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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아니야' 완전판 4권 권말 감상문 - 후지와라 모토오

우선 '순정만화를 읽고 있는 나'라는 상황이 웃겼다. 더구나 '감동한 나머지 폭포 같은 눈물을 흘리는 나'라는 상황도 대단히 웃겼다. 현재 스물한 살인 내가 연애만화 때문에 울고 웃었다는 사실에 왠지 무척이나 안심했달까.

[천사가 아니야]를 읽어보았습니다. 아주 재밌었어요. 이렇게 대충 얘기하면 잘 모르실 테니 제가 좋아하는 등장인물에 관해 남녀 한 사람씩 맘대로 떠들어보겠습니다. 평론가가 아니니까 주관적인 평인 걸 이해하세요.

남자-나카가와 켄이 맘에 들어요. 착하고 한심한 남자라서 정말 좋았죠. '하느님께 맹세코 나한텐 오직 너뿐이야!' 하느님 말고 너 자신에게 맹세하라고 한마디하고 싶지만 이 상황에선 너무나 아름다운 대사였답니다. 진심으로 맹세하는 모습이 아름답잖아요. 맹세해야 할 대상이 따로 있다는 걸 전혀 모르는 바보스런 점도 귀여워요. 한심하고 불안정하고 미완성인 사랑의 언어. 하지만 말하는 사람에게 망설임이 없다면 그건 굉장한 빛을 발하죠. 마치 마법처럼 말예요. 그런 말까지 했는데도 결국은 차이고 말았던 켄. 아주 매력적입니다.

여자-역시 마미야 유코가 최고예요. 이 녀석의 행동 하나하나가 감동의 도가니였습니다. 솔직히 주인공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죄송) 유콩 때문에는 6리터 정도의 눈물을 쏟았습니다.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상냥한 아이가 아닐까요. 우정도, 연애도, 곳곳에서 보여주는 세심한 배려도. 주인공의 목걸이를 빗속에서 찾아다니는 장면이 있는데, 바로 그 장면에 유콩의 모든 것이 집약돼 있다고 봅니다. 목걸이를 발견하고 울어버리는, 울면서도 웃고 있는. 저는 그 장면에서 온몸에 짜르르 전기가 오면서 눈물 콧물을 쏟았습니다. 그 후의 키스신도 마찬가지예요. 5년 동안 짝사랑했던 남자애와 키스신. 저도 모르게 그만 '유콩, 정말 잘됐구나.' 하고 몇 번이고 소리내어 말했을 정도랍니다. 콧물이 계속 나와서 아무리 훌쩍여도 마르지 않을 만큼...이건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니까 제 콧물 얘기는 나중에 합시다. 유콩이 한 말 중에 마음에 남는 명대사가 하나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성실하다면 가슴을 펴고 있을 수 있어' 어떤 장면에서 나온 대사인지 찾기 귀찮으니까 직접 읽고 확인해주세요. 이 말은 주위에서 흔히 듣는 말이지만 '유콩이 말했다'는 사실에 저는 박수를 보냅니다-
뭔가 줄줄이 딱딱한 소리를 늘어놓았는데, 한마디로 유콩은 귀엽단 소리예요. 너무 좋아하는 제 타입이란 얘기입니다. 스물한 살짜리 남자 뮤지션, 만화 등장인물에게 사랑을 불태우다. 농담거리도 안 되는군요.

그밖에도 얘기하고 싶은 인물은 잔뜩 있습니다. 사카모토 마사시도 좋아요. 그의 행동은 마치 도를 닦은 신선 같지요. 저는 이 다음에 신선이 되고 싶으니까 참고로 해야겠어요. '행복해지고 싶어서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인데'라는 말에는 정말 동감. 오직 그뿐인데 나는 과연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하라다 시노도 맘에 듭니다. 얘는 정말 인간적이죠. 리본 마스코트 코믹스판 부록페이지에서 '독자들에게 엄청 미움받은 캐릭터'라고 실렸지만 저는 좋아해요. 그저 일편단심일 뿐이잖아요. 그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구요. 그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거죠. '크게 내다보고 산다'는 느낌이랄까. 인간의 도덕관념에 해당되지 않는 사랑법도 있으니까요. 얘기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으니까 이쯤에서 마무리하죠.

근데 저는 사람을 좋아해요. 사람으로 태어난 걸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는 강인함' 따윈 필요 없어요. 리본으로 예쁘게 장식해서 선물로 준다 해도 받자마자 내다 버릴 겁니다. 혼자서 살아가는 게 과연 의미가 있을까요? 저는 고독이란 것에 전심전력으로 저항하고 언제든 다른 누군가를 찾을 거예요. 타인이 있어야 비로소 나도 존재하는 거니까. 서로 상처를 주는 것도 존재의 확인이니까. 이런 걸 포기하면 사람은 죽은 거나 마찬가지죠. 타인을, 누군가를 사랑하는 행위는 모든 가능성이 시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이 만화를 다 읽고 나서 했습니다. 하고 싶은 말 다 했으니 이만 끝낼까요? 야자와 아이 선생님, 정말 멋진 작품이었어요.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근데 전 요즘 하코네에 자주 가거든요. 선생님도 기분전환 삼아 한번 가보시면 어떨까요?

후지와라 모토오(藤原基央) 1979년생, 뮤지션. 치바현 출신. [BUMP OF CHICKEN]의 보컬 & 기타 담당. [Jupiter] 등의 CD 호평 발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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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천사가 아니야 완전판을 샀는데요,
4권 맨 끝부분에서 갑자기 '후지와라 모토오'라는 이름이 보여서 깜짝 놀랐습니다!
일본에서는 완전판이 2000년 12월경에 출간되었는데, 그때 후지군이 감상문을 썼나 봐요.
(그래서 글 내용에 보면 '스물한 살짜리 남자 뮤지션')
유콩이 타입이라는군요...눈물 6리터+_+!
글이 구절구절 너무 귀엽네요.
이 다음에 신선이 될 거랍니다;
  • ?
    도모토 3세 2004.12.28 20:46
    아앗...후지와라가 옛날에 만화책에 감상문을 썼었다는데 그게 천사가 아니야였군요!
    직접 읽어보니까 왠지 신기하네요^^;
    후지와라가 신선이라...가능할지도 모를일이에요 =_=;
  • ?
    絃指♪ 2004.12.28 23:03
    야자와 아이 만화는 다 재밌어요 헤헤
  • ?
    ★PIA★ 2004.12.28 23:05
    후지와라군이 쓴것도 있고 쿠로자와 유가 쓴것도 있지요~(천사가 아니야 완전판 소장중;;)
    하코네에 가면 후지를 볼수 있는걸까요 +_+ 순정만화 감상문이지만
    후지답게 저 거친 말들;; 뭐 그게 후지의 매력이지요~
  • ?
    귀여운소년♡ 2004.12.29 09:39
    저도 천사가 아니야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 감상문 좋군요^-^/
  • ?
    류우지 2004.12.29 11:19
    야자와 아이 정말 최고로 꼽는(....)
  • ?
    隆社長 2004.12.29 11:41
    후지와라가 이걸 읽었었구나..;
  • ?
    멋지다지구인 2004.12.29 12:22
    일반판 있어서 완전판 안샀는데;
    끝부분에 감상문이 실려있군요~
    나중에 돈 모으면 사야지;; -_-
  • ?
    marina 2004.12.29 12:23
    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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