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VERY SECRET DIARY OF
BOROMIR OF GONDOR
곤도르 사람 보로미르의 비밀일기
1일째:
엘론드의 회의에 참석하다. 아라곤은 언제나처럼 잘난척임.
그 엘프 미녀를 좀 꼬셨다고 자기가 엄청 잘난 줄 안다.
내 말은, 넓은 가슴에, 단단하고 뚜렷한 근육질에,
야외에서 그을린 피부에, 남자다운 수염을 좀 갖고
있다고 해서 곧... 뭐지? 잠깐 삼천포로 빠졌다.
어떤 종류의 임무를 수행하기로 동의함.
와중에 아라곤의....무례함 때문에 주위가 흩어짐.
웁스.
3일째:
멍청이같은 반지. 멍청이같은 여행. 멍청이같은 원정대.
4일째:
오늘 프로도가 반지를 떨어뜨렸다. 내가 주웠지만,
아라곤이 다시 그걸 프로도에게 돌려주라고 했다.
거만한 개x식. 곤도르의 뿔나팔로 녀석의...를
밀어버린다면 어떤 기분이 될지 궁금하...
멍청이같은 반지.
5일째:
아라곤이 프로도에게 푹 빠졌다는 건 자명함.
하하! 하!
무슨 짓을 하려 든다면 샘 손에 죽을 거다.
6일째:
아라곤은 아직도 프로도에게 빠져 있음.
"보로미르, 프로오오도오에게 반지를 돌려줘."
"보로미르. 내가 프로도를 카라드라스로 지고 가겠다."
"보로미르, 잠든 프로도의 목을 따고 반지를
가져가려고 하는 건 그만둬."
뻔뻔스러운 편애가 제일 짜증남.
10일째:
아라곤은 왜 날 좋아하지 않는 거지?
11일째:
프로도를 모리아의 광산 밖으로 들고 갔다.
사실은 꽤 마음에 드는 경험이었음.
윈데미르 삼촌처럼 변태 호빗광이 되는 건 아니길 바람.
삼촌한테 그 이후 일어난 일을 생각해 보면 더더욱.
메리랑 피핀도 귀여운 것들이긴 하지만....
다른 소식으로는, 간달프 죽음.
30일째:
로스로리엔. 갈라드리엘 삼삼함.
그녀가 내 억세고 지저분한 남성미에 매혹되었다는 걸 확신함.
레골라스가 갈라드리엘의 분수에서 목욕을 했다.
말썽을 일으킴. 하. 하. 쪼다같은 엘프.
머리도 염색하고 있는 게 틀림없음.
그리고 코에 뾰루지도 하나 났음.
아라곤은 우리도 목욕을 하는 게 어떠냐고 제의했다.
같이 목욕하자는 말이 아니라는 걸
아슬아슬한 타이밍으로 깨달았음.
멍청이같은 아라곤.
33일째:
프로도가 반지를 갖고서는 이상한 행동을 함.
심지어 내가 그걸 보지도 못하게 함. 반지를 잠깐 보려고
프로도와 약간 난투를 벌였다는 건 인정해야겠음.
프로도가 투명인간이 되기 전까지 같이 뒹굴었다.
슬쩍 껴안고 싶었지만 참았음.
(얼굴에 펀치를 맞았더니 조금 견디기 쉬웠다.)
아라곤이 질투하겠지. 하!
35일째: 오크들에게 살해당함.
멍청이같은 오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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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ERY SECRET DIARY OF
FRODO BAGGINS
프로도 배긴즈의 비밀일기
1일째:
엘론드 성관에서 긴 잠을 자고 깨어났더니 훨씬 기분이 좋음.
그리고 샘이 굉장한 안마랑 버블바스를 시켜줬다.
플라토닉한 형제애는 아주 멋지다.
어째서 샘이 내 발가락을 햝아야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엘프식 약 처방하고 관련이 있는 것이 틀림없다.
3일째:
모르도르로 반지를 가져가겠다고 했다.
뒤에 생각해 보자니, 바보짓을 한 것 같다.
4일째:
아라곤과 보로미르가 누가 나를 카라드라스로
업고 갈 것인지에 대해 심하게 싸웠다.
아라곤은 보로미르를 눈밭 위로 밀쳤고,
보로미르는 아라곤의 귀를 물어뜯었다.
반지는 내 생각보다 더 심각하게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틀림없다.
6일째:
깨어나서 아라곤이 내 셔츠에 달린 단추를 가지고
놀고 있는 걸 발견했다.
반지를 노리고 있는 게 틀림없다.
빌어먹을 반지의 유혹같으니라구.
