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먼저 말씀드리자면 공연은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제가 원작 -디즈니의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의 광적인 팬임을 감안할때 이것은 대단히 후한 점수를 준 것이지요. 무대 구성과 연출, 공들인 세트와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특수효과,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 -특히 게스통 역의 이정용씨와 뤼미에르 역의 성기윤씨의 열연은 압권이었습니다. - 모두 최근에 본 뮤지컬들 중 가장 괜찮았다고 할수 있습니다만 몇가지 상당한 위화감을 주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불만점 이라고 할수있겠는데, 본격적인 감상평은 그것들을 중심으로 써내려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을 미리 밝히는 이유는 아래에 쓰여질 내용과는 별개로 이 공연을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입니다.)
공연은 전체 2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가 70분, 2부가 50분 으로 이루어져 있죠.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1부가 2부보다 시간상 더 많은 부분을 할당하고 있다는 겁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거의 대부분의 문제가 바로 여기서 비롯되었습니다.
1부가 끝나는 시점은 벨이 마법의 장미를 발견하고 성에서 도망치는 바로 그 순간 입니다. 벨과 비스트는 서로에 대해 조금의 애정도 가지고 있지 않았을 시점 이지요. 자, 이제 두 사람은 앞으로 50분 동안, 정확히 말하자면 두 사람이 사랑은 커녕 서로 미워하게 되기까지의 그 짧은 순간 -원작에서 보면 분명히 짧은 순간 이죠. 이 둘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닭살커플이 되어 그로부터 오랜시간동안 그 상태를 유지하지 않습니까?-보다 7분의 5 분량밖에 안되는 시간동안 사랑을 싹틔우고, 키워야 하며, 또 완성시켜야 합니다. 자연히 삭제와 무리한 전개가 이어질수 밖에요. 게다가 분명 무게중심은 벨과 비스트 사이의 연애감정에 잡혀있다고는 하지만, 미녀와 야수가 어디 그 둘만의 이야기던가요? 이야기의 악의축 -이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게스통과 그의 벨에 대한 집착, 벨의 아버지와 부녀간의 사랑 등등등, 2 부의 축 될 이야기들은 그밖에도 아주 많이 남아있다 이겁니다. 이부분 역시 잘려나갈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전개 과정이 억지스러워 질수 밖에요.
분명히 미녀와 야수의 1 부는 대단히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공연 전체 특수효과의 결정체 라고 할수있는 성에서의 식사시중 시퀸스 라거나 원작에서는 없었던 비스트의 독창이라거나.....그러나 아까서부터 계속해서 강조하는바, 무게중심을 두어야 할쪽은 1부의 풍성한 볼거리보다는 2부에서 전개될 이야기들 -미녀와 야수의 사랑, 게스통의 음모와 그 파국등- 이어야 했습니다. 뮤지컬쪽은 원작의 러닝타임 90분 보다 30분이나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매끄럽지 못하다고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억하십니까? 메인테마곡인 'Beauty and the Beast' 가 흐르는 가운데서 진행되는 벨과 비스트의 무도 시퀸스. 원작에서는 가히 아름다움과 감동의 결정체 였습니다만 뮤지컬에서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우선 원작같은 경우 당시에 동원할수 있는 기술은 전부 동원한 결과 만들어진 부드러운 카메라 웍과 인물들의 움직임 덕택에 둘이 춤을 추는 공간이 대단히 입체적으로 돋보였었는데요. 모순적이게도 3차원 공간은 뮤지컬 쪽임에도 불구하고 더 평면적이고 밋밋한 움직임을 보여주더군요. 이것은 세트 구성상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 둘이 춤을 추는 공간을 꽤나 좁게 잡았으며, 왈츠 같은 경우 무도회장을 쭈욱 돌아다니면서 추어줘야 하는데 뮤지컬에서는 그냥 양옆으로 움직이고 있을 따름 이었습니다. 게다가 그날따라 폿츠 부인 역의 문희경씨가 목 상태가 안좋았는지 노래 컨디션이 전체적으로 좀 쳐졌거든요. 가뜩이나 끊기면서 진행되었던 2부를 부활시킬, 제가 생각하기에 거의 유일한 기회였습니다만 그런식으로 놓쳐버리고 말더군요.
