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소개팅 하나 할래?" 라구요.
친구와 같은 회사에서 일 하는 사람 두 명 중에 고르라더라구요.
그래서 전 저와 동갑인 아이를 선택했어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
순정파라는 거.
소개팅 얘기만 나오고 구체적인 건 안 나왔었는데,
토요일 회사 체육대회를 하고 있는데 오늘 만나고 싶어한다고 연락이 왔더라구요.
저를 많이 갈구시는 대리님의 욕을 뒤로하고,
얼른 집으로 텨 와서 준비를 막 했습니다.
기대를 되게 많이 한 소개팅이었거든요.
그 아이도 잘 되는 쪽으로 생각해 본다고 했었으니까.
준비 다 하고 연락 기다리고 있는데, 연락이 없는 거예요.
그 사이에 '바람,바람,바람.'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었고.
뭐, 어쨌든 만나긴 했습니다.
문자 메시지가 온 걸 모르고,
저한테서 연락이 없길래, 자려다가
친구가 술 먹자고 해서 나가는 길에 제 친구한테서 연락이 왔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친구 커플과 술 먹으러 갔어요.
처음인데다가 모르는 사람들만 잔뜩 있으니까 꼭 내숭 떠는 것 같더라구요.
(참고로 전 낯가림이 엄청 심합니다. - _ -)
시간이 흐른 뒤에 둘 만 있었는데,
흐음. . 제 친구 얘기 밖에 안 했어요.
그리고, 그 친구 커플들이 있을 때,
약간 취기가 올랐을 때 그 친구들이 헛 나온 말.
저와 소개팅 한 아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예요.
그리고 나중에 튀어나온 그 여자 아이의 이름 중, 두 글자.
그 아이는 제 중학교 동창이었던 아이와 사겼었고,
지금은 헤어졌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착하고 매너가 좋긴 했지만,
저한텐 별로 관심 없는 것 같더라구요.
잊지 못 하고 아직 좋아하는 그 아이가 생각나서 그런진 몰라도.
한 참 후에, 주선자인 친구가 온다고 해서 나갔어요.
그래서 소개팅 한 아이와 헤어지고,
주선자인 친구와 둘이 술 먹으러 갔죠.
저 혼자 소주 1병 넘게 먹고,
울고. . .ㅠ_ㅜ
집에 조심해서 들어가라는 문자 메시지를 바라는 건 욕심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건 상대가 마음에 들던 안 들던 예의라는군요.
사실 그 아이가 아직 제 동창을 못 잊고 좋아한다는 것을 몰랐다면,
제가 먼저 연락하고 좋아서 어쩔 줄 몰라 했을 거예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순정파 부분이,
그러지 못 하게 만들어 버렸죠.
기대도 많이 했고, 잘 되길 바랬었는데,
그렇게 되질 못 해서 속상한 마음에 술을 막(?) 먹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도 그 아이가 입꼬리 올리면서 웃는 모습이,
머릿 속을 떠나질 않아요.
연락도 안 기다린다고 했었는데,
주선자인 친구가 "너 실망이야!" 이런식으로 문자 메시지를 보낸 후에야,
저한테 잘 들어갔냐고 연락 하더군요.
바보같이 또 그것도 좋다고 바로 연락해 버리고. ㅠ_ㅜ
무참이 무시당해 버렸지만요.
소개팅 한 번 한 거에, 잘 안 되서 미련 못 버리고,
하루 종일 그 아이 생각하는 거. . .
제가 오바하는 건가요?
밥도 제대로 안 넘어 가는 거 . .
오바하는 건가요? ㅠ_ㅜ
괜히 착한척 한다고 친구한테, 그 아이한테 뭐라고 하지 말라고 했는데,
차라리 뭐라고 하게 둘 걸 그랬나봐요.
생각. .. 많이 날 것 같아요.
지난번에 말한 유부남은? (응? -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