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행기 2]

by 카이엔_ posted Feb 1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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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서울여행기 1]은

경험의 부족으로 손발-_-이 고생한 대략 코믹스런 이야기였지만


서울여행기 2는=_= 결코 즐겁지 않았던 압박스런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아마 외가쪽의 부산여행기(?) 도 포함될 전망-_-;


스크롤의 압박이 예상되지만, 지음인들의 의견을 꼭 듣고싶어요.


뭐, 기쁜 얘기부터 시작하죠.



서울에 가면 이번에 재수해서 외대 들어간 사촌언니가 있는데,

이번에 두애즈 5집을 라센으로 선물받았어요+_+♡

게다가 언니가 두애즈 1집부터 4집까지 노래를 전부 안다는 것에 초감동ㅠ_ㅠ

(언니가 엔라이를 좋아한다는 사실도 알게되었음)


그런데 라센 앨범 상태가-_-^

앞면에 금가있고 뒷면에 기스있고 위쪽에 깨져서 열면 분리되고...............................자켓도 구겨져있고

SM에 테러를 하든지 해야지;; 브로마이드 못 구한건 그렇다 쳐도요,

정말 사람 인내심 갖고 실험하는 겁니까-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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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여기까지는 웃기는 이야기였구요.


사실 작년부터 부모님 사이가 대단히 안 좋았어요.

간략히 얘기를 하자면, 제가 초등학교 6학년 때 아빠가 대기업에서 나오시고(이건 더욱 복잡한 사정),

부산에서 김해로 집을 이사하게 되었는데요.

사실 아빠 나이가 나이인지라, 그때까지 모아둔 돈으로 부모님의 의견이 갈리셨어요.

엄마는 안정적인 쪽이었지만, 아빠는 처음에 그것을 무시하고 주식투자를 하셨다가 실패하고 빚을 지게 되셨고,

엄마를 볼 면목이 없다며 계속 숨겨왔어요. 엄마는 모든 걸 공유하길 원했는데.

그러다가 제가 중3이 될 때쯤(1년전입니다) 엄마가 대충 낌새를 알아채셨어요. 아빠가 숨겨온 것을.

게다가 아빠가 외가댁을 담보로 돈을 빌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엄마는 단단히 삐지셨-_-어요.

엄마는 자존심이 워낙 센 분이라, 배신감...에 불타올랐고, 누구도 말릴 수 없었어요.


그래서 작년 설날부터 엄마는 시댁에 안 가셨습니다(눈치보인다고, 큰아버지들께 돈 빌린 것도 있고).

게다가 올해는 친정도 안 가셨어요.


정확한 사정(이 이야기를 모두 아는 사람은 큰아버지들과 저뿐입니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엄마에게 아빠를 용서하라고 강요(엄마 입장에선 강요겠지요)해 왔고

엄마는 배신감에 젖어 그 사람들을 모두 멀리해 버렸죠.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저랑 제 동생 등이 얼마나 터졌는지 모릅니다.


이번에 서울에선 더욱 기가막혔죠.

아까 두애즈 앨범 얘기에서 보였듯 제 마음을 이해해주는 건 사촌언니 뿐입니다.


사실 저희 친가는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에요, 다들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신앙 생활을 정말 열심히 하죠. 사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하나님, 예수님 믿어요. 하지만, 교회를 열심히 다니거나 신앙생활을 충실히 하지는 않습니다.


친가 사람들은 모두, 우리집에 닥친 이 불행이 모두 가족들이 교회를 열심히 안 다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맞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아빠가 대기업에서 나오신 건 제가 5학년 때인데, 온 가족이 교회를 다닌 건 제가 5학년 때까지였습니다.

6학년 때는 저 혼자만 다녔고, 이사와서도 혼자 다니다가 중2때부터는 외고준비를 이유로 교회를 잘 안 나가게 되었어요.

그나마도 3학년때는......... 끊고 말았습니다. 부모님 사이가 결정적으로 틀어진 건 이때죠.

게다가 목사님 말씀도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고..............................

핑계를 대자면 이것이 이유일까요.



세뱃돈을 주시면서, 모두들 저와 제 동생에게 교회에 다닐 것을 강요했어요.


이제 중학교에 올라가는 제 동생은 정신연령이 너무 어려 아무것도 몰라요.


기숙사 학교에 들어가는 저는 교회는 무슨요-_- 학교 옆에 도립공원밖에 없습니다.

몇 주 남지 않았지만, 아마 다시 다닌다면, 교회를 바꿔야 하겠죠. 아무래도 학원 선생님이 계신 쪽으로;;;

그래도 예수님 믿는 사람이라, 자꾸만 큰아버지와 할머니 말씀이 머리를 맴도는 것만 같으니까요.


안그래도 속 터질 것 같은데... 설날 가족예배를 보면서도 계속.......


전 그 집을 뛰쳐나가고 싶었습니다. 대체 날더러 어쩌란 말이에요.



세뱃돈이 천근만근 무거웠습니다. 언니가 눈치를 챘는지 때맞춰 두애즈 앨범을 선물로 주더군요-_-;


친척들이 부담스러워 미치겠어요.


그리고 엄마와 아빠와 저는 점점 극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다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되고 말았어요.


저는 처음에 제가 극단적으로 나가면 나를 봐서라도 화해해줄 줄 알았어요.

내가 공부 열심히 하면 나를 봐서라도 화해해줄 줄 알고, 공부 죽어라 해서 외고 갔습니다.

사실 부산외고 가고 싶었지만, 제가 굳이 기숙사 있는 학교로 간 이유는 엄마 아빠 얼굴을 매일 안 봐도 되기 때문이에요.


정말 너무 허탈해서.......... 전 평소에 뭘 보고도 절대 안 우는 사람이지만,

혼자 분해서 많이 울었어요. 요샌 저만 그런 게 아니라 엄마도 그럽니다.


도저히........ 나랑 동생이 끼어들어 노력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에요.


그러면서 우리 둘이 뭔가 해 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분위기 띄우려고 하면, 눈치없다고 욕 들어먹어요. 전 이제 새우등 터지며 살기 싫습니다.



사실, 안 해본 생각이 없습니다. 한번도 안 해본 반항이며, 말대꾸며, 가출까지.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들어앉아 있으면 살인충동까지 생깁니다. 하다못해 뺨이라도 후려갈기고 싶어요.


막말이지만 그럴 때 두애즈의 밝은 노래가 없었다면-_- 진짜 실행해 봤을지도.











이럴 때 하마사키 아유미의 ever free나 두애즈의 Under the Moon 같은 노래 듣고 있으면,

진짜 죽고 싶은데, 누가 알아줄까요.


그리고 오늘 부모님의 쌩뚱맞은 모습 보면서, 연휴에 또 새우등 터지면서,

외할머니께 죄송하다는 생각을 몇천 번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