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저찌 하다보니 기회가 되어서...패키지 투어 형식으로
유럽 6개국을 다녀왔습니다. 2주동안 거의 극기훈련하듯이
빡빡하게 다닌 통에 몸 상태가 말이 아니지만 사진 몇개 곁들여서
얘기거리들 한번 써볼게요.
첫날은 독일이었습니다. 독일에서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바로 이곳▽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에 의해 학살당한 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석상인데 아주 간단한 디자인임에도 당시 포로들의 심정을 잘
표현한 것 같아서 놀랬어요. 석상 아래의 벽에는 대전 당시 세계 여러곳에
존재했던 포로 수용소들의 이름을 새겨 넣었습니다. 상당히 잘보이는
거리에 성당과 함께 있더군요. 자신들의 어리석었던 선택을 후손들에게
당당하게 보여주는 게 참 누구네 정치인들이랑 다르죠?
아래의 사진은 괴테의 생가에 있던 시계입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사실
대단한 시계예요. 당시 기술로 무려 태양계의 행성들의 도는 시간과
거리 등, 많은 천체기술이 함축된 시계입니다. 가이드분이 이집에서 뭐하나
가져가라고 하면 난 주저않고 이 시계를 가져갈거라고 할 정도라고;
괴테가 천체학에도 능력이 좋아서 이런 시계를 집에 두고 있었다네요.

사실 독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건 노이슈반슈타인성인데...거기는 사진을
못찍게 하더라구요. 그 성의 겉모습은 미국 디즈니랜드 성과 같습니다. 뭐,
디즈니랜드가 카피한거죠. 문제는 내부인데, 이 성을 만든 루드비히라는 프로
이센 국왕이 작곡가 바그너의 엄청난 오타쿠여서 내부가 모두 바그너의
오페라 내용으로 꾸며져 있더라구요. 심지어 오페라에서 나온 동굴도 그대로
만들어놨어요-_-;;무슨 유니버설 스튜디오도 아니고...
그렇게 열심히 꾸며 놓았는데 실제로 그 성에서 산날은 1,2년도 채 안된다는거...
그게 너무 안타까워서 기억에 남더라구요. 루드비히는 엄청난 거구에 마흔살까지
독신으로 살다 죽어서 더 불쌍했어요. 한번 사진들 찾아 보세요.
정말 멋져요=ㅂ=[루드비히도 그렇고 성도^^;]
대학도시라고 불리우는 하이델 베르그도 다녀왔는데요. 후와아아...무슨 집들이
그렇게 멋집니까=ㅂ=... 하이델 베르그는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뉘어져 있는
데요, 한쪽은 대학교들이 밀집되어 있고 건너편은 일반 주택들인데 무슨 일반
주택들이 사진에서만 보던...아름다운 바로크,로코코풍의 집들;; 하이델 베르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대학교들이 모여있는 게 아니라, 그냥 일반 건물인데
딱히 캠퍼스라고 정해진 구역없이 일반건물들을 강의실로 쓰더라구요. 그래서
도시 전체를 대학 도시라고 부르는 거더군요. 주로 인문대학이 많이 있는 곳입니다.
둘째날은 오스트리아...한때 독일과 같은 나라였지만 지금은 다른 나라죠.
살짝 황당한 정보라면 히틀러가 스아실 오스트리아 출신이라는 거죠.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 영부인도 오스트리아 출신이구요.

