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흠
2003/10/14
정부가 발표한 '4차 일본 대중문화 개방' 보도 이후 업계와 일반의 동향을 총 정리한 글입니다. 새로운 관점의 창조적인 분석이라기보다는 정리와 재해석에 가깝습니다. 부적절해 보이는 견해들은 배제했고, 제 관점을 통해서 재해석한 부분도 있습니다.
* 벅스뮤직 음악웹진에 기고한 글입니다.(2003. 9. 23)
1. 현황
지난 9월 16일 정부에서 발표한 일본 대중문화 개방안은 '4차 추가개방' 조치이고, 이에 따라 일본 영화, 음반, 게임의 완전개방이 내년으로 다가왔다. 이로써 김대중정부 당시인 1998년 10월에 한일 양국이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공동선언하면서 시작된 일본 대중문화 개방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그해 10월에 4대 국제영화제 수상작과 일본어판 출판만화, 만화잡지 등의 분야에서 일본에 대해 처음 문호를 연데 이어서, 1999년 9월에는 일본 가수가 2천석 이하 규모의 실내장소에서 대중가요공연을 할 수 있도록 2차로 개방했다. 그리고 2000년 6월에는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인정하는 '12세 관람가'와 '15세 관람가' 영화, 일본어 가창음반을 제외한 나머지 음반(한국어 번안음반, 영어 등 제3국어 가창음반, 연주음반), 스포츠·다큐멘터리·보도 프로그램 등에 대해 3차 개방조치를 취했다. 2001년 7월에도 정부는 월드컵 공동개최를 앞두고 일본 대중문화를 완전 개방할 방침이었으나 일본의 중학교 역사교과서 왜곡 사태로 추가개방을 보류했었다.
이번 '4차 추가개방'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04년 1월부터 일본의 영화, 음반, 게임 등 대중문화가 완전 개방되고, 방송과 극장용 애니메이션도 올 연말까지 개방범위가 확정돼 내년부터 시행된다. 즉, '18세이상 관람가'와 '제한 상영가(성인용)' 등급의 극장용 영화와 일본어로 부른 가요 음반, 게임기용 비디오게임이 전면 개방되지만 파급 효과가 큰 방송, 극장용 애니메이션 분야는 관련 업계 및 부처와 협의를 거쳐 완전개방 여부를 결정하되, 개방 시기는 타 분야와 마찬가지로 2004년 1월부터 적용키로 했다는 것이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6월 한일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일본 대중문화 추가 개방 방안을 검토해왔으며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의 연구결과와 15일 열린 한일문화교류정책자문위원회(위원장 김용운) 자문을 거쳐 정부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문화관광부는 이번 4차 일본문화 개방을 계기로 현재 세계 10위권에 머물고 있는 문화산업 분야를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의 성장 동력으로 발전시켜 2007년까지 세계 5대 문화산업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 문화산업진흥 중장기 비전을 수립하는 한편, 인터넷·모바일 콘텐츠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지원정책을 개발하고, 문화산업 지원기관 추진체계 개편(문화산업진흥국 신설 방안), 서울·수도권 중심의 문화산업의 지방 확산, 각종 인프라 구축 및 유통 현대화와 한류 지속 확산, 문화 콘텐츠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을 위한 정책 수단 마련 등의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음반업계의 대처를 보면 소니뮤직코리아의 경우 이미 9월초부터 일본음악 담당자를 선발해 한국 시장에 소개할 아티스트들의 선별작업에 들어갔다. 소니뮤직의 담당자는 "지명도보다는 한국 음악팬이 좋아할 만한 장르의 아티스트부터 소개할 계획이며, R&B 음악인 케미스트리나 히라이켄 등을 포함해 내년 1월 10여개 타이틀을 동시에 발매할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MI코리아 역시 시장 개방에 맞춰 발빠르게 일본 도시바EMI 소속 아티스트 리스트를 검토하며 출시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EMI코리아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출시할 계획을 마련해 내년 1월 우타다 히카루와 글레이의 베스트 앨범부터 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무로 나미에, 하마자키 아유미, 미시아, 글로브 등이 속한 에이벡스레코드의 한국 라이선스 독점권을 이미 확보한 SM엔터테인먼트도 일본측과 음반 출시를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2. 일반적인 예측
이제부터는 음악산업을 중심으로 얘기를 풀어나가겠다.