이밖에도 몇가지 소소한 옥의 티들이 있습니다. 맨처음 거지 노파가 요정으로 변신할때 허리에 매달려있는 피아노줄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보인다거나, 유일한 아역이라 할수있는 꼬마 찻잔 칩을 연기한 배우가 대사를 자주 더듬는다거나, 히어로 -야수- 현광원씨는 차라리 야수 분장을 했을때가 더 잘생겨 보인다거나.....이쯤되면 옥의 티라고 하기도 좀 그렇군요.
맨처음 '한번 볼까.' 라고 생각했던것은 아직 예매가 시작 되기도 한참전인 올해 초 였습니다. 대충 '공연 할것이다.' 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던 때였죠. 당시 왜 인지는 몰라도 제 주위에서 이상하게 디즈니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오더군요. 덕분에 '미녀와 야수' , '라이온 킹' 같은 작품들의 이야기가 상당히 귀에 익게 되었는데.....어쨌거나 본격적으로 예매를 하려고 마음먹은것은 2차 티켓의 오픈이 시작되고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의 7월 후반. 하루 하루 꼼꼼하게 잔여 좌석을 확인해가며 자리를 고르려고 애썼던 것이 엊그제 갔습니다만. 당시에만 해도 '9월 1 일은 꽤나 먼 미래의 일이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그 모두, 심지어는 공연까지도 지나간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아, 정말 세월은 괴로울 정도로 빨리 흘러 가는군요.
PS. 공연전에 애니메이션의 스토리가 잘 생각이 나지 아니 하신다는 아버지께 간략히 설명을 드렸는데.....
'대체 게스통은 무슨죄로 죽어야만 했지?' 라고 농담조로 얘기하시더군요.
'사유지및 가택 무단 침입에 살인미수' 정도 되지 않을까요?
PS2. 이 글은 제 블로그에 먼저 작성한후, 이 곳에 퍼온 것입니다.
공연은 전체 2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가 70분, 2부가 50분 으로 이루어져 있죠.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것은 1부가 2부보다 시간상 더 많은 부분을 할당하고 있다는 겁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거의 대부분의 문제가 바로 여기서 비롯되었습니다.
1부가 끝나는 시점은 벨이 마법의 장미를 발견하고 성에서 도망치는 바로 그 순간 입니다. 벨과 비스트는 서로에 대해 조금의 애정도 가지고 있지 않았을 시점 이지요. 자, 이제 두 사람은 앞으로 50분 동안, 정확히 말하자면 두 사람이 사랑은 커녕 서로 미워하게 되기까지의 그 짧은 순간 -원작에서 보면 분명히 짧은 순간 이죠. 이 둘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닭살커플이 되어 그로부터 오랜시간동안 그 상태를 유지하지 않습니까?-보다 7분의 5 분량밖에 안되는 시간동안 사랑을 싹틔우고, 키워야 하며, 또 완성시켜야 합니다. 자연히 삭제와 무리한 전개가 이어질수 밖에요. 게다가 분명 무게중심은 벨과 비스트 사이의 연애감정에 잡혀있다고는 하지만, 미녀와 야수가 어디 그 둘만의 이야기던가요? 이야기의 악의축 -이라고 말하기는 좀 그렇지만- 게스통과 그의 벨에 대한 집착, 벨의 아버지와 부녀간의 사랑 등등등, 2 부의 축 될 이야기들은 그밖에도 아주 많이 남아있다 이겁니다. 이부분 역시 잘려나갈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전개 과정이 억지스러워 질수 밖에요.