무슨짓을 하려고 든다면 샘 손에 죽을 테지만.
10일째:
오늘 레골라스가 자기 활로 내 허벅지 안쪽을 쓰다듬었다.
아연실색. 레골라스가 반지를 원하고 있는 줄은 전혀 몰랐음.
정말 끔찍한 힘을 가진 물건임에 틀림없다.
11일째:
간달프가 아주 이상한 마술을 보여줬다.
뾰족한 마법사 모자는 단순한 쇼를 위한 것이 아니었음.
반지가 간달프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간달프가 아주 괴짜인 건지 모르겠음.
24일째:
결국엔 휴식. 모리아의 광산은 너무 어두워서
아라곤이 요즘처럼 나를 찾아내서 꼬집지 못한다.
간달프가 그림자 속으로 떨어졌다.
뾰족한 모자가 사라지는 것을 보니 슬펐다.
27일째:
로스로리엔은 아주 예쁘다. 갈라드리엘도 예쁘다.
절대반지를 주려고 했는데, 그녀는 "아니, 내가
당신에게서 원하는 건 다른 거에요, 프로도 배긴즈"
라고 되풀이하며 내 반바지 속으로 발을 밀어넣으려 했다.
반바지를 좋아하는 것 같길래, 내 여분의 반바지를 선사했다.
로스로리엔에서는 반바지가 부족한 모양이다.
30일째:
하루종일 배에서 노를 저었다. 아주 지쳤음.
메리와 피핀이 단체로 안마를 해주겠다고 했다.
이런 사려깊은 친구들을 가지고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반지가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아 기쁘다.
등 및 다른 부위를 그렇게까지 자주 문지를 필요는 없었지만.
피핀은 우리가 사촌간이라는 걸 기억하고 있겠지? 그렇지?
그렇지?
33일째:
보로미르가 반지를 가져가려고 했다.
백퍼센트 확실하진 않지만, 잠깐 또
끌어안으려고 했었던 것 같다.
보로미르가 꽤 몸집이 큰 관계로, 아주 당황했다.
36일째:
모두 다 나한테 덤벼든다. 견딜 수 없다.
모르도르를 향해 떠남.
샘도 함께 간다. 다행이다. 샘의 특기인
플라토닉한 형제애의 발 마사지도 더 받을 수 있겠지.
그래도 다른 일행을 떠나는 건 슬프다.
김리가 꽤 마음에 들고 있었는데.
육중하게 땋은 머리에 거대한 헬멧에, 몸이 떨렸었는데.
뭐, 어차피 나를 좋아했을 리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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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ERY SECRET DIARY OF
SAMWISE GAMGEE
샘와이즈 갬지의 비밀일기
1일째:
프로도님이 모르굴의 검에 찔렸음.
안 돼! 하고 피핀이 비명을 질렀다.
피핀한테 프로도님은 죽긴 너무 섹시하니까
괜찮을 거라고 말해 주었다.
내가 너무 큰 소리로 말했던가?
3일째:
프로도님을 따라서 리벤델로 갔다.
엘프들이 치료해 줄 거라고 했음.
간달프는 무의식 상태의 불쌍한 프로도님이
더러운 옷을 벗도록 도와주라고 했다. 그래서
옷을 벗긴 다음에 목욕을 시켰다. 한번 더 시켰다.
그 다음에 또 시켰다. 간달프가 와서는
'목욕 여섯 번이면 충분하다, 샘와이즈 갬지'라고 말했다.
늙은 건달 할아범은 아마 제2기 이후로
목욕한 적이 없는 모양임.
4일째:
프로도님을 목욕시킬 때도 다시 되지 않았을까?
5일째:
엘프식 버블바스는 색깔도 가지가지로 예쁘다.
간달프는 재미없다.
흥.
6일째:
프로도님이 깨어났다! 손가락이 쭈글쭈글하게 불은 것에 대해
의아해 하는 것만 빼면 상태가 좋아 보인다.
목욕에 관해선 아무 말 않기로 결심했다.
7일째:
엘론드의 회의에 숨어들어감.
프로도는 모르도르로 반지를 가져가겠다고 자원했다.
프로도님은 너무 용감하고 잘 생긴데다 키도 크고 멋져어!
그래 알았어, 그렇게 키가 큰 건 아닐지도 몰라.
8일째:
모르도르를 향해 떠남.
원정대의 다른 멤버들은 내 생각엔 아주 위험하다.
특히 보로미르. "메리와 피핀에게 칼싸움을 가르친다"라고?
그럼 로벨리아 아줌마가 내 고모겠다. 반바지의 키 작은
남자들과 뒹구는 걸 좋아하는 변태 호빗광임에 틀림없음.
