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 전공이신 분들 들어주세요-.

by 이카루스 posted Aug 0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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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음 가족 여러분.
정말 오랜만에 글을 써보는 것 같아 조금 떨립니다.
전 고3 수험생입니다.

이야기 본격적으로 할게요.
말하자면 하소연 비슷한건데요.
답답하고. 어디 말할 때도 없고 해서 씁니다.


조금 길어요.
아니 쓰고나니까 정말 기네요.





전 인문계 고등학교에 에 다니고 있습니다.
제 꿈은 미대 쪽으로 가는 거였는데.
아빠가 반대를 심하게 하셔서 인문계쪽 문과 계열로 공부를 하고 있었어요.

6월 모의고사를 본 뒤.
대학과 과를 찾아보던 중.
절실하게 느낀 것은.

가고 싶은 과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제가 가고 싶은 과는 미대 쪽이었거든요.
그래서 심각하게 고민 하던 차에.
주위에서 많이 도와주셔서 어찌어찌해서 미술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미술 분야는 조소 입니다. )


솔직히 모험이죠.
주위에서는 제 정도 성적이면 조금 더 하면 인 서울 대학 갈 수 있을 거라고 왜 이제와서 예체능이냐고 하면서. (제 성적은 2등급 정도 나옵니다)
욕 많이 먹었어요. 정말로요. 선생한테도 욕먹고. 친구들한테도 눈초리 받고.


그래도 하고 싶은걸 하자.
이런 마음으로 학원을 계속 다니고 있었습니다.

학원에서 고3. 재수생. 삼수생 등. 많은 학생들이 다니고 있어요.
분위기를 살펴보니 다들 친하더라구요. (거의 1년 넘게 얼굴을 보고 있었으니 친하겠죠;)

전 원래 낯가림이 심한데다가 도저히 사이에 낄 분위기가 안되서;
혼자 열심히 학원을 나갔습니다. 다른 학생들 화기 애애할때.
저 혼자 뚱 하게 앉아서 실기 하는. 그런 분위기 입니다.


예체능 전공이신 분들은 아시겠네요.
방학에 특강이다 뭐다 하면서 하루 종일 학원에서 살다 시피 하잖아요.
그러면 저녁도 사먹어야 하겠죠.

애들은 삼삼오오 짝 지어서 밥 먹으로 나가는데.
전 어울리는 친구들이 없어서.
혼자 밥을 먹으러 나갑니다. (전 별 신경안썼어요;)

그런데 선생님들이 보시기엔 그게 딱했나봐요.
저에게 친구들을 사겨보라는 둥. 밥을 같이 먹으라고 시키기도 하고.
걱정해주시는 것 같아 고마웠지만;

저는 저녁 먹을 시간에 밥 먹으면서
문제집을 풀고 있거든요;


문과에서 예체능으로 옮기니까 공부할 시간이 예전 처럼 나지 않아서.
저 스스로 놀라고 걱정되기도 해서. 짜투리 시간을 이용하려구 안간힘을 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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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배경입니다;
그리고 오늘;. 정말 하고 싶은 말이예요.

어떤 선생님께서 선배들이랑 같이 밥 먹으라고 주선;을 해주셨는데.
제가 선배들한테 죄송하다고 하고 저 혼자 따로 밥 먹으로 나갔거든요.
선생님이 그걸 아시더니. 저한테.
자기 성의를 무시하는 거냐고 하면서.
왜 그렇게 왕따같이 혼자 지내냐고 하시더라구요.

대학가서도 그럴 거냐고. 아웃사이더 되면 어쩔꺼냐고요.
조소과는 인맥이 좁아서 거기서 거기인 사람들인데 지금 안사귀어 놓으면 언제 친해질거냐구요.

..........저 걱정해 주시는 것 같아서 고마운 감이 들었어요.

선생님이 왜 혼자 먹냐고 물으시길래.
혼자 뭐 하는게 있다고 대충 얼버무렸거든요.
솔직히 그 시간에 공부한다고 하면 잘난척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요.

그랬더니 집요하게 물으시더라구요.
결국은 대답했죠. 그 시간에 문제집 푼다구요.
그랬더니 선생님께서 그 시간에 문제를 풀어봤자 얼마냐 푸냐고.

[ 그렇게 공부가 좋으면 인문계 다녀서 서울대로 가지 왜 조소 시작했냐고. ]

하시더라구요.
그러시면서.

[ 조소과는 너 같은 애들(다른 애들이랑 잘 안 어울리는 애들)은 못한다. 난 공부도 할땐 공부만. 실기할땐 실기만 했는데 왜 넌 밥먹는 시간에 공부하냐. ]

이러시더라구요.

저번에도 그 선생님이 저한테.

[ 너 조소하는거 보면. 좋아서 하는 것 같지 않다. 왜 조소하냐. ]

물어보셨던 적이 있었거든요.


진짜 울고 싶어요.
누군 같이 안 놀고 싶냐구요.
같이 떠들고 싶은데.

그 애들은 저보다 실기 경력도 훨씬 되고.(몇 년씩 되니까요)
웃고 떠들고 해도 작품 나오는데.
저는 이래저래 애써도 완성도 못하고 버벅되고 있으니까.
재밌을 리가 없죠. 마음만 급하고.


실기 못하는거.
저 스스로도 알고 있는데.
이런 소리 들으니까
정말 눈물나고 좌절하게 되네요.


일단 성적이라도 나와야 대학을 쓰니까 공부하고 있는데.
이런 말 들으니까 정말 의욕상실이었어요.


예체능 전공이신 분들 생각은 어떠세요?
제가 좀 이상한가요?
......정말 심란해서 오늘은 아무것도 못하고 온 것 같아요.
공부도 실기도.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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