위의 사진은 오스트리아의 아주 흔한 풍경...어딜 찍어도 저렇게 엽서처럼 나옵니다.
물이 저렇게 에메랄드 빛인건 물에 석회질 성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실제로 보면 무슨 보석을 보는 것 같습니다. 오스트리아는 몇몇 도시 빼놓고는
다 저런 산악지대에 산장같은 집 짓고 살더라구요. 솔직히 보기엔 이쁜데요,
막상 집에 들어가면 엄청 좁고; 더군다나 방역을 안해서 모기가 아주 많습니다;
너무 자연 친화적......;
오스트리아에서 볼만한 건 마리아 테레지아 거리인데, 이곳은 솔직히 볼거리
보다는 역사적의미가 중요하더라구요. 마리아 테레지아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어머니로[앙투아네트는 16번째 딸이었습니다] 당시 유럽에서 아주 잘나가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자황제였죠. 그녀의 남편이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프란츠1세
입니다.[앙투아네트 알고보니 완전 순수혈통-ㅂ-;;]
마리아 테레지아의 후계자인 황태자가 합스부르크 왕가의 발생지인 오스트리아의
어느 거리에서 결혼식을 무려 한달이나 했다고 하네요. 당시에는 워낙 거리들이
머니까, 다른나라에서 오는 사람들 입장고려해서 그리했다는데 그런 와중에
프란스 1세가 그 거리에서 죽습니다.
아들 결혼식과 남편 장례식을 동시에 하게 된거죠. 마리아 테레지아는 프란츠1세와
연애결혼했기 때문에 남편에 대한 사랑이 남달라서 거리에 세운 개선문 한쪽에는
아들의 결혼을 축하하는 조각을 새기고 다른쪽에는 남편의 죽음을 위로하는 조각을
새깁니다. 삶과 죽음의 교차...그게 너무 인상깊더라구요.
셋째날은...지옥의 불더위를 질리도록 체험할 수 있는 이탈리아입니다. 밀라노같이
북쪽에 위치한 도시도 평균기온, 32도 정도입니다. 뭐, 말 다했죠; 전 처음에 설마
더워봤자 죽기야 하겠나 했으나...정말 죽겠더라구요. 특히 남부 베네치아 가니까
아주 사람 잡던데요;[남부는 38도정도-ㅁ-. 습도도 장난아님]

위가 바로 베네치아입니다. 베네치아 번성기 당시 귀족들이 타고 다녔던 곤돌라를
타고 찍은 사진입니다. 곤돌라가 워낙 중심잡기 힘든 배여서 조종하는 뱃사공들이
전문학교를 2년동안 다니고 자격증을 따야 조종할 수 있다네요. 원래 곤돌라는
아주 화려한 장식을 달았던 배였는데 흑사병 이후 간소해졌다고 합니다.
아래의 사진은 곤돌라가 아닌, 수상택시를 타고 찍은 사진입니다.

베네치아는 거의 1200년 전 즈음에 이탈리아 내륙인들이 전쟁을 피하고저 갯벌
위에 세운 하나의 소국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피난용으로 만들었다가 점점
크기가 불어나면서 무슨 섬나라처럼 형성된거죠. 만든 과정을 보니 그냥 갯벌에
무식하게 끝을 깎은 통나무들을 아주 빽빽하게 세워 판을 만들고 그 위에
돌로 집을 지은 거더군요. 진정한 노가다...인간의 인내는 끝이 없다는 걸 알겠
더라구요.
베네치아의 건물들은 아주 낡은 게 아니면 대부분 겉만 조금 보수해서 쓰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이 200년은 기본으로 넘기는 건물들이 대부분이고, 천년이
지난 건물도 그냥 사람이 살더라구요. 뭐, 베네치아 뿐만 아니라 꽤 많은 유럽
국가들이 그냥 옛날 건물을 외장만 보수해서 유지해서 쓰더군요.
워낙 건물들 사이가 좁고 길과 다리가 미로처럼 굽이굽이 생겨놔서 길잃으면
그날로 죽습니다-_-; 그래서 가이드를 죽자살자 쫓아다녔죠. 하지만 정말 멋진
곳입니다. 왜 소설이나 영화에서 귀에 딱지앉도록 나오는지 알겠더라구요.
다음은 수도인 로마로 이동해서 성당들을 많이 봤습니다. 아래의 사진같은
성당이 이탈리아에는 아주 그냥 깔리고 널렸어요. 저런 초대형 성당들이
각 도시마다 다 있더군요. 듀오모라고 해서 그 동네에서 제일 큰 성당들이
다 하나씩 있다고 하더라구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 시국으로 들어가기 위한 줄 행렬 사이로
보이는 악사들입니다.

바티칸 시국으로 들어가는데 무려 2시간 반동안 기나긴 줄을 섰습니다.
아침 10시에 문을 연다기에 다들 8시에 와서 줄섰는데도 앞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원-_-; 들어가서 보니 정말 조그마한 나라예요. 세계에서
가장 큰 베드로 성당이 위치해 있고 나머지는 광장인데...그 광장만 나가면
바로 이탈리아;; 아래의 사진은 바티칸 시국 내의 모습입니다.