9일째:
아라곤도 보로미르만큼 변태적임.
프로도를 마음에 들어하는 것이 틀림없음.
무슨 짓을 하려고 든다면 내 손에 죽을 것임.
10일째:
모리아의 광산은 아주 어둡다.
어둠 속에서 아라곤이 프로도님을 잡으려고 할 때마다
칼등으로 때려줬다.
간달프가 바닥 없는 심연 속으로 떨어졌다.
프로도님은 나중에 뾰족한 마법사 모자에 대해
뭐라고 얘길 했었는데, 나는 샤이어 출신의 순진하고
어린 호빗인지라 뭔 얘긴지 모르겠음.
피핀 말로는 레골라스가 김리를 꼬시고 있다고 한다.
우웩.
15일째:
로스로리엔 아주 예쁨. 금발의 엘프 귀부인이
불쌍한 프로도님을 완전히 찍어버렸다. 피핀도 이에 동의.
난 그 둘이 키 차이가 나서 관계가 불가능할 거라고 말했는데,
피핀은 프로도님이 죽마를 타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피핀이 싫다.
22일째:
로스로리엔을 떠남. 욕심 많은 엘프 마님 안녕.
정확히 어디로 가는지 잘 모르겠으나, 배를 받은 걸 보니
확실히 물과 관련된 장소인 모양임.
사실 프로도님과 같은 배를 타는 이상 상관없음.
23일째:
보로미르가 결국 프로도님에게 욕구불만의 욕정을 드러냈다.
물론 거절당했지만(만세!) 가히 가관이었다.
반지를 손에 넣어서 세상을 통치하고 악을 쓰러뜨리려
했다는 주장이지만, 그게 죄다 뻥이라는 건 누구나 안다.
그렇잖아?
24일째:
보로미르가 오크들한테 살해당했다.
오크들도 쓸만한 구석이 있다는 걸 알았다.
프로도 모르도르로 떠남. 나도 데려감. 만세!
뭔가 좀 위로를 해드려야 할 것 같다. 김리와 헤어져야
했던 게 엄청나게 유감이었던 모양이고, 우울한 와중에
암흑 군주의 거친 황무지에서 숫총각으로 죽을 게 뻔하단다.
그 점은 좀 두고 봐야겠다
BOROMIR OF GONDOR
곤도르 사람 보로미르의 비밀일기
1일째:
엘론드의 회의에 참석하다. 아라곤은 언제나처럼 잘난척임.
그 엘프 미녀를 좀 꼬셨다고 자기가 엄청 잘난 줄 안다.
내 말은, 넓은 가슴에, 단단하고 뚜렷한 근육질에,
야외에서 그을린 피부에, 남자다운 수염을 좀 갖고
있다고 해서 곧... 뭐지? 잠깐 삼천포로 빠졌다.
어떤 종류의 임무를 수행하기로 동의함.
와중에 아라곤의....무례함 때문에 주위가 흩어짐.
웁스.
3일째:
멍청이같은 반지. 멍청이같은 여행. 멍청이같은 원정대.
4일째:
오늘 프로도가 반지를 떨어뜨렸다. 내가 주웠지만,
아라곤이 다시 그걸 프로도에게 돌려주라고 했다.
거만한 개x식. 곤도르의 뿔나팔로 녀석의...를
밀어버린다면 어떤 기분이 될지 궁금하...
멍청이같은 반지.
5일째:
아라곤이 프로도에게 푹 빠졌다는 건 자명함.
하하! 하!
무슨 짓을 하려 든다면 샘 손에 죽을 거다.
6일째:
아라곤은 아직도 프로도에게 빠져 있음.
"보로미르, 프로오오도오에게 반지를 돌려줘."
"보로미르. 내가 프로도를 카라드라스로 지고 가겠다."
"보로미르, 잠든 프로도의 목을 따고 반지를
가져가려고 하는 건 그만둬."
뻔뻔스러운 편애가 제일 짜증남.
10일째:
아라곤은 왜 날 좋아하지 않는 거지?
11일째:
프로도를 모리아의 광산 밖으로 들고 갔다.
사실은 꽤 마음에 드는 경험이었음.
윈데미르 삼촌처럼 변태 호빗광이 되는 건 아니길 바람.
삼촌한테 그 이후 일어난 일을 생각해 보면 더더욱.
메리랑 피핀도 귀여운 것들이긴 하지만....
다른 소식으로는, 간달프 죽음.
30일째:
로스로리엔. 갈라드리엘 삼삼함.
그녀가 내 억세고 지저분한 남성미에 매혹되었다는 걸 확신함.
