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성 4인조 펑키 록밴드 체리필터가 두번째 음반(음악듣기)을 발표했다.
'1집 앨범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에요. 1집은 다이내믹하고 파워풀한 라이브의 느낌을 담았다면 2집 음악은 차분하고 보다 부드러워져 대중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만들었어요.'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정우진의 설명이다.
마니아 층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체리필터는 97년부터 홍익대 부근 라이브 클럽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밴드. 기타의 정우진, 베이스의 연윤근, 드럼의 손상혁, 보컬의 조유진으로 구성됐다.
98년 <해적방송>, 99년「Open The Door」라는 옴니버스 앨범을 발매하면서 록 마니아에게 인지도를 쌓기 시작한 체리필터는 99년 영화 <인정사정 볼것 없다>의 조성우 음악감독의 눈에 띄어 주제곡을 맡아 이름을 알렸다. 그 인연으로 2000년에는 영화 <플란다스의 개> OST에도 참가했다고. 그해 1집 앨범 <헤드업>을 발표한 후 폭발적이고 열정적인 무대 매너를 선보여온 체리필터는 공연 도중 무대를 금가게 한 적도 있단다.
베이시스트 연윤근은 '1집 발표 후 모 케이블 방송국 라이브 무대에 나갔어요. 제가 원래 공연중에 펄쩍펄쩍 뛰어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날도 좀 뛰어 다니다가 `찌익' 하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무대가 갈라진 거죠. 저흰 노래끝나고 내려왔고 그걸 모르는 다음 가수 팀의 백댄서가 갈라진 틈에 빠져 버렸어요. 하하' 이번 새 앨범은 꼭 2년만에 나온 것이다. 남자 멤버 셋의 군대 문제도 있어 그룹 활동을 접은 동안 여성 보컬리스트 조유진은 일본에 진출, 활발한 솔로 활동을 선보였다.
'지난 4월까지 일본에서 솔로로 활동했어요. 일본어로 된 정규앨범 과 싱글앨범 4장을 일본어로 발표해서 싱글로는 오리콘 차트 14위에 올랐거든요. 라이브 공연도 많이 가졌구요.'(조유진) 이번 2집 음반에는 빠른 하우스 비트 위에 여성보컬 조유진의 파워풀한 음색이 돋보이는 `낭만고양이'를 타이틀로 내세웠다. 크라잉넛의 베이시스트 한경록이 작사를 맡아 감성적인 내용의 가사를 담았다고.
그밖에도 피아노 선율과 정통 얼터너티브 사운드가 조화를 이룬 `내 안의 폐허에 닿아', 정통 모던록인 `랄랄라', 일본인 취객을 구하다 숨진 고 이수현씨를 추모하는 `갈매기 조나단' 등 총 14곡이 담겨 있다.
첫 앨범을 내고 홍보활동을 할 때보다 알아주는 사람들이 많아 인기를 실감한다는 그들은 앞으로 공중파와 음악 채널 등의 방송활동과 라이브 무대를 병행, 팬들과 많은 만남을 가질 계획이다. 다음주 방영 예정인 MBC <수요예술 무대>가 2집 활동을 재개하는 그들의 첫 공중파 방송 출연이다.
'인디 밴드들은 라이브 무대만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잖아요. 사실 저희는 방송활동도 잘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라이브로 노래를 할 수 있다면 방송에도 기회되는 대로 자주 출연하고 싶어요.'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물었다. '저희같은 팀이 상업적으로 성공해 대중들에게 다가서면 마니아들이 실망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희들은 대중들과 마니아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저희 노래가 빌보드 모던록 차트에 오를 수 있을 때까지요.'