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가지의 시구절로 시작되는 아침입니다.

by 松たか子 posted May 2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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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윤동주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사연을 줄줄이 이어
진정 못 잊는다는 말을 말고
어쩌다 생각이 났었노라고만 쓰자.

그립다고 써보니 차라리 말을 말자.
그냥 긴 세월이 지났노라고만 쓰자.
긴긴 잠 못 이루는 밤이면
행여 울었다는 말을 말고
가다가 그리울 때도 있었노라고만 쓰자.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와 있는 이 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이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  -예반


내게서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해달라고 하지 마십시요
당신이 내 눈 속에서
그 말을 보지 못한다면
혹은 내 손길에서 그 말을 느끼지 못한다면,
당신은 내 입술에서 그 말을
듣게 될 리는 결코 없을 테니까요.  






전 이 세가지의 시 구절을 기억하며..
  
오늘의 삶을 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끝없는 기다림을 하고 있구요..

오늘은 여전히 전 이 시 구절들을 외우며..

하루의 아침을 시작합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은 참으로 힘드네요..

그렇지만..

기다리는 당신이 존재하니 전 행복합니다..

그 사람도 저의 이런 맘을 알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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