일본 음악에 대한 개방은 지난 1999년 2차 문화개방(일본 가수가 2천석 이하 규모의 실내장소에서 대중가요공연 가능)부터 이루어진 것이고, 현재 '일본어 가창음반'만 출시가 금지된 상태이다. 첫 개방 이후 그간 일본음악의 우리시장 잠식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음반업계에서는 별로 염려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한국도 이미 인터넷과 위성방송 등으로 다른 나라와의 문화의 벽이 허물어진지 오래고, 사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많은 일본 대중음악을 접하고 있다. 현재 개방 운운하는 것도 이미 들어와 있는 음악들에 대한 '합법적인 선언'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이다.(이미 소리바다나 인터넷커뮤니티를 통해서 음원 공유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90년대 초·중반에는 많은 사람들이 일본문화개방과 함께 우리 대중문화가 크게 잠식될 것이란 우려를 했었다. 하지만 그런 현상은 외양적으로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우리 문화 전반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일본문화 베끼기'가 횡행해 온 것을 중요한 요인의 하나로 들었다. "일본 것을 하도 베끼다 보니 우리 문화에 이미 왜색이 짙어졌다"는 냉소적인 분석이다. 가요 역시 그동안 표절 시비가 끊임없이 불거져 나왔다. 표절이 최절정에 달한 시기는 90년대 중반인데, 룰라의 '천상유애'나 김민종의 '귀천도애' 등은 일본곡 표절 논란에 휩싸여 가수가 해당곡의 방송 활동을 그만 두는 사태로까지 번졌다.(지금까지 불거져 왔던 표절문제를 일본측에서는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일본쪽으로 길들이기 위해 알면서도 묵인해 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이처럼 우리문화가 자생적 경쟁력을 키우지 못한 탓에 한편에서는 "일본문화가 개방돼도 끄떡없다고 자신할 수 없다"는 얘기도 한다. 다만 지금까지 금지되어 오면서 오히려 신비화되어 개방 초기 1∼2년의 '개방특수'가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3. 구체적인 예측
분야별 타격 정도는 애니메이션이 가장 크고, 비디오영화, 극영화, 음악, 방송 순으로 예상되고 있다.(방송은 가장 늦게 개방되고, 여타 장치로 인해서 타격도 작을 것으로 보여진다.)
일본 대중음악의 전면 개방은 한국 음반시장의 전체 매출을 10% 정도 늘려놓을 전망이다. 음반업계는 초기 개방특수가 있겠지만 거품이 빠지고 나면 5∼10%의 시장잠식으로 50억원 미만의 손실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한다. 다음기획 콘텐츠팀장은 "일본어 음반이 개방되는 초창기에는 X-재팬, 아무로 나미에 등 일부 일본 가수들의 음반을 소장하려는 움직임이 있겠지만 우리 음반시장이 잠식될 만큼 우려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방송 개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방송에 음반 홍보를 많이 의존하는 국내 가요계 현실로 보아 일본 가요의 침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방송가에서는 개방 후에도 상당 기간 TV, 라디오를 통해서는 일본가요를 틀지 않을 방침이기 때문에 서구의 팝보다는 낮고 중국어권 가요보다는 높은 정도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환율 문제를 고려한다면 기대만큼 새 음악이 곧바로 수입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앨범 가격이 한화로 3만5,000원대인데 반해 한국에선 1만2,000원임을 들어 역수출의 우려를 하기도 한다.
