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는 집이 크게 세 종류인 거 같아요..
아파트나 맨션, 벽돌집, 판자집.. (우리가 말하는 그런 판자집이 아니라...)
옛날에 지은 집들은 거의 판자로 지은 집이고 요즘 돈 좀 있는 사람들은 아파트나 벽돌유닛에 삽니다..
백팩에서의 거시기한 몇 일을 보내고 단기셰어로 잠깐 들어갔었던 집이 판자집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 동네가 좀 가난한 동네였던가 봐요.. 거의 다 판자때기 집이었음..- 뭐 어쨌든
시끄럽고 허리아프고 밥도 제대로 못 해먹었던 백팩에서 벗어나서 너무너무 기뻤어용..
그래서 머물동안 ..먹고 죽자.. 이러면서 장을 엄청나게 봐가지고 더듬더듬 찾아서 정류장에 내렸답니다.
도심에서만 머물다가 주거지역에 처음 와서 그런지 어쩐지 진짜진짜 OTL ////
이 집이 저 집같고 저 집이 이 집같고... '내가 네 집으로 보이니!!?' 외국생활 처음 겪는 일이라고는 하지만
7시밖에 안 되었는데도 깜깜하고 비도 오고 양 손에는 장 바구니가 한가득이고..
ㅜ_ㅜ 그 상황에서 한 시간을 넘게 헤매고 또 헤매었답니다 흑흑..
근데 여기는 다들 가정생활에 충실한 건지 어쩐건지 깜깜해지면 돌아다니는 사람도 없어요..
물어보고 싶어도 아무도 없고 셰어마스터는 전화도 안 받고..
짐 들고 쫄딱 젖은 채로 낑낑대면서 저 멀리 있는 케이엡씨에 가서 물어보는 민망한 사태가 벌어졌더랍니다..
점원이 친절하게 지도까지 펼쳐 보이며 알려 주었으나(여기는 참 지도가 세밀하게 구석구석 잘 나와있어요..)
알게 뭐랍니까 이 동네 지리.. 다시 헤매고 헤매이다가 결국은..
어느 가정집 밖에서 도와달라고 소리쳐서 아저씨가 나와서 지도를 들고 한참 설명해 주었답니다..
그러면서 못 찾으면 다시 오라고 같이 가주겠다고..(미안하고 고마워요.... 아저씨..)
그러고도 한 십여분은 돌고 끝내는 집을 찾아갔더랍니다.. ㅠ_ㅠ
엉엉.. 울고 싶어도 눈물도 안 나오고.. 쳇..
라면이나 끓여먹자.. -_- 역시 라면은 한국께 최곱니다.. 맛도 없고 엉엉..
친구에게 이 얘길하니 추접스럽게 외국 처음간 티 낸다고.. 지금 생각해도 추접스럽긴 해요.. =..=
한국에 돌아가면 지리를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아주 친절하고 자세하게 알려주겠다고 굳게 다짐하였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