레골라스가 갈라드리엘의 분수에서 목욕을 했다.
말썽을 일으킴. 하. 하. 쪼다같은 엘프.
머리도 염색하고 있는 게 틀림없음.
그리고 코에 뾰루지도 하나 났음.
아라곤은 우리도 목욕을 하는 게 어떠냐고 제의했다.
같이 목욕하자는 말이 아니라는 걸
아슬아슬한 타이밍으로 깨달았음.
멍청이같은 아라곤.
33일째:
프로도가 반지를 갖고서는 이상한 행동을 함.
심지어 내가 그걸 보지도 못하게 함. 반지를 잠깐 보려고
프로도와 약간 난투를 벌였다는 건 인정해야겠음.
프로도가 투명인간이 되기 전까지 같이 뒹굴었다.
슬쩍 껴안고 싶었지만 참았음.
(얼굴에 펀치를 맞았더니 조금 견디기 쉬웠다.)
아라곤이 질투하겠지. 하!
35일째: 오크들에게 살해당함.
멍청이같은 오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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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ERY SECRET DIARY OF
FRODO BAGGINS
프로도 배긴즈의 비밀일기
1일째:
엘론드 성관에서 긴 잠을 자고 깨어났더니 훨씬 기분이 좋음.
그리고 샘이 굉장한 안마랑 버블바스를 시켜줬다.
플라토닉한 형제애는 아주 멋지다.
어째서 샘이 내 발가락을 햝아야 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엘프식 약 처방하고 관련이 있는 것이 틀림없다.
3일째:
모르도르로 반지를 가져가겠다고 했다.
뒤에 생각해 보자니, 바보짓을 한 것 같다.
4일째:
아라곤과 보로미르가 누가 나를 카라드라스로
업고 갈 것인지에 대해 심하게 싸웠다.
아라곤은 보로미르를 눈밭 위로 밀쳤고,
보로미르는 아라곤의 귀를 물어뜯었다.
반지는 내 생각보다 더 심각하게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이 틀림없다.
6일째:
깨어나서 아라곤이 내 셔츠에 달린 단추를 가지고
놀고 있는 걸 발견했다.
반지를 노리고 있는 게 틀림없다.
빌어먹을 반지의 유혹같으니라구.
무슨짓을 하려고 든다면 샘 손에 죽을 테지만.
10일째:
오늘 레골라스가 자기 활로 내 허벅지 안쪽을 쓰다듬었다.
아연실색. 레골라스가 반지를 원하고 있는 줄은 전혀 몰랐음.
정말 끔찍한 힘을 가진 물건임에 틀림없다.
11일째:
간달프가 아주 이상한 마술을 보여줬다.
뾰족한 마법사 모자는 단순한 쇼를 위한 것이 아니었음.
반지가 간달프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간달프가 아주 괴짜인 건지 모르겠음.
24일째:
결국엔 휴식. 모리아의 광산은 너무 어두워서
아라곤이 요즘처럼 나를 찾아내서 꼬집지 못한다.
간달프가 그림자 속으로 떨어졌다.
뾰족한 모자가 사라지는 것을 보니 슬펐다.
27일째:
로스로리엔은 아주 예쁘다. 갈라드리엘도 예쁘다.
절대반지를 주려고 했는데, 그녀는 "아니, 내가
당신에게서 원하는 건 다른 거에요, 프로도 배긴즈"
라고 되풀이하며 내 반바지 속으로 발을 밀어넣으려 했다.
반바지를 좋아하는 것 같길래, 내 여분의 반바지를 선사했다.
로스로리엔에서는 반바지가 부족한 모양이다.
30일째:
하루종일 배에서 노를 저었다. 아주 지쳤음.
메리와 피핀이 단체로 안마를 해주겠다고 했다.
이런 사려깊은 친구들을 가지고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반지가 그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아 기쁘다.
등 및 다른 부위를 그렇게까지 자주 문지를 필요는 없었지만.
피핀은 우리가 사촌간이라는 걸 기억하고 있겠지? 그렇지?
그렇지?
33일째:
보로미르가 반지를 가져가려고 했다.
백퍼센트 확실하진 않지만, 잠깐 또
끌어안으려고 했었던 것 같다.
보로미르가 꽤 몸집이 큰 관계로, 아주 당황했다.
36일째:
모두 다 나한테 덤벼든다. 견딜 수 없다.
모르도르를 향해 떠남.
샘도 함께 간다. 다행이다. 샘의 특기인
플라토닉한 형제애의 발 마사지도 더 받을 수 있겠지.
그래도 다른 일행을 떠나는 건 슬프다.