시장개방으로 인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쪽도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일본 음반기획사인 Avex사(아무로 나미에, 스피도 등의 소속사) 및 TV 아사히 등과 음원계약을 맺고 있어 일본어 가창음반 출시가 가능할 경우 추가의 매출원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보아의 '일본어' 싱글음반과 정규 앨범이 국내에 들어 올 수 있게 돼 한일 동시 발매가 가능해졌다. 그리고 라이브클럽들 중에서도 일본 비주얼록 계열 밴드들의 근거지인 '퀸' 같은 경우는 클럽/밴드들 간의 교류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음반시장과 달리 공연계는 하드웨어나 경험, 노하우가 상대적으로 앞선 일본 가수들의 콘서트가 활성화되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향후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날 움직임은 일본가수들의 내한공연 증가로 보고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일본 록뮤지션들이 많은 공연을 가질 것으로 본다. 일본 톱가수들의 공연은 연출력이나 무대기법의 수준이 높아서 국내 가수들의 공연 기획에도 발전적인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평론가들의 분석은 엇갈리고 있다. 임진모 씨는 "음반시장이 개방되면서 함께 들어올 일본의 음악자본이 침체된 국내 음악계를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일본 자본에 의한 산업 잠식의 가능성에 대해 잘 대비한다면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강헌 씨는 "일본어 가창 음반이 들어온다고 곧바로 가요 시장이 잠식되진 않겠지만 우리보다 몇 배 이상 규모가 큰 일본 음반산업자본이 들어올 경우 침체된 국내 음반시장이 빈사 상태를 맞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동연 문화사회연구소장은 "국내 음반의 70% 이상을 가요가 점유하는 현실에서 일본어 음악이 들어와도 매출액에 직접적 영향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일본 노래를 많이 베끼고 표절해온 우리 음반업계의 관행이 사라지는 계기가 돼 질적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주가 동향을 보면, 일본 대중문화 4차 개방 조치로 한때 강세를 보였던 애니메이션·음반·비디오게임 등 문화 콘텐츠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18일 주식 시장에선 전날 일본문화 개방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5.58% 급등했던 애니메이션주 대원씨앤에이가 1.81% 하락한 6500원을 기록했으며, 대원씨아이와 코코엔터프라이즈 역시 각각 1.25%와 3.31% 하락했다. 예당과 에스엠 등 음반 관련주 역시 하락세를 보이다 에스엠만 장막판에 반전에 성공, 2.16% 상승했다. 이날 문화 콘텐츠 관련 종목들이 약세로 돌아선 것은 일본문화 시장 개방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고있다.
4. 일본문화의 강점
국내 전문가들은 일본문화의 강점으로 여러 취향이 공존하는 다양하고 탄탄한 시장, 유입된 서구문화의 철저한 자기화, 연예산업의 정제된 경쟁시스템에서 오는 콘텐츠의 양적 풍부함을 꼽는다.
한 일본문화 전문가는 "10대용 아이돌팝, 재즈, 비주얼록, 월드뮤직, 인디음악이 공존하는 것은 50대도 콘서트장에 가고 만화책을 읽는 시장의 다양성에서 기인한다. 우리의 '송골매'에 해당하는 '서던 올 스타즈'나 '튜브'의 콘서트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50, 60대 팬들이 줄을 이어 10만명 이상의 관객이 모인다. 시장이 크고 안정적이니 다양한 문화적 실험과 혁신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전국에 라이브클럽이 3000개가 넘고, 비틀스나 롤링 스톤즈의 데뷔무대로 유명한 '에드 설리반쇼'의 판권을 일본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서구문화를 단순히 유입하지 않고 자기화하는 것도 큰 강점이라고 말한다.
5. 대응책
현재 인터넷 동호회 회원수 등을 감안했을 때, 국내 일본문화의 열성적 마니아들은 10만명선이라고 한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프리첼에는 1000개가 넘는 일본 대중문화 동호회가 있다고 한다. 아무로 나미에 등 일본스타의 팬클럽도 다수다. 이는 한국에 일본 대중문화가 '안정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기반이 이미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물질적인 침공보다도 더 무서운 것은 정신적인 침공이다. 일본 대중문화 콘텐츠를 '재미'로만 인식하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가운데, 일본이 추구하는 가치가 한국인들의 정신에 쉽게 박힐 여지가 있다. 즉, 일본적인 정서와 한국적인 정서와의 경계가 허물어진다는 것이다. 이게 쉽게 말하면 '문화종속'이고, 더 진전되면 '자본종속'으로 이어진다.