바티칸에서 천지창조도 보긴했는데요, 사진도 찍을 수 없고, 사람이 너무
미어터져서 제대로 감상도 못하겠더라구요. 큰 홀에 위벽부터 천장까지 죄다
그림인데 그걸 어찌 그렸을런지;
뭐, 글래디에이터에 나왔던 콜로세움[원래 이름은 아레나]도 보고 피사의
사탑도 봤는데 콜로세움은 너무 많이 손상되어 있어서 의외로 별 볼거리가
없었고...[안타까워요 ㅜㅜ] 피사의 사탑은 예상보다는 정말 많이 기울어
졌더군요. 아래에서 보니 무서웠습니다; 그나마 지금의 각도가 학자들이
10년동안 노력해서 0.5도 더 줄여놓은 거라고 하네요. 그러니까 현재는 5도
정도 기울어 진거죠. 웃긴 게 말이죠, 이 사탑이 4층부터는 똑바로 지어져
있습니다. 이 사탑이 몇백년 걸쳐서 지은거라, 후세의 건축가가 머리를 쓴거죠.
한번 사진찾아서 자~알 보세요.
이탈리아 다음의 행선지는 스위스 였습니다. 정말이지 이번 여행 중 최고로
아름다운 나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알프스산도 적당히 끼었겠다, 초지도
많겠다, 바다는 없지만 호수도 많겠다...참 좋은 나라더라구요. 더군다나
어찌나 시원한지! 한여름에도 완전 가을날씨입니다. 겨울에는 예상보다 그리
많이 춥진 않다고 하네요.
▽스위스의 일반적인 광장을 끼고 도는 강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백조
입니다. 사람을 무서워 하질 않아요. 강가 계단까지 올라온 거 보이시죠?

▽알프스의 만년설을 보기위해 스위스의 알프스 기차를 타고 산을 올라가던
중 찍은 사진들입니다. 스위스 뿐 아니라 많은 유럽국가에서 이렇게 들판에
소를 풀어놓고 키웁니다. 기차 창문에 얼마나 소가 들이대는지 놀랬어요.
[독일에서는 주로 토끼들이 잔디밭을 마구 뛰어다니더군요-ㅂ-;]


아래의 사진이 바로 만년설! 융프라우라고 하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알프스의
봉우리에 올라와 찍은 사진입니다.

해발 3000미터가 넘는 고산지대라 머리가 막 웅웅거리더라고요;
그래도 정말 멋집니다. 의외로 별로 안춥더라구요. 이 고산지대로 다들 열심히
기차 타고 올라와서는 스키를 타거나 행글라이더를 타거나 하더군요.
기차에서 정말 웃긴 일이 있었는데 기차 안의 안내방송이 무려 7개국어가
나오더라구요. 독일어-영어-프랑스어-중국어-이탈리아어-일본어...
그리고 한국어가 나오는데...다른 말들은 다 멀쩡한데...왜 한국어만 북한
사람이 말한 것 마냥 나오는지-_-;; 진짜 방송 나올 떄 마다 한국사람들
다 웃었어요. 아무래도 스위스가 중립국가다 보니 망명온 북한 사람들에게
녹음을 부탁한 모양이던데; 참 웃겼습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게 요즘 지구 온난화가 너무 심해져서 이 만년설들이
쉴새없이 녹아없어진다고 합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눈 사이에 암석들이
보이는데, 원래 저게 보이면 안된다고 하네요. 눈이 알맞게 녹아서 초지에
스며들어야, 스위스 사람들이 살기 좋은데 자꾸 눈이 너무 많이 녹아서
나라의 미래가 걱정될 정도라고 하네요. 지구 멸망이 머지 않았는지 원...;;
이제부터가 제일 클라이막스...전 이걸 보고 울었습니다... 진짜 너무 가슴아팠어요.
바로'빈사의 사자상'이라고 하는것입니다. [사진은 스토리를 알고봐야 가슴 찢어집니다.
우선 스토리를 읽어보세요.] 죽어가는 사자라는 뜻이지요.
근데 그 사자가 누구냐...바로 스위스의 용병들입니다. 지금이야 스위스가
갑부나라지만 예전에는 정말 찢어지게 가난하고 자원이랄 것은 사람 밖에
없어서, 건강한 남성들이 타국에서 돈을 받고 용병으로 나간 거죠.
그 사자와 비유되는 용병들은 바로 루이16세의 스위스 용병들입니다. 프랑
스혁명이 너무나 거대화되고나서야 자기의 끝이 왔다는 것을 직감한 루이
16세는 세계 각국에서 고용한 용병들에게 자국으로 돌아가라고 명하는 데요,
그 와중에도...자기 후손들이 신뢰를 잃어 용병으로 다시 고용되지 못할 것을
염려한 스위스용병들은 죽더라도 끝까지 남기로 결심합니다.
가이드의 말로는 스위스 사람들은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해도
한번 약속한 건 중간에 절대로 바꾸지 않는다더군요.
그 신념으로 루이16세를 지키던 용병들은 결국 시민들에게 밟히고 맞아
죽는데...그냥 프랑스 국민들이 죽이기만 했음 좀 좋을까요. 그 시체들을
사지절단해서 머리통은 축구하는데 쓰고, 팔다리는 이리굴리고 저리굴리는 등..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선을 넘은거죠. 그 이야기가 당시 그 장면을
모두 목격한 스위스 출신 프랑스 장병에 의해 전해져서 결국 스위스에서 용병들을
위로하고자 전세계 화가들에게 표본그림공모를 했으나 영 별로여서 그 장병의 친구가
그린 사자가 그려진 그림이 뽑힙니다.
그 그림을 거대한 암벽에 일일이 조각을 해서 완성했는데...그 때 그 조각이
당시 용병들이 죽어가면서 느끼는 심정들[가족이나 추억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지나가는 거죠.]을 너무 잘 표현해서 보는 사람마다 울었다고 하네요.
그 조각의 표본 그림을 그린 화가는 조각 완성 후 20년이 지나서야 그 사자상을
처음봤는데...자신이 그린 그림에서 나온거지만 너무나 감격했다고 합니다.
그 사자상이 바로 아래의 사진입니다.

