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긴대학] 로또로 인생역전(?)

by 판타 posted Oct 1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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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뭐해요?"

아이의 말에 문득 정신을 차린 나는..

나도 모르게 연습장에 여러개의 반복된 숫자를 적고 있다는 걸 알았다.



낙천: 아....미안하다.. 잠시 뭘 좀 생각하느라고...


....................................
.........................
......................


나는 놀기 좋아하는 휴학생이었고 하루 오천원이라는 적은 용돈으로

사회활동 및 대인관계-_-를 유지하고 있었다.

적은 용돈이 불만이었던 나는 부모님 몰래 카드를 발급 받았고

엔지카드에 가득차 있는 돈을 보고 흐믓해 하며;

엔지카드사의 돈이 내 월급이라도 되는냥 흥청망청 써 제끼기 시작했다.

카드 남발가들의 말로가 대체로 그렇듯이

나 역시 몇장의 카드로 돌려 막기를 감행하다

신용불량자로 등록 된다는 위기에 처했고 뒤늦게나마


엄마에게

"사랑하는 아들을 한번만 빚더미에서 구해주면

공부 열심히하고 효도할께!!!!!!!!" 라고 구조요청을 보냈으나...

엄마는 'KIN' 이란 단어로 가볍게 내 제의를 거절하셨다-_-

낭패였다-_-

하나뿐인 구원의 손길인 가족에게 까지 버림을 받다니...;;

허나 어머니께서는 그래도 하나 뿐인 아들인지라..

초등학생 두명을 데리고 내 앞에 나타나셨다.


낙천: 엄마..죄송해요...흙흙...


엄마: 뭐가?


낙천: 엄마도 그렇게 힘든지 몰랐어요..가계가 어려우면 어렵다 하시지..


엄마: 대체 뭐가?


낙천: 엄마가 유괴를..ㅠ.ㅠ 더구나 둘씩이나.. 흙흙


엄마: -_- 춥다..때리기전에 그만해라..


낙천: 하하..안할께요..-_-


엄마: 애들한테 인사나해 이놈아!!


낙천: (아이들을 끌어 안으며) 흙흙 반갑다 동생아!

내가 니 친형이야!! ㅠ.ㅠ


엄마: -_-;;; 이놈이 진짜!! 맞아야겠구나..

니 속좁은 아빠 들으면 삐져 이놈아..


낙천: 네..진짜 안할께요-_- 그나 저나 얘들은 뭐에요?


엄마: 카드값 메꾸려면 벌어야지.. 니 과외생들이다 잘 가르쳐라..


낙천: 에이....과외하려면 고등학생이나 중학생 데리고 오지..


엄마: 니가? 고교생을? 퍽이나? 피식....

낙천: 으음.....-_-

맞는말이다-_-;

그렇게 어머니께서는 카드값의 해결책으로 일거리를 물어오셨고..

놀기 좋아하는 나로서는.. 과외에 발이 묶이는게 싫어서..

"과외는 무슨 과외..그냥 엄마가 좀 내줘요" 라고 큰소리 쳤다가..

..............맞았다-_-; 많이....;;

내가 미쳤지;; 카드 남발해서 빚더미에 앉은주제에 큰소리까지 치다니-_-;

과외가 그렇게 시작되었지만...


페이가 약한 초등학생 두명으로는 카드값이 해결이 안되었고..

하루하루 독촉의 압박에 시달리게 되자

이리저리 큰돈을 만져볼 방법을 궁리하던 나는

'걸어다니는 중소기업이라는 보아랑 결혼하자' 라는-_-

터무니 없는 생각까지도 이르렀다-_-;

'내가 잘사는 집안 아들이었으면.. 이따위 몇십만원 가지고

고민도 안할텐데.. 나도 졸라 좋은차에 명품걸치고 발렌타인을

빨고 싶다 이거다!!!!! 어디서 돈벼락 안떨어지나...'

몇일동안 '돈' 생각 뿐이었다-_-

돈만 많으면 행복할 텐데....;;;

만약 행복의 지수가 100개라면...

나이를 한개 두개 먹어 갈 수록.. 그 행복의 지수는

한개 두개 돈으로 차 가는것 같다.


그렇게 '돈' 에 대한 생각이 애절한 어느날-_-


꿈에.. 돼지 여섯마리가

선착순 이라도 하듯...


돼지라고 보기엔 너무나도 민-_-첩 하게 내앞으로 달려와


첫번재 도착한 돼지가 기준을 잡고 '자우로 정렬' 을 외친후

일렬 횡대로 줄을 섰다-_-


당황한 나는 내 앞에 줄을 선 돼지들을 보며 외쳤다.

낙천: 뭐야 이 돼지들아!!

그러자 첫번째 돼지가 외쳤다.

1번돼지: 3!!!!!!!

낙천: 3이 뭐야 이 돼지야!! 대체 뭐야 넌!