이제는 문화대국으로 자리잡은 일본 대중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 같은 문화적 '내공'의 근원을 면밀히 분석함으로써 국내 대중문화산업의 성장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먼저 한국 대중문화시스템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일본 대중음악에 맞서기 위해서는 십대 위주의 댄스음악을 주류가요로 정착시키는데 일조 하는 공중파방송 음악프로그램이 다양한 포맷으로 바뀌어져야 한다. 즉, 방송에서 다양한 음악이 소개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라는 것이다. 그리고 시급히 요구되는 개선과제는 국내 음악산업의 시장합리화이다. "미비한 저작권, 유통, 공정거래 부분 등을 정비해서 시장합리화를 꾀해야 한다. 시장합리화를 통해 체질을 강화하면서 '창작 의욕'이 감소되지 않도록 하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라는 한 전문가의 지적은 매우 적절해 보인다.
+ 출처 : 웹진 가슴 -> http://www.bestiz.net (by. BoA@마키)
- 너무길어서 세세하게 읽진 않았는데
마지막 빨간색글씨부분에서는..
좀더 깊이생각해봐야겠습니다 ㅠㅠ/ 일음만을 듣는다지만은
이대로간다면 일본인의 말투,행동,정서등 내마음속,머릿속에
깊게 뿌리밖혀버리는것은 아닌지..흠ㆀ
/공중파방송 음악프로그램이 다양한
포맷으로 바뀌어져야 한다
!다양성 !/
2003/10/14
정부가 발표한 '4차 일본 대중문화 개방' 보도 이후 업계와 일반의 동향을 총 정리한 글입니다. 새로운 관점의 창조적인 분석이라기보다는 정리와 재해석에 가깝습니다. 부적절해 보이는 견해들은 배제했고, 제 관점을 통해서 재해석한 부분도 있습니다.
* 벅스뮤직 음악웹진에 기고한 글입니다.(2003. 9. 23)
1. 현황
지난 9월 16일 정부에서 발표한 일본 대중문화 개방안은 '4차 추가개방' 조치이고, 이에 따라 일본 영화, 음반, 게임의 완전개방이 내년으로 다가왔다. 이로써 김대중정부 당시인 1998년 10월에 한일 양국이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공동선언하면서 시작된 일본 대중문화 개방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그해 10월에 4대 국제영화제 수상작과 일본어판 출판만화, 만화잡지 등의 분야에서 일본에 대해 처음 문호를 연데 이어서, 1999년 9월에는 일본 가수가 2천석 이하 규모의 실내장소에서 대중가요공연을 할 수 있도록 2차로 개방했다. 그리고 2000년 6월에는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인정하는 '12세 관람가'와 '15세 관람가' 영화, 일본어 가창음반을 제외한 나머지 음반(한국어 번안음반, 영어 등 제3국어 가창음반, 연주음반), 스포츠·다큐멘터리·보도 프로그램 등에 대해 3차 개방조치를 취했다. 2001년 7월에도 정부는 월드컵 공동개최를 앞두고 일본 대중문화를 완전 개방할 방침이었으나 일본의 중학교 역사교과서 왜곡 사태로 추가개방을 보류했었다.