사진으로 보면 덜하지만 실제로 보면 사자 얼굴이 너무 딱하고 불쌍해서
앞에서 볼 수가 없을 정도예요. 그거 구경하던 사람들 다들 표정이 숙연
해질 정도였습니다. 너무 불쌍해서 사진 찍기도 송구스럽더라구요.
죽어가는 사람의 표정을 동물에 빗대어서 저렇게 리얼하게...정말 놀랬어요.
스위스는 용병이 유명하다 보니 군대도 유명한데...스위스 남자들은
군대가기 정말 좋아한다고 합니다. 스위스는 군대를 42세까지 1년에
3~4주 의무복역하는데요, 우리의 무슨 민방위 개념이 아니라 정식부대
개념입니다. 똑같은 부대에서 무려 20여년간 끊임없이 복무합니다.
그런데 왜 가는 걸 좋아하냐...스위스 남자들은 거의 삼돌이 수준으로
생활한다고 가이드가 그러더라구요. 가이드가 여성분인데, 남편분이
스위스인이어서 잘 아시더군요. 스위스 남자들은 생활도 아주 규칙적이고
직장에서 퇴근하면 바로 집으로 날아와서 아내일 다 자기가 하고 애들도
재우고 일주일에 한번씩 마트가서 짐꾼 노릇하고 휴가가면 한달 넘게
운전수 노릇에 바비큐만 굽고 빨래만 하는터라...
군대에 가면 6시까지 훈련 후에 12시 까지 자유 시간인지라 친구들이랑
맥주도 마시고 여기 쏘다니고 저기 쏘다니고 할 수 있어서 그렇게 군대가
는게 좋다고 하더라구요. 영장 나오면 좋다고 난리를 친다더군요^^;
그런데 이 좋은게 내년부터 32세로 줄어서 스위스 남자들이 아주 우울해
한다고 하더라구요. [시위도 했다고;;] 한국과 너무 다르죠.
뭐, 1편은 여기까지고...나머지는 프랑스랑 영국인데 프랑스랑 영국은
쓸 게 많아서 2편으로 넘기려구요. 2편은 내일 쓸테니까, 기대해 주세요♡
P.S : 보다보니 빼먹은 내용이 몇개 있어서 수정했어요^^ 사진도 몇개
더 넣었습니다.
유럽 6개국을 다녀왔습니다. 2주동안 거의 극기훈련하듯이
빡빡하게 다닌 통에 몸 상태가 말이 아니지만 사진 몇개 곁들여서
얘기거리들 한번 써볼게요.
첫날은 독일이었습니다. 독일에서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바로 이곳▽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에 의해 학살당한 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만든 석상인데 아주 간단한 디자인임에도 당시 포로들의 심정을 잘
표현한 것 같아서 놀랬어요. 석상 아래의 벽에는 대전 당시 세계 여러곳에
존재했던 포로 수용소들의 이름을 새겨 넣었습니다. 상당히 잘보이는
거리에 성당과 함께 있더군요. 자신들의 어리석었던 선택을 후손들에게
당당하게 보여주는 게 참 누구네 정치인들이랑 다르죠?
아래의 사진은 괴테의 생가에 있던 시계입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사실
대단한 시계예요. 당시 기술로 무려 태양계의 행성들의 도는 시간과
거리 등, 많은 천체기술이 함축된 시계입니다. 가이드분이 이집에서 뭐하나
가져가라고 하면 난 주저않고 이 시계를 가져갈거라고 할 정도라고;
괴테가 천체학에도 능력이 좋아서 이런 시계를 집에 두고 있었다네요.
사실 독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건 노이슈반슈타인성인데...거기는 사진을
못찍게 하더라구요. 그 성의 겉모습은 미국 디즈니랜드 성과 같습니다. 뭐,
디즈니랜드가 카피한거죠. 문제는 내부인데, 이 성을 만든 루드비히라는 프로
이센 국왕이 작곡가 바그너의 엄청난 오타쿠여서 내부가 모두 바그너의
오페라 내용으로 꾸며져 있더라구요. 심지어 오페라에서 나온 동굴도 그대로
만들어놨어요-_-;;무슨 유니버설 스튜디오도 아니고...
그렇게 열심히 꾸며 놓았는데 실제로 그 성에서 산날은 1,2년도 채 안된다는거...
그게 너무 안타까워서 기억에 남더라구요. 루드비히는 엄청난 거구에 마흔살까지
독신으로 살다 죽어서 더 불쌍했어요. 한번 사진들 찾아 보세요.
정말 멋져요=ㅂ=[루드비히도 그렇고 성도^^;]
대학도시라고 불리우는 하이델 베르그도 다녀왔는데요. 후와아아...무슨 집들이
그렇게 멋집니까=ㅂ=... 하이델 베르그는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나뉘어져 있는
데요, 한쪽은 대학교들이 밀집되어 있고 건너편은 일반 주택들인데 무슨 일반
주택들이 사진에서만 보던...아름다운 바로크,로코코풍의 집들;; 하이델 베르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그런 대학교들이 모여있는 게 아니라, 그냥 일반 건물인데
딱히 캠퍼스라고 정해진 구역없이 일반건물들을 강의실로 쓰더라구요. 그래서
도시 전체를 대학 도시라고 부르는 거더군요. 주로 인문대학이 많이 있는 곳입니다.
둘째날은 오스트리아...한때 독일과 같은 나라였지만 지금은 다른 나라죠.
살짝 황당한 정보라면 히틀러가 스아실 오스트리아 출신이라는 거죠. 그리고
이승만 대통령 영부인도 오스트리아 출신이구요.

