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한 얘기일 지도 모르지만.. 한 번 꺼내 봅니다..

by 로이히르 posted Aug 0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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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재수 중입니다..;
재수 학원은 학원인 만큼 여러 타입의 사람들이 있죠.
다양한 연령대는 물론이고 화려한 경력을 가진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런 타입의 사람은 정말 처음 봐서.. 어떻게 대해야 할지 전혀 모르겠습니다.
저와 친하게 지내고 있는 여러 친구들과 삼수하는 형들도 마찬가지구요..
그래서 제 마음에 담고 있는 것을 털어두는 겸.. 여러분들의 이야기도 들어봤으면, 하고 글을 올립니다.



학원에 처음 들어갔을 때, 저는 지방에서 올라왔던 지라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옆 자리에 앉아 있던 삼수하는 A형의 접근(;)으로 친분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이틀 정도는 둘이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B라는 전주에서 올라온 녀석하고 C라는 녀석이 저희와 같이 밥을 먹게 됐죠.

그러던 중 제가 김밥을 싸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도시락을 꺼내는 순간부터 뒤에서 부담스러운 눈빛을 느꼈던 거였죠..
돌아보니 특공대 출신의 빠른 82년생 반장형이 제 김밥을 보고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김밥을 권했고.. 그 형은 두 개 정도 집어 먹었죠.

그러고 나서 본래 4명의 멤버로 밥을 먹고 있었는데..
반장형이 밥을 초스피드로 먹은 다음(밥반장;;) 사이다 4개를 들고 오더라구요..
그래서 C가 "이거 왜 주시는 거에요?"하고 물었더니 "투자야."하고 얘기를 했었습니다.
그 때는 그 의미를 전혀 몰랐죠. 그냥 우스개소리인 줄 알고 있었습니다.

그 다음 날부터 반장형이 저희 멤버와 같이 밥을 먹게 되었고.
그 이후에 중앙대 경영 다니다 온 D라는 형도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아무런 이상 없이 한 달 정도가 지났습니다..
반장형이 도시락을 사러 간 사이에 C가 얘기를 꺼냈죠.
"반장형이 밥을 다 먹고 나면 메인 반찬들이 다 사라져 있어."
저희는 "설마..."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날부터 '관찰'을 시작했죠.
그랬더니. 과연 그랬던 겁니다.. 그 엄청난 스피드로.. "고기" 반찬만을 먹고 있었던 겁니다.;

처음에는 군대도 갔다 오고 지방에서 올라와서 고시원에 혼자 사니 좀 이해해 줘야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다 보니.. 그게 아니었죠. 정말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더군요.
같은 반찬을 사도 자기 반찬을 놔두고 남의 것부터 먹는 건.. 정말 어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A형이 반장형과 똑같은 반찬이 든 도시락을 사서 반장형의 반찬을 먹었습니다.
그러나 반장형은 한 수 위였습니다.
A형이 하나 먹으면 반장형도 하나 먹고.. 하는 식으로 언제나 '한 개' 앞서가고 있었던 겁니다;;

그 때부턴 정말 '졌다' 싶었죠. 그냥 그렇게 살기로 했습니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휴대폰을 문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요금제를 바꾸더군요.
평소에 전화를 엄청나게 사용하던 형인데.. 공부를 열심히 하려나.. 생각했습니다.

물론 이번 예상도 빗나가고 말았죠. 아이들의 휴대폰을 빌려서 통화하더라구요.
정말 사람이 맞나.. 싶었습니다.

더군다나 스승의 날에 걷었던 돈을 일부 빼돌린 것으로 거의 확정지어져서.
여자애들은 모두 반장형을 싫어하는 분위깁니다.

A형은 한 달 전에 편입으로 들어온 다른 반의 친구와 같이 점심을 먹고 있구요.
C도 거기로 같이 가서.. 현재는 B와, D형, 그리고 저와 반장형이 같이 밥을 먹습니다.
물론 사람이 줄어든 만큼 피해는 더 심하구요..
D형 같은 경우는 밥먹는 속도가 느려서 밥 반공기 정도는 김치만으로 밥을 먹고 있습니다.

"밥 좀 천천히 먹어요.."하는 완곡한 표현은 이미 써먹은지 옛날이구요.
그래봤자 자기는 지금이 천천히 먹는 거라는.. 그런 소리 밖에 하지 않습니다.
전혀 눈치도 없는 인간이구요;

대체 이 일을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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