이번 '4차 추가개방'의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04년 1월부터 일본의 영화, 음반, 게임 등 대중문화가 완전 개방되고, 방송과 극장용 애니메이션도 올 연말까지 개방범위가 확정돼 내년부터 시행된다. 즉, '18세이상 관람가'와 '제한 상영가(성인용)' 등급의 극장용 영화와 일본어로 부른 가요 음반, 게임기용 비디오게임이 전면 개방되지만 파급 효과가 큰 방송, 극장용 애니메이션 분야는 관련 업계 및 부처와 협의를 거쳐 완전개방 여부를 결정하되, 개방 시기는 타 분야와 마찬가지로 2004년 1월부터 적용키로 했다는 것이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6월 한일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일본 대중문화 추가 개방 방안을 검토해왔으며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의 연구결과와 15일 열린 한일문화교류정책자문위원회(위원장 김용운) 자문을 거쳐 정부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문화관광부는 이번 4차 일본문화 개방을 계기로 현재 세계 10위권에 머물고 있는 문화산업 분야를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의 성장 동력으로 발전시켜 2007년까지 세계 5대 문화산업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 문화산업진흥 중장기 비전을 수립하는 한편, 인터넷·모바일 콘텐츠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지원정책을 개발하고, 문화산업 지원기관 추진체계 개편(문화산업진흥국 신설 방안), 서울·수도권 중심의 문화산업의 지방 확산, 각종 인프라 구축 및 유통 현대화와 한류 지속 확산, 문화 콘텐츠 기술개발과 인력양성을 위한 정책 수단 마련 등의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음반업계의 대처를 보면 소니뮤직코리아의 경우 이미 9월초부터 일본음악 담당자를 선발해 한국 시장에 소개할 아티스트들의 선별작업에 들어갔다. 소니뮤직의 담당자는 "지명도보다는 한국 음악팬이 좋아할 만한 장르의 아티스트부터 소개할 계획이며, R&B 음악인 케미스트리나 히라이켄 등을 포함해 내년 1월 10여개 타이틀을 동시에 발매할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MI코리아 역시 시장 개방에 맞춰 발빠르게 일본 도시바EMI 소속 아티스트 리스트를 검토하며 출시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EMI코리아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출시할 계획을 마련해 내년 1월 우타다 히카루와 글레이의 베스트 앨범부터 출시할 계획이라고 한다. 아무로 나미에, 하마자키 아유미, 미시아, 글로브 등이 속한 에이벡스레코드의 한국 라이선스 독점권을 이미 확보한 SM엔터테인먼트도 일본측과 음반 출시를 위한 협의에 들어갔다.
2. 일반적인 예측
이제부터는 음악산업을 중심으로 얘기를 풀어나가겠다.
일본 음악에 대한 개방은 지난 1999년 2차 문화개방(일본 가수가 2천석 이하 규모의 실내장소에서 대중가요공연 가능)부터 이루어진 것이고, 현재 '일본어 가창음반'만 출시가 금지된 상태이다. 첫 개방 이후 그간 일본음악의 우리시장 잠식이 그리 크지 않았다는 점에서 음반업계에서는 별로 염려하지 않는 분위기이다. 한국도 이미 인터넷과 위성방송 등으로 다른 나라와의 문화의 벽이 허물어진지 오래고, 사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많은 일본 대중음악을 접하고 있다. 현재 개방 운운하는 것도 이미 들어와 있는 음악들에 대한 '합법적인 선언'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이다.(이미 소리바다나 인터넷커뮤니티를 통해서 음원 공유가 실질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90년대 초·중반에는 많은 사람들이 일본문화개방과 함께 우리 대중문화가 크게 잠식될 것이란 우려를 했었다. 하지만 그런 현상은 외양적으로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관계자들은 우리 문화 전반에서 이미 오래 전부터 '일본문화 베끼기'가 횡행해 온 것을 중요한 요인의 하나로 들었다. "일본 것을 하도 베끼다 보니 우리 문화에 이미 왜색이 짙어졌다"는 냉소적인 분석이다. 가요 역시 그동안 표절 시비가 끊임없이 불거져 나왔다. 표절이 최절정에 달한 시기는 90년대 중반인데, 룰라의 '천상유애'나 김민종의 '귀천도애' 등은 일본곡 표절 논란에 휩싸여 가수가 해당곡의 방송 활동을 그만 두는 사태로까지 번졌다.(지금까지 불거져 왔던 표절문제를 일본측에서는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일본쪽으로 길들이기 위해 알면서도 묵인해 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래서 이처럼 우리문화가 자생적 경쟁력을 키우지 못한 탓에 한편에서는 "일본문화가 개방돼도 끄떡없다고 자신할 수 없다"는 얘기도 한다. 다만 지금까지 금지되어 오면서 오히려 신비화되어 개방 초기 1∼2년의 '개방특수'가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3. 구체적인 예측
분야별 타격 정도는 애니메이션이 가장 크고, 비디오영화, 극영화, 음악, 방송 순으로 예상되고 있다.(방송은 가장 늦게 개방되고, 여타 장치로 인해서 타격도 작을 것으로 보여진다.)