위의 사진은 오스트리아의 아주 흔한 풍경...어딜 찍어도 저렇게 엽서처럼 나옵니다.
물이 저렇게 에메랄드 빛인건 물에 석회질 성분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실제로 보면 무슨 보석을 보는 것 같습니다. 오스트리아는 몇몇 도시 빼놓고는
다 저런 산악지대에 산장같은 집 짓고 살더라구요. 솔직히 보기엔 이쁜데요,
막상 집에 들어가면 엄청 좁고; 더군다나 방역을 안해서 모기가 아주 많습니다;
너무 자연 친화적......;
오스트리아에서 볼만한 건 마리아 테레지아 거리인데, 이곳은 솔직히 볼거리
보다는 역사적의미가 중요하더라구요. 마리아 테레지아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어머니로[앙투아네트는 16번째 딸이었습니다] 당시 유럽에서 아주 잘나가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여자황제였죠. 그녀의 남편이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프란츠1세
입니다.[앙투아네트 알고보니 완전 순수혈통-ㅂ-;;]
마리아 테레지아의 후계자인 황태자가 합스부르크 왕가의 발생지인 오스트리아의
어느 거리에서 결혼식을 무려 한달이나 했다고 하네요. 당시에는 워낙 거리들이
머니까, 다른나라에서 오는 사람들 입장고려해서 그리했다는데 그런 와중에
프란스 1세가 그 거리에서 죽습니다.
아들 결혼식과 남편 장례식을 동시에 하게 된거죠. 마리아 테레지아는 프란츠1세와
연애결혼했기 때문에 남편에 대한 사랑이 남달라서 거리에 세운 개선문 한쪽에는
아들의 결혼을 축하하는 조각을 새기고 다른쪽에는 남편의 죽음을 위로하는 조각을
새깁니다. 삶과 죽음의 교차...그게 너무 인상깊더라구요.
셋째날은...지옥의 불더위를 질리도록 체험할 수 있는 이탈리아입니다. 밀라노같이
북쪽에 위치한 도시도 평균기온, 32도 정도입니다. 뭐, 말 다했죠; 전 처음에 설마
더워봤자 죽기야 하겠나 했으나...정말 죽겠더라구요. 특히 남부 베네치아 가니까
아주 사람 잡던데요;[남부는 38도정도-ㅁ-. 습도도 장난아님]