그러자 두번째 돼지가 외쳤다.


2번돼지: 6!!!!!!!!

낙천: 뭐야..니네 삼육구 하는거야? 뭐하는거야 돼지들아!!



녀석들은 각자 한숫자만 말할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이상한 놈들이었다. 숫자를 말하는 돼지라니....




그때!!!!!!!!!!

꿈속임에도 불구하고 번개같이

내 뇌리를 스쳐가는 두 음절이 있었으니..

바로 '로또' 였다-_-




횡재의꿈인 돼지꿈...

게다가.. 여섯마리!! 게다가.. 번호를 부르고 있지 않은가-_-;



'그래..이건 기회다..!! 어쩌면 대박이 터질지도 모른다!!!'



꿈속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긴장이되어 몸이 떨려왔다.

난 차례로 돼지에게 물었다.


"뭐야 넌?"
3번돼지: 9!!!!!

"뭐야 넌?"
4번돼지: 12!!!!!

"뭐야 넌?"
5번돼지: 15!!!!!




어째 번호가 좀 이상하다 싶었지만-_-

구구단 삼단이면 어떤가-_-

돼지 여섯마리가 일렬 횡대로 말해줬다는게 중요한거 아닌가...


이미 일등에 당첨된 기분이었다;;


벌써 내 머리속엔..

온몸을 돈으로 쳐바른체 끈팬티만 입은 미녀들 사이에서 양주를 빨고 있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_-


으하하...자 육번돼지 얼른 마지막 번호를 말해라!! 보나마나 18이냐?'




"자 마지막 돼지!! 뭐야 넌?""


마지막 돼지가 대답했다.









6번돼지: 뷁!!!!!!!!!!






낙천: -_-;



낙천: 뭐야!! 이돼지!! 너 똑바로 말안해!



6번돼지: 뷁!!


크허어억.. 난 일등을 놓쳐버린 기분이었다.

6번 돼지에게 사정하듯 말했다.



낙천: 그게 뭐니..똑바로 알려줘야지.. 자 다시 천천히 말해봐..

얼른!! 잠에서 깨어간단 말야!!



그래도 육번 돼지는 더 크게 "뷁!" 할 뿐-_-

6번돼지의 마지막 "뷁"과 함께 돼지들이 사라져 갔고..

나는 절규하듯 외쳤다.

"안되!!!!!돼지야 안되!!!!! 가지마!!!!!!!"

그렇게 꿈에서 깨어난 나는

그 구구단 삼단 같은 번호에도 큰 희망을 품고-_-



즉시 엄마에게 달려가..

복이 나갈까봐 꿈얘기도 못한체

만원을 달라고 했다.



낙천: 후후후...만원만...!!

엄마: 뭐하게..??


낙천: 후후훗..할게 있어요..

엄마: 옛다..!!


낙천: 감사..............가 아니라....오천원이잖아요-_-

엄마: 하루용돈 오천원은 정해진거잖니..


낙천: 후후..이러시면 좆치 않습니다..

엄마: 뭐냐.....그 자신감은-_-?


낙천: 후회하실텐데요..후후후

엄마: 후회....? 설마.......-_-


낙천: 후후후.. 제가 어제 꿈에...웁-x-



아차차!! 말할뻔했다....휴우.. 위험했어-_-;

말한마디로 백억을 날릴뻔한 기분이 들었다;

낙천: 후후후..아닙니다.. 아마..참으로 후회하실날이 곧 올겁니다 하하하-_-

엄마: 뭔가 있긴 있는 모양이구나..

낙천: 이미 배는 떠났습니다. 크하하하..


나는 감춰둔 비상금을 꺼내 만원어치를 산후-_-

돼지가 말한 숫자에 18 21 24 27 30 을 찍었다.

어차피 삼단이었으니 계속 삼단으로 가자였다.


혹시나 일등이 안된다 해도-_-

5개 숫자는 확실하니.. 최소 1억에 가까운 돈이 나오질 않는가! 하하하

어머니 곧 후회하실겁니다. 하하하


일억입니다 일억! 으하하하

토요일엔 집에 있어본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술 빨러 나오라는 친구 전화에...



친구: 야!! 소주 한잔 할까?

낙천: 소주?

친구: 응 삼겹살에 소주한잔..

낙천: 소주는 니나 즐..-_-


이라며 전화를 끊어버리고 로또 방송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로또 방송이 시작되었고

나는 주문이라도 외우듯 낮게 읊조렸다




"로또.........로또...로또..제발..로또..."


그럼 추첨을 시작하겠습니다!


그리곤

몇개의 공이 굴러나왔고


박찬민 아나운서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힘차게 외쳤다.

네.. 이번 당첨번호는..

7 28 33 35 40 42 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젠장..

다....꽝-_-;


내 주문은 어느새 바뀌어있었다.

