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진짜 우울하고 짜증나는 최악의 크리스마스였어요.
크리스마스 기분 전혀 못 내고...
전 누구한테든 아쉬운 소리는 못 하는 성격이거든요.
가족이던, 친구던, 직장상사던, 선생님이던...
더 안 좋은 버릇이고 성격일 수 있는데, 혼자 꿍하고만 있어요.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하는 것도 아니고.
유학가고, 지방가고 이래저래 친구들을 빼고나면,
서울에 남아 있는 2명의 친구들이 있어요. S양과 J양이라 하겠습니다.
같은 학교를 다녀서 그런지 3년전 부터는 둘이 더 친해 보이는 거예요.
혼자 막 화 나다가도 그 친구들 얼굴보면 다시 풀리고...
그런데 얼마 전부터는 제가 아주 왕따 같은 기분이더라구요.
버스 같은 걸 타도 늘 둘만 앉고 전 따로 앉고,
4인 테이블에 가면 둘이 같이 앉고 전 따로 앉고,
J양과 제가 마주보고 앉아 있으면 S양은 당연하다는 듯이 J양 옆에 가 앉습니다.
하는 이야기도 전 전혀 모르는 이야기들이고...
둘의 대화 속에서 대충 눈치로 알아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S양은 말만 하면 늘 J양 편만 들고...
절 부를 때 J양 이름을 부르질 않나...
원랜 사진도 잘 찍고, 술도 먹으라고 주면 잘 먹는 S양인데,
카메라만 들이대면 피하고, 술 전혀 못 하는 J양 따라합니다.
그럴 때마다 어처구니가 없죠.
오늘도 기념하자고 카메라 들이댔는데 다들 피하길래
"이제 너네랑 사진따위 안 찍어!"라고 화 냈더니,
슬쩍 사진 찍자고 하더라구요.
뭐 그냥 넘어 갔을 수도 있는 일인데,
요즘 계속 그런 감정이 쌓이고 쌓이는 거예요.
오늘 나갔다가도 짜증나는 바람에 시켜 놓은 차 손도 안 대고,
말 한마디 안 하다가 나왔습니다.
버스에서 완전 모르는 사람처럼 따로 앉아왔고,
내릴 땐 인사도 안 했습니다. (저도, 그 친구들도.)
카페에 앉아 있을 때도 최악의 크리스마스라고 하더라구요.
이래서 여자는 홀수로 놀 수 없다는 말이 있는 건가봐요.
S양이 자주 우리를 보면 왜 그런 말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제 속을 알리 없는 S양이겠죠.
유학 간 친구가 S양은 J양을 너무 좋아하고 챙긴다고 하더라구요.
그 땐 몰랐는데 이젠 알겠네요.
내일이 제 생일이라, 밥 먹고 술이나 한잔씩 하면서 말 하려고 했는데,
그냥 혼자 보내려구요. 27일로 예매해 놓은 반지의 제왕도 취소하고..
괜한 푸념인듯 싶네요.
뭐 결과적으로는 S양이 J양과 똑같이 절 대해달라는 뜻인가요?;;
너무 길어져서 죄송해요..
저도 뭔가 시원시원하게 뭘 말할수 있는 성격도 아닌지라, 나무님께서 말한 그런 기분을 받은적이 있거든요
나 혼자만 먼나라 사람같고;; 친구분들과 얘기를 해보세요.. 속 시원히 그게 낳을듯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