위가 바로 베네치아입니다. 베네치아 번성기 당시 귀족들이 타고 다녔던 곤돌라를
타고 찍은 사진입니다. 곤돌라가 워낙 중심잡기 힘든 배여서 조종하는 뱃사공들이
전문학교를 2년동안 다니고 자격증을 따야 조종할 수 있다네요. 원래 곤돌라는
아주 화려한 장식을 달았던 배였는데 흑사병 이후 간소해졌다고 합니다.
아래의 사진은 곤돌라가 아닌, 수상택시를 타고 찍은 사진입니다.

베네치아는 거의 1200년 전 즈음에 이탈리아 내륙인들이 전쟁을 피하고저 갯벌
위에 세운 하나의 소국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피난용으로 만들었다가 점점
크기가 불어나면서 무슨 섬나라처럼 형성된거죠. 만든 과정을 보니 그냥 갯벌에
무식하게 끝을 깎은 통나무들을 아주 빽빽하게 세워 판을 만들고 그 위에
돌로 집을 지은 거더군요. 진정한 노가다...인간의 인내는 끝이 없다는 걸 알겠
더라구요.
베네치아의 건물들은 아주 낡은 게 아니면 대부분 겉만 조금 보수해서 쓰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이 200년은 기본으로 넘기는 건물들이 대부분이고, 천년이
지난 건물도 그냥 사람이 살더라구요. 뭐, 베네치아 뿐만 아니라 꽤 많은 유럽
국가들이 그냥 옛날 건물을 외장만 보수해서 유지해서 쓰더군요.
워낙 건물들 사이가 좁고 길과 다리가 미로처럼 굽이굽이 생겨놔서 길잃으면
그날로 죽습니다-_-; 그래서 가이드를 죽자살자 쫓아다녔죠. 하지만 정말 멋진
곳입니다. 왜 소설이나 영화에서 귀에 딱지앉도록 나오는지 알겠더라구요.
다음은 수도인 로마로 이동해서 성당들을 많이 봤습니다. 아래의 사진같은
성당이 이탈리아에는 아주 그냥 깔리고 널렸어요. 저런 초대형 성당들이
각 도시마다 다 있더군요. 듀오모라고 해서 그 동네에서 제일 큰 성당들이
다 하나씩 있다고 하더라구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 시국으로 들어가기 위한 줄 행렬 사이로
보이는 악사들입니다.
바티칸 시국으로 들어가는데 무려 2시간 반동안 기나긴 줄을 섰습니다.
아침 10시에 문을 연다기에 다들 8시에 와서 줄섰는데도 앞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원-_-; 들어가서 보니 정말 조그마한 나라예요. 세계에서
가장 큰 베드로 성당이 위치해 있고 나머지는 광장인데...그 광장만 나가면
바로 이탈리아;; 아래의 사진은 바티칸 시국 내의 모습입니다.
바티칸에서 천지창조도 보긴했는데요, 사진도 찍을 수 없고, 사람이 너무
미어터져서 제대로 감상도 못하겠더라구요. 큰 홀에 위벽부터 천장까지 죄다
그림인데 그걸 어찌 그렸을런지;
뭐, 글래디에이터에 나왔던 콜로세움[원래 이름은 아레나]도 보고 피사의
사탑도 봤는데 콜로세움은 너무 많이 손상되어 있어서 의외로 별 볼거리가
없었고...[안타까워요 ㅜㅜ] 피사의 사탑은 예상보다는 정말 많이 기울어
졌더군요. 아래에서 보니 무서웠습니다; 그나마 지금의 각도가 학자들이
10년동안 노력해서 0.5도 더 줄여놓은 거라고 하네요. 그러니까 현재는 5도
정도 기울어 진거죠. 웃긴 게 말이죠, 이 사탑이 4층부터는 똑바로 지어져
있습니다. 이 사탑이 몇백년 걸쳐서 지은거라, 후세의 건축가가 머리를 쓴거죠.
한번 사진찾아서 자~알 보세요.
이탈리아 다음의 행선지는 스위스 였습니다. 정말이지 이번 여행 중 최고로
아름다운 나라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알프스산도 적당히 끼었겠다, 초지도
많겠다, 바다는 없지만 호수도 많겠다...참 좋은 나라더라구요. 더군다나
어찌나 시원한지! 한여름에도 완전 가을날씨입니다. 겨울에는 예상보다 그리
많이 춥진 않다고 하네요.
▽스위스의 일반적인 광장을 끼고 도는 강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백조
입니다. 사람을 무서워 하질 않아요. 강가 계단까지 올라온 거 보이시죠?
▽알프스의 만년설을 보기위해 스위스의 알프스 기차를 타고 산을 올라가던
중 찍은 사진들입니다. 스위스 뿐 아니라 많은 유럽국가에서 이렇게 들판에
소를 풀어놓고 키웁니다. 기차 창문에 얼마나 소가 들이대는지 놀랬어요.
[독일에서는 주로 토끼들이 잔디밭을 마구 뛰어다니더군요-ㅂ-;]

