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게 잠을 잤던 시간이 인생을 망칠수도 있구나...

by diametics posted Nov 1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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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있어 산속 고시촌에 와 있습니다.

제 뒷자리엔 수능을 공부하던 어린 학생이 있었지요.

여기는 각자 철저히 개인 플레이기 때문에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으나...

책상에 적인 말들..로 어림잡아 볼때 "의대"를 가기위해 재수하는 듯 했습니다.

기특한 마음에 수능전날..초콜릿을 하나 사서 책상에 놓아두기도 했구요. 물론 익명으로^^

근데.. 수능날 바로 그 날말입니다..

제가 03학번이니까... 수능본지가 꽤 돼서 기억이 가물가물했었거든요. 입실시간이 몇시였지.. 하는..

근데 분명히 분명히 8시 30분전이라는건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어쨌든 일찍 가야 된다는...

근데..제가 그날 약간 늦게 일어나서 8시 40분에 밥을 먹었는데요..

그 수능보는 친구가 제 앞앞에서 밥을 먹고 있더란 말입니다.

어?

어?
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순간 급당황. 정말 급당황했지만서도... 아... 시간이 늦춰졌구나...하는 생각이 들어.. 금방 진정이되더군요.

이윽고 시간이 흘러... 점심... 을 먹으러 1시에 식당으로 내려갔는데...

어? 어? 어어어.....

그 수능보는 친구가 또 밥을 먹고 있는거 아니겠어요?

저는..정말 누가 뒷통수 치는듯이 멍해서... 순간적으로 그 학생한테 달려가서 물어보고 싶을정도였습니다.

"너 지금 뭐하냐고...."


나중에 아는 분을 통해 이야기를 들어보니.. 8시 10분에 일어났다네요.  입실시간이 8시 10분까지 라던데..

정말 저랑 직접관련은 없지만.. 왜이리 한심하고 정말 한 대 때려주고 싶었습니다.

너무 단정적인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대학 졸업반인 제가 느끼기엔.. 아직 우리나라에서 대학 네임벨류가 얼마나 중요하고

절실하게 피부에 다가오는지..저는 너무나 느끼고 있거든요.

그런데도 그 네임벨류를 바꿀수 있는 기회를 고작 잠을 자는걸로 박살을 내버리다니요.

그러면서도 웃으면서 늦잠자서 못갔다는 이야기를 자기 입으로 하는 그 학생을 어떡게해야 옳을까요.

정말 한심해죽겠습니다. 괜히 제가 열불통이나는...

그 학생은 또 1년을 공부해야 하는 걸까요?  아.... 모르겠습니다. 이제 생각하기도 싫으네요.

괜히 취업준비때문에 산속에 와서 고생하고 있는 제 모습이 슬퍼지는 순간입니다.

잠은.... 안죽을만큼만 자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