"조또...........조또.....조또........ 조또-_-"


이런 개돼지들이 날 속이다니-_-;;;


그날 나는 '소주를 니나 즐' 라고 했던 친구놈에게 사정해서

소주와 삼겹살을 아주 맛잇게 얻어 먹었더랜다-_-;

..........................................

...............................



제자1: 선생님 뭐 하냐구요!!! 그거 무슨 숫자에요?

제자2: 선생님 3단 외워요?


낙천: -_-;자식들아!! 이게 이래뵈도 1억자리 숫자야-_-

아이들은 흥분한체 지들끼리 무어라 중얼댔다.


제자1: 일억요? 흐미..

제자2: 일억이 얼만큼이지?


제자1: 열라 많아.. 일억이면 지구도 살껄? (멍청한놈-_-)

제자2: 욱겨!!! 일억으로 지구를 어떻게 사냐..( 호오!! 넌 좀 똑똑하구나)


제자1: 아냐..아마 살 수 있을껄..

제자2: 아냐.. 아마 우리나라밖에 못살껄? (너 마저-_-)

제자1: 살껄..

제자2: 못살껄.......

............

녀석들의 저따위-_- 대화가 계속 이어질거 같아 내가 질문을 던졌다.


낙천: 니들은 일억 있으면 뭐 할꺼냐?

제자1: 일억요? 우와!!!!

제자2: 일단 책상밑에 감춰놔야 해요..


낙천: 왜?

제자2: 엄마가 뺏어가요


낙천: -_-; 어..엄마가-_-;;

제자1: 우헤헤 크면 준다고 다 뺏어가요!!


'예나 지금이나 부모님들 거짓말은 변함이 없군-_-'


제자2: 그다음엔 맨날 떡볶기 천원어치씩 사먹어야지...

제자1: 컴퓨터랑 게임씨디도 사야지!!!

제자2: 이 바보야 그럼 엄마한테 들키잖아..

제자1: 맞네.. 그럼 떡볶기만 맨날 사먹자 우하하

제자2: 그래! 맨날 사먹자!!! 겜방도 맨날 가고! 우헤헤

낙천: -_-;; 이자식들!! 일억을 준다는데 겨우 떡볶기냐!!!


녀석들은 신이나서 떠들기 시작했다.


일억이 생기면 떡볶기를 맨날 사먹는다는 말에

어이가 없기도 했지만..


시대가 많이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애들이 우리때처럼

학교앞에서 떡볶기를 사먹는 다는 말이 신기했다-_-




하긴...

나도 초등학교때는..

떡볶기 백원어치..에 오뎅 백원-_- 해서 졸라 행복하게 먹곤 했는데;


그러다가 아빠 기분좋아서 오백원 받을라 치면-_-

떡복기 삼백원에 오뎅에 달걀까지 먹으며 좋아라했는데;




그때는 오백원에 행복했는데

왜 지금은 억억 거리며 불행해하는걸까........-_-




뭐..굳이 이유를 설명하자면-_-

행복체감지수의 차이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소년이 있는데..

이 소년은 비키니를 입은 처녀들 사진을 몰래 보고 행복해해 왔다-_-



그러던 어느날 소년은..


소년의 친구놈에게

가슴이 드러난 빤쓰만 입은 처녀 사진을 보게 된후로..-_-


소년은 더이상 비키니 입은 처녀에게서 행복함을 찾지 못했다.-_-



소년은 가슴을 원하고;;

후에 가슴에 익숙해진 소년은...

사진속 처녀가 빤쓰-_-마저 벗어 던져버리길 원하고

후에는... 더 한걸-_- 바란다는...



즉..

큰 행복감을 느낄 수록

그보다 더 큰 행복감을 맛보기전에는 행복하지 않다..는 이론이다.



'로또' 같은 거액 복권의 당첨자들이 대부분

자신은 행복하지 않다 라고 느끼는게 이 때문이다.



맨날 최고급 요리를 먹고 최고급 양주에 호화 쇼핑을 즐기며

행복해 하는것도 일상 생활이 되면 행복함을 느끼지 못한다는 말이다.



게다가 로또 같은 천문학적인 확률에 당첨되는 행복을 맛봤으니..

쉽게 더 큰 행복감을 맛 볼리 없지....... 쌤통이다 -_-;




자!! 로또 따위 부러워 말자!!!!!!!!

맘맞는 친구와의 소주한잔.. 오랫만에 외식!!같은

작은 행복들을 뺏어갈 악마의 숫자일 뿐이다!


로또에 따위에 맞으면 오히려 불행해질뿐이다!! 라고 생각하고!!

맞으면 나 줘요-_-;

p.s 어제 폭소클럽의 한 코너중에 이런대사가 있더군요.

"갓난아기는 하루 평균 300번을 웃는다. 하지만 성인은 하루평균 6번 웃는다"

우리... 힘들려고 사나요?

우리도 하루 300번씩 웃읍시다.. 웃다 죽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