일본 대중음악의 전면 개방은 한국 음반시장의 전체 매출을 10% 정도 늘려놓을 전망이다. 음반업계는 초기 개방특수가 있겠지만 거품이 빠지고 나면 5∼10%의 시장잠식으로 50억원 미만의 손실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한다. 다음기획 콘텐츠팀장은 "일본어 음반이 개방되는 초창기에는 X-재팬, 아무로 나미에 등 일부 일본 가수들의 음반을 소장하려는 움직임이 있겠지만 우리 음반시장이 잠식될 만큼 우려할 수준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욱이 방송 개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방송에 음반 홍보를 많이 의존하는 국내 가요계 현실로 보아 일본 가요의 침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방송가에서는 개방 후에도 상당 기간 TV, 라디오를 통해서는 일본가요를 틀지 않을 방침이기 때문에 서구의 팝보다는 낮고 중국어권 가요보다는 높은 정도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환율 문제를 고려한다면 기대만큼 새 음악이 곧바로 수입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앨범 가격이 한화로 3만5,000원대인데 반해 한국에선 1만2,000원임을 들어 역수출의 우려를 하기도 한다.
시장개방으로 인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쪽도 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일본 음반기획사인 Avex사(아무로 나미에, 스피도 등의 소속사) 및 TV 아사히 등과 음원계약을 맺고 있어 일본어 가창음반 출시가 가능할 경우 추가의 매출원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보아의 '일본어' 싱글음반과 정규 앨범이 국내에 들어 올 수 있게 돼 한일 동시 발매가 가능해졌다. 그리고 라이브클럽들 중에서도 일본 비주얼록 계열 밴드들의 근거지인 '퀸' 같은 경우는 클럽/밴드들 간의 교류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음반시장과 달리 공연계는 하드웨어나 경험, 노하우가 상대적으로 앞선 일본 가수들의 콘서트가 활성화되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향후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날 움직임은 일본가수들의 내한공연 증가로 보고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는 일본 록뮤지션들이 많은 공연을 가질 것으로 본다. 일본 톱가수들의 공연은 연출력이나 무대기법의 수준이 높아서 국내 가수들의 공연 기획에도 발전적인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평론가들의 분석은 엇갈리고 있다. 임진모 씨는 "음반시장이 개방되면서 함께 들어올 일본의 음악자본이 침체된 국내 음악계를 활성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일본 자본에 의한 산업 잠식의 가능성에 대해 잘 대비한다면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강헌 씨는 "일본어 가창 음반이 들어온다고 곧바로 가요 시장이 잠식되진 않겠지만 우리보다 몇 배 이상 규모가 큰 일본 음반산업자본이 들어올 경우 침체된 국내 음반시장이 빈사 상태를 맞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동연 문화사회연구소장은 "국내 음반의 70% 이상을 가요가 점유하는 현실에서 일본어 음악이 들어와도 매출액에 직접적 영향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일본 노래를 많이 베끼고 표절해온 우리 음반업계의 관행이 사라지는 계기가 돼 질적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주가 동향을 보면, 일본 대중문화 4차 개방 조치로 한때 강세를 보였던 애니메이션·음반·비디오게임 등 문화 콘텐츠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18일 주식 시장에선 전날 일본문화 개방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5.58% 급등했던 애니메이션주 대원씨앤에이가 1.81% 하락한 6500원을 기록했으며, 대원씨아이와 코코엔터프라이즈 역시 각각 1.25%와 3.31% 하락했다. 예당과 에스엠 등 음반 관련주 역시 하락세를 보이다 에스엠만 장막판에 반전에 성공, 2.16% 상승했다. 이날 문화 콘텐츠 관련 종목들이 약세로 돌아선 것은 일본문화 시장 개방이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고있다.