아래의 사진이 바로 만년설! 융프라우라고 하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알프스의
봉우리에 올라와 찍은 사진입니다.

해발 3000미터가 넘는 고산지대라 머리가 막 웅웅거리더라고요;
그래도 정말 멋집니다. 의외로 별로 안춥더라구요. 이 고산지대로 다들 열심히
기차 타고 올라와서는 스키를 타거나 행글라이더를 타거나 하더군요.
기차에서 정말 웃긴 일이 있었는데 기차 안의 안내방송이 무려 7개국어가
나오더라구요. 독일어-영어-프랑스어-중국어-이탈리아어-일본어...
그리고 한국어가 나오는데...다른 말들은 다 멀쩡한데...왜 한국어만 북한
사람이 말한 것 마냥 나오는지-_-;; 진짜 방송 나올 떄 마다 한국사람들
다 웃었어요. 아무래도 스위스가 중립국가다 보니 망명온 북한 사람들에게
녹음을 부탁한 모양이던데; 참 웃겼습니다.
한가지 안타까운 게 요즘 지구 온난화가 너무 심해져서 이 만년설들이
쉴새없이 녹아없어진다고 합니다. 위의 사진을 보시면 눈 사이에 암석들이
보이는데, 원래 저게 보이면 안된다고 하네요. 눈이 알맞게 녹아서 초지에
스며들어야, 스위스 사람들이 살기 좋은데 자꾸 눈이 너무 많이 녹아서
나라의 미래가 걱정될 정도라고 하네요. 지구 멸망이 머지 않았는지 원...;;
이제부터가 제일 클라이막스...전 이걸 보고 울었습니다... 진짜 너무 가슴아팠어요.
바로'빈사의 사자상'이라고 하는것입니다. [사진은 스토리를 알고봐야 가슴 찢어집니다.
우선 스토리를 읽어보세요.] 죽어가는 사자라는 뜻이지요.
근데 그 사자가 누구냐...바로 스위스의 용병들입니다. 지금이야 스위스가
갑부나라지만 예전에는 정말 찢어지게 가난하고 자원이랄 것은 사람 밖에
없어서, 건강한 남성들이 타국에서 돈을 받고 용병으로 나간 거죠.
그 사자와 비유되는 용병들은 바로 루이16세의 스위스 용병들입니다. 프랑
스혁명이 너무나 거대화되고나서야 자기의 끝이 왔다는 것을 직감한 루이
16세는 세계 각국에서 고용한 용병들에게 자국으로 돌아가라고 명하는 데요,
그 와중에도...자기 후손들이 신뢰를 잃어 용병으로 다시 고용되지 못할 것을
염려한 스위스용병들은 죽더라도 끝까지 남기로 결심합니다.
가이드의 말로는 스위스 사람들은 계약서를 작성하는 과정은 매우 복잡해도
한번 약속한 건 중간에 절대로 바꾸지 않는다더군요.
그 신념으로 루이16세를 지키던 용병들은 결국 시민들에게 밟히고 맞아
죽는데...그냥 프랑스 국민들이 죽이기만 했음 좀 좋을까요. 그 시체들을
사지절단해서 머리통은 축구하는데 쓰고, 팔다리는 이리굴리고 저리굴리는 등..
인간으로서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선을 넘은거죠. 그 이야기가 당시 그 장면을
모두 목격한 스위스 출신 프랑스 장병에 의해 전해져서 결국 스위스에서 용병들을
위로하고자 전세계 화가들에게 표본그림공모를 했으나 영 별로여서 그 장병의 친구가
그린 사자가 그려진 그림이 뽑힙니다.
그 그림을 거대한 암벽에 일일이 조각을 해서 완성했는데...그 때 그 조각이
당시 용병들이 죽어가면서 느끼는 심정들[가족이나 추억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지나가는 거죠.]을 너무 잘 표현해서 보는 사람마다 울었다고 하네요.
그 조각의 표본 그림을 그린 화가는 조각 완성 후 20년이 지나서야 그 사자상을
처음봤는데...자신이 그린 그림에서 나온거지만 너무나 감격했다고 합니다.
그 사자상이 바로 아래의 사진입니다.