분명히 미녀와 야수의 1 부는 대단히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공연 전체 특수효과의 결정체 라고 할수있는 성에서의 식사시중 시퀸스 라거나 원작에서는 없었던 비스트의 독창이라거나.....그러나 아까서부터 계속해서 강조하는바, 무게중심을 두어야 할쪽은 1부의 풍성한 볼거리보다는 2부에서 전개될 이야기들 -미녀와 야수의 사랑, 게스통의 음모와 그 파국등- 이어야 했습니다. 뮤지컬쪽은 원작의 러닝타임 90분 보다 30분이나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매끄럽지 못하다고 느껴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억하십니까? 메인테마곡인 'Beauty and the Beast' 가 흐르는 가운데서 진행되는 벨과 비스트의 무도 시퀸스. 원작에서는 가히 아름다움과 감동의 결정체 였습니다만 뮤지컬에서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우선 원작같은 경우 당시에 동원할수 있는 기술은 전부 동원한 결과 만들어진 부드러운 카메라 웍과 인물들의 움직임 덕택에 둘이 춤을 추는 공간이 대단히 입체적으로 돋보였었는데요. 모순적이게도 3차원 공간은 뮤지컬 쪽임에도 불구하고 더 평면적이고 밋밋한 움직임을 보여주더군요. 이것은 세트 구성상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만 둘이 춤을 추는 공간을 꽤나 좁게 잡았으며, 왈츠 같은 경우 무도회장을 쭈욱 돌아다니면서 추어줘야 하는데 뮤지컬에서는 그냥 양옆으로 움직이고 있을 따름 이었습니다. 게다가 그날따라 폿츠 부인 역의 문희경씨가 목 상태가 안좋았는지 노래 컨디션이 전체적으로 좀 쳐졌거든요. 가뜩이나 끊기면서 진행되었던 2부를 부활시킬, 제가 생각하기에 거의 유일한 기회였습니다만 그런식으로 놓쳐버리고 말더군요.
이밖에도 몇가지 소소한 옥의 티들이 있습니다. 맨처음 거지 노파가 요정으로 변신할때 허리에 매달려있는 피아노줄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보인다거나, 유일한 아역이라 할수있는 꼬마 찻잔 칩을 연기한 배우가 대사를 자주 더듬는다거나, 히어로 -야수- 현광원씨는 차라리 야수 분장을 했을때가 더 잘생겨 보인다거나.....이쯤되면 옥의 티라고 하기도 좀 그렇군요.
맨처음 '한번 볼까.' 라고 생각했던것은 아직 예매가 시작 되기도 한참전인 올해 초 였습니다. 대충 '공연 할것이다.' 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던 때였죠. 당시 왜 인지는 몰라도 제 주위에서 이상하게 디즈니 뮤지컬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나오더군요. 덕분에 '미녀와 야수' , '라이온 킹' 같은 작품들의 이야기가 상당히 귀에 익게 되었는데.....어쨌거나 본격적으로 예매를 하려고 마음먹은것은 2차 티켓의 오픈이 시작되고도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의 7월 후반. 하루 하루 꼼꼼하게 잔여 좌석을 확인해가며 자리를 고르려고 애썼던 것이 엊그제 갔습니다만. 당시에만 해도 '9월 1 일은 꽤나 먼 미래의 일이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그 모두, 심지어는 공연까지도 지나간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아, 정말 세월은 괴로울 정도로 빨리 흘러 가는군요.
PS. 공연전에 애니메이션의 스토리가 잘 생각이 나지 아니 하신다는 아버지께 간략히 설명을 드렸는데.....
'대체 게스통은 무슨죄로 죽어야만 했지?' 라고 농담조로 얘기하시더군요.
'사유지및 가택 무단 침입에 살인미수' 정도 되지 않을까요?
PS2. 이 글은 제 블로그에 먼저 작성한후, 이 곳에 퍼온 것입니다.
그 정도로 사형이면, 무섭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