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글 : 이주영 기자 2003.11.26 /
박찬욱의 <올드보이>를 두고 요즘 일부 언론에서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 같다.
대체로 영화 전문지에서는 "걸작이다"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일간지나 대중 저널에서는 "좋다. 그러나.."라는 언급이 나오고 있다.
과연 무엇이 문제라는 것일까? 관객에게 불편함을 준다는 것일까?
심지어 어떤 매체에서는 박찬욱 감독이 인간을 바라보는 시선이 삐딱하다고 비아냥 대고 있다.
"좋긴 좋은데..."라며 말끝을 흐리는 일부 언론의 평가를 보면 다소 앞뒤가 안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25일자, 국민일보의 머리 기사가 가져온 충격은 정말 <올드보이>가 전달하는
'정신적' 충격의 강도에 비할 바 아니다. '反 윤리, 한국영화 막간다'라는 헤드라인으로
1면 톱을 장식한 국민일보의 기사 제목도 그러하거니와 그 속에 담긴 내용 또한 가관이다.
일단 한국 경제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만한 사건이었던 'LG카드' 사태의
진정국면 뉴스보다 <올드보이>란 한 편의 영화가 더욱 관심사가 된다는 것은 뜻밖의 일이다.
하지만 그 기사를 보고 있으면 <올드보이> 뿐만 아니라 최근의 한국영화 전반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담겨 있다. 여기에 아직 영화를 보지 않았을 관객의 흥을 깨트리는 '스포일러'가
가득한 기사 전반부의 영화 해설도 문제다. 국민일보가 의도적으로
영화관람의 흥을 깨기 위한 전략을 내세웠다면 그건 일부 성공한 셈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건 해도 좀 너무했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무엇보다 '반 인륜적'이라고 비판하면서 동시에 그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자가당착이 아닐까 싶다.
또 <올드보이>를 상업성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영화의 극단의 한 형태라는
문맥으로 바라 보는 것은 지나친 편견이 아닐 수 없다.
세계일보의 경우에는 사설을 통해 영화의 소재적 비 윤리성과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이러한 영화에 '제한상영가'가 아닌 일반 상영 등급을
매긴 것에대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비 윤리적 내용? 그것은 생각과 입장 차이인 만큼 양보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한국영화 심의 기능의 활성화를 촉구한다니. 이건 거의 망발에 가까운 발언이다.
지금까지 한국의 영화 관객들은 심의라는 명목 하에 행해지는 '사실상의 검열 행위'에 의해
무수한 피해를 입어 왔다. 도대체 어떤 식의 심의를 원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세계일보는 다시 검열의 시대로 돌아가자는 것을 주장하는 것인가.
많은 언론들은 박찬욱 감독이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비 윤리적 소재를
영화 속으로 불러들였다고 한다. 그렇다면 역으로 영화는 윤리적 욕망을 그려내야만
예술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인가. 도데체 윤리적인 욕망이라고 하는 것이 가능한 얘기인가.
그렇다면 일본 관객들은 <나라야마 부시코>에서 주인공이 동물과 수간하는 모습을
보고나서도 어떻게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을 거장이라고 부르는 것일까.
시아버지와 며느리 사이의 사랑을 그린 루이 말 감독의 <데미지>를 보고
프랑스 관객들은왜 찬사를 보냈을까.
국민일보와 세계일보가 아무리 종교 신문임을 표방한 매체라고 하더라도 영화예술이
가져가야 할 근본적인 문제의식에 대해서 무지한 감성을 내비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http://www.bestiz.net (by. 노노노노)
아..봐야지 ~
박찬욱감독님도 최고..--b;; 이말한마디에 난그의 팬이되어버렸어요~♡;
"사실 더 만들고 싶은 만화는 『멋지다 마사루』와 『아즈망가 대왕』이었다.
하지만 도저히 원작을 능가할 자신이 없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