김리가 꽤 마음에 들고 있었는데.
육중하게 땋은 머리에 거대한 헬멧에, 몸이 떨렸었는데.
뭐, 어차피 나를 좋아했을 리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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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VERY SECRET DIARY OF
SAMWISE GAMGEE
샘와이즈 갬지의 비밀일기
1일째:
프로도님이 모르굴의 검에 찔렸음.
안 돼! 하고 피핀이 비명을 질렀다.
피핀한테 프로도님은 죽긴 너무 섹시하니까
괜찮을 거라고 말해 주었다.
내가 너무 큰 소리로 말했던가?
3일째:
프로도님을 따라서 리벤델로 갔다.
엘프들이 치료해 줄 거라고 했음.
간달프는 무의식 상태의 불쌍한 프로도님이
더러운 옷을 벗도록 도와주라고 했다. 그래서
옷을 벗긴 다음에 목욕을 시켰다. 한번 더 시켰다.
그 다음에 또 시켰다. 간달프가 와서는
'목욕 여섯 번이면 충분하다, 샘와이즈 갬지'라고 말했다.
늙은 건달 할아범은 아마 제2기 이후로
목욕한 적이 없는 모양임.
4일째:
프로도님을 목욕시킬 때도 다시 되지 않았을까?
5일째:
엘프식 버블바스는 색깔도 가지가지로 예쁘다.
간달프는 재미없다.
흥.
6일째:
프로도님이 깨어났다! 손가락이 쭈글쭈글하게 불은 것에 대해
의아해 하는 것만 빼면 상태가 좋아 보인다.
목욕에 관해선 아무 말 않기로 결심했다.
7일째:
엘론드의 회의에 숨어들어감.
프로도는 모르도르로 반지를 가져가겠다고 자원했다.
프로도님은 너무 용감하고 잘 생긴데다 키도 크고 멋져어!
그래 알았어, 그렇게 키가 큰 건 아닐지도 몰라.
8일째:
모르도르를 향해 떠남.
원정대의 다른 멤버들은 내 생각엔 아주 위험하다.
특히 보로미르. "메리와 피핀에게 칼싸움을 가르친다"라고?
그럼 로벨리아 아줌마가 내 고모겠다. 반바지의 키 작은
남자들과 뒹구는 걸 좋아하는 변태 호빗광임에 틀림없음.
9일째:
아라곤도 보로미르만큼 변태적임.
프로도를 마음에 들어하는 것이 틀림없음.
무슨 짓을 하려고 든다면 내 손에 죽을 것임.
10일째:
모리아의 광산은 아주 어둡다.
어둠 속에서 아라곤이 프로도님을 잡으려고 할 때마다
칼등으로 때려줬다.
간달프가 바닥 없는 심연 속으로 떨어졌다.
프로도님은 나중에 뾰족한 마법사 모자에 대해
뭐라고 얘길 했었는데, 나는 샤이어 출신의 순진하고
어린 호빗인지라 뭔 얘긴지 모르겠음.
피핀 말로는 레골라스가 김리를 꼬시고 있다고 한다.
우웩.
15일째:
로스로리엔 아주 예쁨. 금발의 엘프 귀부인이
불쌍한 프로도님을 완전히 찍어버렸다. 피핀도 이에 동의.
난 그 둘이 키 차이가 나서 관계가 불가능할 거라고 말했는데,
피핀은 프로도님이 죽마를 타면 되지 않느냐고 했다.
피핀이 싫다.
22일째:
로스로리엔을 떠남. 욕심 많은 엘프 마님 안녕.
정확히 어디로 가는지 잘 모르겠으나, 배를 받은 걸 보니
확실히 물과 관련된 장소인 모양임.
사실 프로도님과 같은 배를 타는 이상 상관없음.
23일째:
보로미르가 결국 프로도님에게 욕구불만의 욕정을 드러냈다.
물론 거절당했지만(만세!) 가히 가관이었다.
반지를 손에 넣어서 세상을 통치하고 악을 쓰러뜨리려
했다는 주장이지만, 그게 죄다 뻥이라는 건 누구나 안다.
그렇잖아?
24일째:
보로미르가 오크들한테 살해당했다.
오크들도 쓸만한 구석이 있다는 걸 알았다.
프로도 모르도르로 떠남. 나도 데려감. 만세!
뭔가 좀 위로를 해드려야 할 것 같다. 김리와 헤어져야
했던 게 엄청나게 유감이었던 모양이고, 우울한 와중에
암흑 군주의 거친 황무지에서 숫총각으로 죽을 게 뻔하단다.
그 점은 좀 두고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