공부를 한다면 아마 남들이 말하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겠죠.

문제는, 저는 전혀 그 직업에 뜻이 없다는 거예요.

사실 작년에 원서 썼을 때 세 군데 전부 붙었고, 그 중에 제가 원하던 학과도 있었지만

그 학교는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보다 좀 아래 레벨이었고 부모님은 이 학교 이 과에 가길 원하셨거든요.

부모님도 누구보다 저를 생각하시겠지만, 지금은 부모님 결정을 따른 게 정말 후회막급입니다.

매일 밤 침대에 누워서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눈물이 찔끔 나올 정도로요.

그래서 지금은 반수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재수하고 또 반수하는 거니 내년에 다른 학교에 들어간다면 삼수한 셈이 되겠죠.


부모님께 말씀드려 보니까 예상했던 대로 부정적이시네요.

복수전공도 방법이라면 방법이겠지만, 제가 이렇게 싫어하는 학문에 전혀 시간을 쏟고 싶지 않거든요.

다른 걸 할 수 있는 시간을 거기에 써야 하니까요. 학점 생각도 안 할 수 없고요.

친구들은 '여자는 군대 안 가니까 3수까지는 뭐...'하고 말하지만

여자가 남들보다 나이 많으면 취직 못한다는 얘기 들으면 삼수하기가 무섭고...

그렇다고 이 학과에 계속 남아있고 싶은 생각도 없고...


쓰다보니까 글이 점점 길어지네요.

달리 하소연할 곳도 없고 그래서 여기에 풀어봤습니다만...

저 정말 어떻게 해야 해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