4. 일본문화의 강점
국내 전문가들은 일본문화의 강점으로 여러 취향이 공존하는 다양하고 탄탄한 시장, 유입된 서구문화의 철저한 자기화, 연예산업의 정제된 경쟁시스템에서 오는 콘텐츠의 양적 풍부함을 꼽는다.
한 일본문화 전문가는 "10대용 아이돌팝, 재즈, 비주얼록, 월드뮤직, 인디음악이 공존하는 것은 50대도 콘서트장에 가고 만화책을 읽는 시장의 다양성에서 기인한다. 우리의 '송골매'에 해당하는 '서던 올 스타즈'나 '튜브'의 콘서트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50, 60대 팬들이 줄을 이어 10만명 이상의 관객이 모인다. 시장이 크고 안정적이니 다양한 문화적 실험과 혁신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전국에 라이브클럽이 3000개가 넘고, 비틀스나 롤링 스톤즈의 데뷔무대로 유명한 '에드 설리반쇼'의 판권을 일본이 가지고 있을 정도로 서구문화를 단순히 유입하지 않고 자기화하는 것도 큰 강점이라고 말한다.
5. 대응책
현재 인터넷 동호회 회원수 등을 감안했을 때, 국내 일본문화의 열성적 마니아들은 10만명선이라고 한다.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프리첼에는 1000개가 넘는 일본 대중문화 동호회가 있다고 한다. 아무로 나미에 등 일본스타의 팬클럽도 다수다. 이는 한국에 일본 대중문화가 '안정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기반이 이미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물질적인 침공보다도 더 무서운 것은 정신적인 침공이다. 일본 대중문화 콘텐츠를 '재미'로만 인식하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가운데, 일본이 추구하는 가치가 한국인들의 정신에 쉽게 박힐 여지가 있다. 즉, 일본적인 정서와 한국적인 정서와의 경계가 허물어진다는 것이다. 이게 쉽게 말하면 '문화종속'이고, 더 진전되면 '자본종속'으로 이어진다.
이제는 문화대국으로 자리잡은 일본 대중문화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 같은 문화적 '내공'의 근원을 면밀히 분석함으로써 국내 대중문화산업의 성장모델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먼저 한국 대중문화시스템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일본 대중음악에 맞서기 위해서는 십대 위주의 댄스음악을 주류가요로 정착시키는데 일조 하는 공중파방송 음악프로그램이 다양한 포맷으로 바뀌어져야 한다. 즉, 방송에서 다양한 음악이 소개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라는 것이다. 그리고 시급히 요구되는 개선과제는 국내 음악산업의 시장합리화이다. "미비한 저작권, 유통, 공정거래 부분 등을 정비해서 시장합리화를 꾀해야 한다. 시장합리화를 통해 체질을 강화하면서 '창작 의욕'이 감소되지 않도록 하는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라는 한 전문가의 지적은 매우 적절해 보인다.
+ 출처 : 웹진 가슴 -> http://www.bestiz.net (by. BoA@마키)
- 너무길어서 세세하게 읽진 않았는데
마지막 빨간색글씨부분에서는..
좀더 깊이생각해봐야겠습니다 ㅠㅠ/ 일음만을 듣는다지만은
이대로간다면 일본인의 말투,행동,정서등 내마음속,머릿속에
깊게 뿌리밖혀버리는것은 아닌지..흠ㆀ
/공중파방송 음악프로그램이 다양한
포맷으로 바뀌어져야 한다
!다양성 !/
흠..붉은글씨; 마음에 강하게 박히네요..
나자신은 그렇지 않겠지- 라고 생각해보았지만;
어떤 특정부분에서는 정말 걸러짐없이 받아들이고있다는;;;
생각을 떨칠수가없으니...흠..;; 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