사진으로 보면 덜하지만 실제로 보면 사자 얼굴이 너무 딱하고 불쌍해서
앞에서 볼 수가 없을 정도예요. 그거 구경하던 사람들 다들 표정이 숙연
해질 정도였습니다. 너무 불쌍해서 사진 찍기도 송구스럽더라구요.
죽어가는 사람의 표정을 동물에 빗대어서 저렇게 리얼하게...정말 놀랬어요.
스위스는 용병이 유명하다 보니 군대도 유명한데...스위스 남자들은
군대가기 정말 좋아한다고 합니다. 스위스는 군대를 42세까지 1년에
3~4주 의무복역하는데요, 우리의 무슨 민방위 개념이 아니라 정식부대
개념입니다. 똑같은 부대에서 무려 20여년간 끊임없이 복무합니다.
그런데 왜 가는 걸 좋아하냐...스위스 남자들은 거의 삼돌이 수준으로
생활한다고 가이드가 그러더라구요. 가이드가 여성분인데, 남편분이
스위스인이어서 잘 아시더군요. 스위스 남자들은 생활도 아주 규칙적이고
직장에서 퇴근하면 바로 집으로 날아와서 아내일 다 자기가 하고 애들도
재우고 일주일에 한번씩 마트가서 짐꾼 노릇하고 휴가가면 한달 넘게
운전수 노릇에 바비큐만 굽고 빨래만 하는터라...
군대에 가면 6시까지 훈련 후에 12시 까지 자유 시간인지라 친구들이랑
맥주도 마시고 여기 쏘다니고 저기 쏘다니고 할 수 있어서 그렇게 군대가
는게 좋다고 하더라구요. 영장 나오면 좋다고 난리를 친다더군요^^;
그런데 이 좋은게 내년부터 32세로 줄어서 스위스 남자들이 아주 우울해
한다고 하더라구요. [시위도 했다고;;] 한국과 너무 다르죠.
뭐, 1편은 여기까지고...나머지는 프랑스랑 영국인데 프랑스랑 영국은
쓸 게 많아서 2편으로 넘기려구요. 2편은 내일 쓸테니까, 기대해 주세요♡
P.S : 보다보니 빼먹은 내용이 몇개 있어서 수정했어요^^ 사진도 몇개
더 넣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